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춘추]

염경엽 전 감독이 2022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기술위원장에 선임됐다. 염 기술위원장은 “아시아경기대회 선수 선발과 관련한 원칙과 기준을 세워 공개할 필요가 있다. 팬들이 이해할 수 있는 투명성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염 기술위원장은 넥센 히어로즈 감독과 SK 와이번스 단장을 거쳐 2020년까지 SK 와이번스 감독을 역임했다. 이후 염 기술위원장은 2021년 KBO 아카데미 디렉터를 맡아 전국을 순회하면서 아마야구 지도자들의 전문성 개발 및 코칭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힘썼다.

KBO는 현장에서 감독, 단장을 역임하면서 쌓은 선수단 구성 및 운영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현장과의 소통 능력, 그리고 데이터 분석 및 활용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고려해 염 기술위원장을 선임했다.

KBO는 염 기술위원장과 논의해 이른 시일 내 기술위원회 구성을 마친 뒤 각 구단 스프링캠프 시작에 맞춰 선수단 전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스포츠춘추는 그간 논란이 끊이지 않은 아시아경기대회를 이끌어야 할 중책을 수락한 염 기술위원장의 얘길 들어봤다. 

부담스러울 수 있는 아시아경기대회 기술위원장 자리를 수락했습니다. 

KBO 측의 제안을 듣고 나서 과연 제가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컸습니다. 제가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한국야구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책임감을 느끼고 맡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시아경기대회는 병역혜택과 맞물려 그간 선수 선발 과정에서 가장 큰 논란이 나온 대회였습니다.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음에도 비판과 비난을 왜 받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사례들을 돌아보고 향후 이 대회에서 논란이 반복되지 않을 매뉴얼을 만드는 게 첫 번째 과제입니다. 과거 기술위원장 선배들의 조언도 들으면서 새로운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하는 거죠. 또 그 과정들을 다 기록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선수 선발 기준의 옳고 그름보단 그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던 게 근본적인 문제였습니다. 

원칙과 기준은 비밀이 아니잖아요. 물론 과거에도 원칙과 기준이 있었죠. 다만, 그걸 벗어난 선수 선발이 이뤄졌을 때 팬들이 이해할 만한 배경 설명을 투명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해의 여지가 붙으면 안 되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저는 정말 더 투명성 있게 선수 선발 과정을 공개하고 싶어요. 이 선수가 왜 탈락했는지와 관련한 배경을 납득할 수 있도록 확실히 밝혀야 하는 거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KBO, 구단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면서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싶습니다. 

기술위원회 구성도 중요할 듯싶습니다. 

일단 과거 기술위원회와 비교해 데이터 전문가를 꼭 포함하고 싶고요. 아시아경기대회뿐만 아니라 향후 WBC와 프리미어12 대회 성적을 위해서라도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잖아요. 예를 들어 타율이 같은 타자 2명이라도 어떤 타자가 국제무대에서 나올 수 있는 특정 강속구 투수에게 강한 데이터가 있는지 봐야 하는 거죠. 또 개인적인 생각엔 야구인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부분은 KBO와 향후 협의해야 할 부분이고요. 

시즌 도중 팀별 차출 숫자와 미필 선수 와일드카드 선발 관련 이슈도 큰 고민거리입니다. 

감독 선임도 공고제로 변화해서 모든 게 다 고민입니다(웃음). 시즌 중단 없이 선수 차출이라 구단들의 협조도 계속 얻어야 하고요. 어떤 방향성이 한국야구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일지 계속 고민해야죠. 

달라질 야구대표팀을 바라는 야구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가장 강조하고 싶습니까. 

어떤 조직이든 기준과 원칙은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경기대회까지 기술위원장 역할을 맡게 됐는데 모든 기술위원회 운영 과정을 하나하나 다 기록해서 남기려고 해요. 그래야 제가 부족했던 부분도 다음 기술위원회에서 반복 실수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또 그런 과정들을 야구팬들에게도 오해 없이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실력이 부족할 수 있지만, 과정과 원칙은 투명하게 공개하겠단 점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