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54K 스포츠 코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사진=54K 스포츠)
류현진과 54K 스포츠 코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사진=54K 스포츠)

[스포츠춘추=역삼동]

“류현진도 나름대로 작년 시즌에 아쉬움이 컸는지, 예년보다 일찌감치 훈련을 시작했다. ‘나이도 있는데 뭘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했더니, 농반진반으로 ‘사이영상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현재 제주도 서귀포에서 개인 훈련 중이다. 6일부터 서귀포 강창학 야구장에서 후배 이태양(SSG 랜더스), 장민재·김기탁(한화 이글스)와 함께 미니 캠프를 시작했다.

제주행 전까지는 서울에 머물면서 훈련했다. 한화 투수 출신 김광수 코치가 운영하는 ’54K 스포츠’가 류현진의 훈련 장소였다. 강남구 역삼동 소재 54K 스포츠는 기술훈련과 재활, 트레이닝을 포괄하는 야구 전문 센터. 김광수 코치와 LG-삼성 출신 김태완 코치, LG 출신 조학림 헤드 트레이너가 속한 곳이다. 2년 연속 여기서 몸을 만들고 실내 투구를 한 뒤 제주도로 향하는 루틴이다. 

‘54K 스포츠’에서 만난 김광수 코치는 “류현진과는 한화 파트 조장일 때 처음 만났다”고 했다. 김 코치는 “그때는 나이 어린 선수였는데 지금은 메이저리거가 됐다. 센터를 개설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와줘서 반가웠다”면서 “2년 연속 찾아준 걸 봐선 운동하면서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올겨울 류현진의 훈련 시계는 예년보다 빠르게 돌아간다. 김 코치는 “재작년에는 훈련을 11월 21일경에 시작했는데, 이번엔 11월 초에 일찍 연락이 왔다. 현진이도 벼르고 있는 것 같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 등 성적에 아쉬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14승 10패 평균자책 4.37을 기록했다. 

평소보다 일찍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하는 류현진을 보며 김 코치는 “나이도 있는데 왜 이렇게 열심히 해”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류현진도 웃으며 “사이영상 한번 받아야죠”라고 대답했다고. 김 코치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 얘기겠지만 말 속에 뼈가 있더라. 그 말을 듣고 ‘너는 우리와는 다른 삶을 사는구나’라고 해줬다”며 웃어 보였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류현진의 각오가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KIA 전상현의 개인 훈련을 돕는 김광수 코치(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KIA 전상현의 개인 훈련을 돕는 김광수 코치(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메이저리그 대투수의 출현은 ’54K 스포츠’를 찾는 중, 고교 선수들의 훈련 효과를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특별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서가 아니다. 빅리그를 평정한 최고의 투수도 자신들과 비슷한 훈련을 매일 똑같이 한다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게 백 마디 말보다 큰 효과를 발휘했다.

김 코치는 “사실 어린 친구들 중에는 튜빙 운동 같은 기본적인 훈련을 지루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류현진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열심히 그 운동을 하는 걸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선수들이 이제는 다 알더라. ‘대선수도 똑같은 운동을 하는구나’ ‘우리와 다른 운동을 하는 게 아니구나’라고 깨닫는 것”이라 강조했다. 김 코치는 “류현진이 기초 운동을 하는 모습을 전부 영상을 찍어놓고 틈틈이 선수들에게 보여준다”고 했다.

류현진은 20일까지 제주도에서 훈련한 뒤 서울로 올라와 미국행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출국 시기는 MLB 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알찬 겨울을 보낸 류현진이 올 시즌 반등과 함께 에이스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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