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 중인 정찬민 프로(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 중인 정찬민 프로(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스포츠춘추=기장]

정찬민(22·CJ온스타일)은 2022년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KPGA)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는 프로다. 

정찬민은 2021시즌 KPGA 스릭슨투어(2부) 11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준우승도 두 번 기록했다. 그는 스릭슨 포인트와 상금 순위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정찬민은 지난해 상금으로만 68,640,190원을 벌었다. 

깜짝 활약이 아니다. 정찬민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골프계 눈을 사로잡은 재능이다. 2017, 2018년엔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19년부턴 스릭슨투어에서 기량을 갈고닦았다. 

정찬민의 최고 강점은 장타력이다. 평균 300m를 넘나드는 비거리를 자랑한다. 정찬민의 공식 대회 비거리 최고 기록은 370m다. 정찬민은 “비공식 기록은 380m”라며 “정교함을 더하면서 지금보다 좋은 프로로 성장할 것”을 다짐했다. 

스포츠춘추가 2022시즌 KPGA 코리안투어(1부)에 데뷔한 정찬민을 만났다. 정찬민은 6월 30일 막을 올린 아시아드컨트리클럽(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 참가하고 있다. 


아시아드CC가 홈코스인 정찬민 “많은 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온 힘 다할 것”

부산 기장 아시아드컨트리클럽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정찬민 프로(사진=KPGA)
부산 기장 아시아드컨트리클럽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정찬민 프로(사진=KPGA)

6월 30일 개막한 아시아드CC 부산오픈은 변수가 많다고 하는데요. 2002년 개장한 아시아드CC에서 처음 열리는 KPGA 대회입니다. 낯선 코스와 강한 바람, 무더위 등을 이겨내야 하죠. 다른 대회와 비교해 어려운 점이 많은 게 사실입니까. 

저는 잘해야 해요. 아시아드CC는 제 홈코스입니다. 코스를 누구보다 잘 알죠. 정말 어려운 코스입니다. 익숙한 코스지만 쉽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다른 대회와 비교해 긴장은 확실히 덜합니다. 티 샷할 때 조금 편안한 감이 있죠. 몇 차례 실수가 있었다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아시아드CC가 홈코스입니다. 부담은 없습니까. 

없다면 거짓말이죠. 주변에서 “아시아드CC가 홈코스니 우승하겠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한국 남자 최고 선수가 총출동한 아시아드CC 부산오픈이에요. 우승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죠. 골프란 스포츠가 뜻대로 풀리는 스포츠도 아니고요. 기대해 주신 분이 많다는 건 감사한 일입니다. 그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거예요. 

정찬민은 어릴 적부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골프 국가대표로 활약했어요. 골프계의 기대를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까. 

처음엔 모든 분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스스로 압박하는 상황이 이어졌죠. 지금은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많은 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끝까지 온 힘을 다하는 거죠. KPGA 투어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성장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2022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했습니다. 지난해 KPGA 스릭슨투어 상금 랭킹 1위에 오르며 코리안투어에 도전하게 된 겁니다. 코리안투어와 스릭슨투어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국가대표 시절엔 태극마크를 달고 대회에 나선다는 게 좋았습니다. 감사했죠.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코리안투어로 일찍이 올라갈 줄 알았습니다. 자신 있었어요.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스릭슨투어에서 3년간 머물렀죠. 

어떤 게 가장 힘들었습니까. 

스코어가 생각한 만큼 안 나왔습니다. 운동을 게을리한 건 아니었어요. 하루빨리 한국 최고 무대에 서기 위해 온 힘을 다했습니다. 벽에 가로막힌 기분이었죠. 시간이 흐를수록 조급해졌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올 리 없었죠. 

이 시기를 어떻게 이겨냈습니까. 

처음 골프의 매력에 빠진 게 초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아버지를 따라나서 공을 쳐봤는데 아주 재밌었죠. 축구, 태권도를 하던 시기였습니다.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어요. 부모님께 2년간 ‘골프 시켜달라’고 졸랐습니다. 부모님께선 운동선수의 길을 걷는 걸 반대하셨거든요. 힘든 길이고 다치진 않을까 걱정하신 거죠. 


“대회장 주변 맛집 찾아다니며 여유 가지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2021시즌 스릭슨투어 상금왕에 올랐던 정찬민 프로(사진=KPGA)
2021시즌 스릭슨투어 상금왕에 올랐던 정찬민 프로(사진=KPGA)

초교 3학년 때 부모님 허락을 받아낸 겁니까. 

받았죠. 지금도 골프가 가장 재밌어요. 공이 쭉쭉 나아가는 걸 보면 아주 짜릿합니다. 골프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어렵다는 점도 매력이고요. 계속 연구하고 땀 흘리게 만들어요. 그랬던 제가 스릭슨투어에 오랜 시간 머물면서 골프를 포기할까 고민했습니다. 골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었어요. 

아.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골프만큼 재밌고 매력적인 스포츠는 없으니까. 제가 가장 잘하는 것도 골프입니다. 이를 악물었죠. 매일 코리안투어 정상에 선 제 모습을 상상했어요.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예를 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마음을 비운 겁니다. 골프와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해서 프로의 꿈을 키운 거예요. 골프를 즐기려고 했습니다. 마음을 편히 먹으려고 맛집도 찾아다녔어요. 

맛집이요?

프로는 전국을 돌아다녀야 합니다. 대회가 열리는 지역의 맛집을 찾았어요. 경기를 마친 후엔 그 맛집을 찾아다녔죠. 그 시간엔 머릿속에 골프를 지웠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실전에 임하면서 성적이 따라왔어요. 


“비거리 비결? 강하게 쳐야 장타가 나온다는 건 잘못된 생각”

KPGA 코리안투어에서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정찬민 프로(사진=KPGA)
KPGA 코리안투어에서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정찬민 프로(사진=KPGA)

비거리 얘길 안 할 수 없습니다. 고교 시절부터 엄청난 비거리로 골프계 눈을 사로잡았는데요. 평균 300m를 넘나드는 비거리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체격이 좋잖아요(웃음). 아버지께서 늘 말씀하신 게 있습니다. 골프를 할 거면 체격이 좋아야 한다는 거예요. 아버지는 ‘네가 좋은 체격을 갖추지 못하면 정상급 프로로 성장할 수 없다’고 했죠. 다행히 좋은 체격 조건을 갖췄습니다. 

비거리 최고 기록은 어떻게 됩니까. 

공식 대회 기록은 370m입니다. 비공식적으론 380m가 나온 적이 있죠. 

코리안투어 시즌 장타왕 최고 기록이 약 286m입니다. 대단한 능력인데요. 장타의 비결이 있습니까. 

많은 분이 물어보세요. 보통 강하게 쳐야 멀리 간다고 생각합니다. 아니에요. 힘을 빼고 스윙해야 합니다. 배드민턴이랑 비슷해요. 

배드민턴이요?

공을 잘 맞히는 게 핵심입니다. 공을 맞히는 순간 힘이 들어가야 하죠. 근력 운동 등을 꾸준히 해줘야 하고요. 장타력에 정교함을 갖춘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스릭슨투어에서 활약할 때부터 굳건한 신뢰를 보내준 분이 많아요. 제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분이 상당하죠.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합니다. 

강점은 계속해서 살리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가는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정찬민이란 이름을 이야기했을 때 누구든지 알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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