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야구단이 창단할 경우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춘추]

부산에서 ‘시민야구단’ 창단이 추진되고 있다. 부산광역시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힘을 합쳐 창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부산시는 시민야구단 창단을 위해 야구장 제공 등 행정적인 지원을 담당한다. 구단 운영은 지역 기업 후원으로 이뤄진다. 시민야구단 선수 선발은 KBSA가 공개 모집을 한 뒤 실기 테스트와 청백전 등 트라이아웃 형식을 통해 진행한다. 

'창단식' 아닌 '창단 선포식' 치르는 부산 시민야구단 향한 우려, 부산시 야구협회 '패싱' 논란도 발생..."창단 관련된 사람들, 박 시장 도왔던 사람들" 주장 제기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023년부터 아마추어 최상위 리그를 설립해 승강제 형식의 리그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DB)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023년부터 아마추어 최상위 리그를 설립해 승강제 형식의 리그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DB)

시민야구단을 창단한다면 야구계에선 기대와 환영의 반응이 나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부산 시민야구단에 대해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우선 7월 11일 부산시청에서 열리는 시민야구단 추진 관련 행사은 ‘창단식’이 아닌 ‘창단 선포식’으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창단이 확정된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부산시도 시민야구단 창단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지원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부산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부산 시민야구단과 관련해 아직 팀 창단이 확정된 건 아니라고 안다. 창단 선포식을 시작으로 향후 팀 창단이 이뤄질 텐데 시민야구단 창단이 확실히 이뤄진 뒤에 시 차원에서 무엇을 지원할 수 있는지 검토해볼 계획이다. 원론적인 답변밖에 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흥미로운 건 창단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창단 선포식'에 참가한다는 것이다. 부산시 체육계에선 "자칭 시민야구단 창단 작업을 펼치는 핵심 인사가 선거를 비롯해 박 시장을 적극 도왔던 사람"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른 체육계 인사는 "박 시장이 평소 부산야구 발전에 꽤 신경 써왔다. 시민야구단과 관련해서도 부산야구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도와주겠다는 차원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시 야구협회 ‘패싱’ 논란도 있다. 실업야구팀을 표방하는 부산 시민야구단은 창단할 경우 2023년 KBSA가 출범을 목표로 하는 '아마추어 최상위 리그'에 기존 독립야구단들과 함께 참가해야 한다. 이 경우 시민야구단은 부산시 야구협회를 통해 KBSA에 팀 등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부산시 야구협회는 시민야구단 창단 과정에서 자신들과 전혀 논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부산시 야구협회 관계자는 “엄연히 KBSA 지역 지부인 부산시 야구협회가 있는데 우리와 어떠한 논의 없이 실업팀을 표방한 부산 시민야구단 추진이 이뤄지고 있다. 창단 선포식 초대장이 협회로도 날아왔는데 우리와 전혀 논의가 없는 일이라 그 자리에 참석해야 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부산시 야구협회는 시민야구단 창단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선 관계자는 “시민야구단 창단을 주도하는 인물이 KBSA 이사 자리에 있는 데다 협회 고위 관계자와 친분이 꽤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야구용품사를 운영한 업자다. 그래서 부산시 야구협회를 제치고 KBSA와 독자적으로 이 일을 진행하는 듯 싶다. 이를 잘 아는 부산 야구인들이 시민야구단 창단에 좋은 시선을 보낼 리가 만무하다. 뭔가 많을 걸 숨기는 인상”이라고 말했다다. 

시민야구단 추진하는 장재환 단장 "실업팀이라 부산시 야구협회와 상관없어, 투자 유치 잘 이뤄질 것"

경기도 한 독립야구단의 훈련 장면. 부산 시민야구단은 창단할 경우 독립야구단과 다르게 회비를 받지 않고 월급과 수당을 주면서 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래서 자기들은 다른 독립야구단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의 몇몇 독립야구단이 선수들에게 회비를 받을 뿐이지, 원래 독립야구단은 선수들에게 적게나마 급여를 준다. 부산 시민야구단은 시민야구단이 아니라 흔하디 흔한 독립야구단일 뿐이다. '시민'자를 붙일 하등의 이유가 없는 이유다(사진=스포츠춘추 DB)
경기도 한 독립야구단의 훈련 장면. 부산 시민야구단은 창단할 경우 독립야구단과 다르게 회비를 받지 않고 월급과 수당을 주면서 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래서 자기들은 다른 독립야구단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의 몇몇 독립야구단이 선수들에게 회비를 받을 뿐이지, 원래 독립야구단은 선수들에게 적게나마 급여를 준다. 부산 시민야구단은 시민야구단이 아니라 흔하디 흔한 독립야구단일 뿐이다. '시민'자를 붙일 하등의 이유가 없는 이유다(사진=스포츠춘추 DB)

부산 시민야구단 창단을 주도하는 인물은 장재환 단장이다. 장재환 단장은 현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부산에선 꽤 큰 야구용품사를 운영해온 사람이다. 지금은 아들이 해당 야구용품사를 운영하고 있다. 

장 단장은 시민야구단 창단 추진과 관련해 “시민야구단은 오래전부터 기획한 프로젝트다. 프로에 가지 못한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 선수들에게 시민야구단을 통해 다시 프로에 갈 기회를 주고자 한다. 이번 부산시를 시작으로 17개 시도 전체에 시민야구단 창단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 단장은 지역 기업들에게 지원 받는 형태로 팀을 운영하겠단 뜻을 밝혔다. 

한국 현실상 회사에 소속된 실업팀 운영은 사실상 힘들다. 노조 문제도 있고 일을 하면서 야구하는 여건이 안 된다. 부산 시민야구단은 부산에 있는 기업들의 스폰서를 받아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독립야구단과 다르게 선수 회비를 받지 않고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 월급과 수당을 지급하고자 한다. 현재 회사 투자 유치는 잘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부산시 야구협회 ‘패싱’ 논란과 관련해 장 단장은 시민야구단이 KBSA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란 점을 강조했다. 

장 단장은 “우리는 실업팀이니까 부산시 야구협회와는 상관이 없다. 향후 KBSA 산하에 실업야구 연맹이 생기는 것으로 아는데 그 직속 산하 단체로 들어갈 듯싶다. 7년 전부터 계속 기획한 일인데 부산시에서 처음 시민야구단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보니까 의아스럽게 보는 시선이 많은 듯싶다. 부산시를 시작으로 다른 시도에서도 시민야구단 창단이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업야구팀 운영 불가의 이유를 '노조 문제'로 꼽는 장 단장과 관련해 부산지역 야구 관계자는 "야구와 노조가 무슨 연관이냐. 저런 식의 노조관을 가진 분이 어떻게 선수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건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고개를 갸웃한 뒤 "자칭 시민야구단 창단 주체들이 지역 기업들에게 스폰을 요구 중이란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