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CC 사장 공모를 둘러싸고 골프계에서 여러 의혹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뉴서울CC 사장 공모를 둘러싸고 골프계에서 여러 의혹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

경기도 광주 뉴서울 컨트리클럽(CC) 사장 공모를 두고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한 골프계 인사는 “지난해 연말부터 ‘이미 뉴서울CC 차기 사장이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사장 공모 기간에도 ‘사장 내정설’이 정설처럼 돌았다”고 전했다.

1987년 문을 연 뉴서울CC는 36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이다. 회원 2천 명에 해마다 18만 명 가까운 골프팬이 찾는 A급 골프장이다.

뉴서울CC는 사장 공모 때마다 ‘내정설’이 돌았다. 이 골프장이 정부 소유인 까닭이 크다. 뉴서울CC의 운영 주체는 한국문화진흥(주)이다. 한국문화진흥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다. 1984년 ‘골프장 운영과 시설물 관리’를 위해 설립됐다.

익명을 요구한 골프계 관계자는 “사장 내정설에 이어 사장 후보를 뽑는 대표이사 추천위원 이름까지 외부로 돌면서 뉴서울CC 새 사장 선임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소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새 사장 선임 뒤에도 여러 문제가 계속 터져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 개장 이래 처음으로 내장객 17만 명 돌파하고도 '표적 감사' 논란에 휩싸인 뉴서울CC 정00 사장 -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뉴서울CC 내장객 현황(사진=스포츠춘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뉴서울CC 내장객 현황(사진=스포츠춘추)

1987년 개장 이후 2005년까지 뉴서울CC 사장은 문체부 출신 전직 관료나 정치권 인사 몫이었다. 사장 공모제가 도입된 건 노무현 정부 때다. 노 정부의 ‘공기업 경영혁신 지침’에 따라 뉴서울CC는 개장 이래 처음으로 2006년 사장 공모제를 도입했다.

모 골프장 사장은 “공모제 이후에도 정치권과 문체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긴 했다.다. 그렇다고 골프산업과 아예 관계없는 낙하산 인사가 사장으로 앉은 일은 거의 없다”고 회상했다.

현 정00 사장이 대표적이다. 201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는 GS건설 레저부문 대표와 블루원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정 사장을 뉴서울CC의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 문예위는 선임 이유와 관련해 “곤지암CC를 시작으로 6개 골프장을 개장하고, 운영해본 경험과 레저·스포츠 분야에서의 CEO로서 경험 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문예위의 평가가 과장이 아니었음을 실적으로 증명했다. 정 사장이 취임한 뒤 뉴서울CC는 2년 연속 17만 명 이상의 내장객을 기록했다. 2019년 17만3천 명에 이어 2020년엔 17만5천 명이 입장했다. 한 해 내장객 17만 명 이상은 2006년 사장 공모제 이후 최초 기록이다. 가뜩이나 2019년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이었다.

정 사장이 거둔 성과 덕분인지 골프계는 2022년 2월 26일 임기를 마치는 정 사장 후임도 골프산업 전문가가 선임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정 사장이 문체부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으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뉴서울CC 정 모 사장과 관련한 문체부 특정감사 결과 내용(사진=스포츠춘추)
뉴서울CC 정 모 사장과 관련한 문체부 특정감사 결과 내용(사진=스포츠춘추)

뉴서울CC 관계자는 “지난해 초여름 갑자기 국무조정실에서 2주가량 뉴서울CC 공직복무 점검을 진행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국무조정실에서 2주 동안 골프장을 샅샅이 파헤친 뒤 3개월이 흐른 10월엔 문체부 사람들이 찾아왔다. 이번엔 골프장 특정감사를 하겠다고 했다. 골프장 실적이 역대급이고, 다른 문제도 없던 터라 당시 직원들 사이에서 ‘외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게 아니냐’ 얘기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뉴서울CC 모 직원의 얘기다.

민간 골프장도 아니고, 정부 소유인 뉴서울CC에 대해 국무조정실이 공직복무 점검을 하고, 문체부가 특정감사를 진행했다면 그건 특별히 뒷말이 나올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뉴서울CC 직원들 사이에서 ‘외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게 아니냐’이란 얘기가 돈 덴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국무조정실과 문체부가 찾아오기 전, 우리 골프장 특별회원들과 정 사장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 문체부 특정감사 전 ‘차관 출신의 모 인사가 뉴서울CC 새 사장으로 온다’는 소문도 돌았다. 직원들 사이에서 ‘정 사장이 표적 감사를 당했다’고 봤던 것도 그 때문이다.” 뉴서울CC 한 직원의 말이다.

- ‘새 사장 내정설’에 이어 ‘추천위원 앞에 줄서기’ 소문까지 -

뉴서울CC 사장 공모 공고문(사진=스포츠춘추)
뉴서울CC 사장 공모 공고문(사진=스포츠춘추)

뉴서울CC 새 사장 인선은 해를 넘었다. 뉴서울CC 사정을 잘 아는 골프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에 새 사장 공모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무슨 영문인지 해가 지나도록 한국문화진흥에서 공모와 관련해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새 사장 공모 소식이 계속 미뤄지면서 ‘뉴서울CC가 특정 인사를 차기 사장으로 앉히기 위해 지금까지 해왔던 사장 공모제 대신 자기들끼리 알아서 뽑는 ’추천제‘를 택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차관 출신 모 인사가 내정됐다는 얘기가 설득력있게 제기되면서 의혹의 강도가 더 강해졌다.” 앞의 골프계 관계자의 얘기다.

추천제 의혹은 뉴서울CC 사장 공모와 관련해 복수의 언론사가 취재에 나서면서 자취를 감췄다. 복수의 언론사가 취재에 나서자 해를 넘기면서까지 침묵하던 뉴서울CC의 운영주체 문화진흥이 1월 11일 새 사장 공모 공고문을 낸 것이다.

지원서 접수는 20일로 마감됐다.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의 서류심사와 면접 심사를 거쳐 차기 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사장 공모에 지원하려다 포기한 A 씨는 “20일 지원서 마감과 함께 경남 출신의 골프장 업계 모 인사가 추천위원회 멤버로 참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여기저기서 그 사람에게 줄을 대려 한다는 얘기가 ‘확’ 퍼졌다”며 “이런 말 많고, 탈 많은 골프장에 지원했다가 포기한 게 차라리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예정보다 2달 이상 지연됐던 사장 공모와 달리 최종 후보자 선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뉴서울CC 주변에선 “20일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뒤 21일 최종 후보자 3, 4명을 이미 추렸다”는 얘기가 돈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정부 소유 골프장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투명하게 운영돼야 하는 체육시설이다. 16년 전 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렇게 하라고 공모제를 도입하도록 했다.

+제보를 받습니다. 뉴서울CC 특별회원과 관련하여 제보주실 게 있으시거나 각종 갑질을 경험하신 분이 있으시면 dhp1225@spochoo.com 으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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