지난해 연봉조정신청에서 승리했던 주권(사진=스포츠춘추 DB)
지난해 연봉조정신청에서 승리했던 주권(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일단 급한 불은 껐다. 연봉조정신청 가능성이 제기됐던 일부 선수와 구단이 신청 마감일을 앞두고 이견을 좁히면서 합의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겨울은 연봉조정신청 없이 조용히 지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1월 10일은 KBO 규약이 정한 연봉조정신청 마감일이다. 이날까지 연봉 계약에 합의하지 못한 구단 혹은 선수(3시즌 이상)는 KBO 총재에게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을 원할 경우 오후 6시까지 조정신청서를 총재에게 제출해야 한다.

조정신청을 접수한 구단과 선수는 5일 안에 각자의 연봉 산출 근거 자료를 KBO에 제출하고 조정위원회를 진행한다. 여기서 나온 결과대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구단은 선수 보류권을 상실한다. 선수가 거부하면 1년간 임의탈퇴로 묶인다. 

최근 10년간 연봉조정신청 선수 명단(표=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최근 10년간 연봉조정신청 선수 명단(표=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마감일인 오늘 전까지 2022 연봉협상을 100% 완료한 팀은 SSG 랜더스 하나뿐이다. 나머지 구단 중에선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 정도만 선수단 대부분과 계약을 완료했다. 그 외의 구단은 아예 협상 자체를 늦게 시작했거나, 주요 선수와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협상 속도가 더딘 편이다.

특히 3~4개 구단에선 주력 선수들이 구단과 팽팽한 평행선을 그리면서 ‘연봉조정신청 선수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KT 위즈 주권 한 명만 신청한 작년과 달리, 올해는 여러 구단에서 복수의 선수가 한꺼번에 신청할 거란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막상 마감일이 다가오자 구단과 선수 모두 한 발씩 물러나면서 연봉조정신청은 피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둔 수도권 A구단은 주축 투수 2명과 중심타자 1명의 연봉조정신청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주축 투수의 경우 구단 제시액과 선수 요구의 차이가 상당해 조정까지 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최근 구단에서 한결 진전된 안을 들고 나오면서 조정신청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수긍할 만한 안을 마련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다른 수도권 구단 B는 선수들이 조정신청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개인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조정신청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읽힌다. 팀 성적과 개인 연봉을 연동하는 지방 C구단 역시 마찬가지. 

한편 조정신청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던 지방 D구단도 최근 선수들과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구단 제시액과 선수측의 이견이 크지 않아, 협상을 통해 차이를 상당 부분 좁히는 데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올해는 조정신청을 할 만한 선수들도 신청까지는 가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여러 선수가 함께 신청한다면 모를까, 다들 안 하는 분위기에 혼자 나서서 신청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여기에 구단들도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신청 마감일을 조용하게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연봉조정신청 마감일 이후라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또다시 파열음이 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2020시즌을 앞두고 삼성 구자욱은 조정신청은 하지 않았지만, 스프링캠프 기간인 2월까지 가는 장기전 끝에 어렵게 사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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