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수비수로 평가받는 FC 서울 U-18 중앙 수비수 최준영(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수비수로 평가받는 FC 서울 U-18 중앙 수비수 최준영(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스포츠춘추]

7월 28일. FC 서울 U-18(오산고등학교) 팀이 2022 K리그 U-18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서울이 K리그 U-18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의 상승세가 매섭다. 서울은 2021년 전국체육대회 정상에 오른 바 있다. 2년 연속 전국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 중심에 선 선수가 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주전 자릴 꿰차 팀 후방을 책임지고 있는 최준영(오산고 2학년)이다.

최준영은 포항 스틸러스 U-18 팀(포항제철고)과의 2022 K리그 U-18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데 앞장섰다.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선 침착한 마무리 능력을 보여줬다. 

최준영은 빌드업 능력이 뛰어난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다. 서울은 최준영이 살아 있는 전설 오스마르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준영은 영화배우 강동원의 조카로도 유명하다.

스포츠춘추가 서울의 전국체전 우승에 이어 K리그 U-18 챔피언십 정상에 앞장선 최준영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준영 “대회 첫판 수원 삼성 U-18 팀에 0-3으로 패한 게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FC 서울 U-18 팀이 2022 K리그 U-18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 U-18 팀이 2022 K리그 U-18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 서울 U-18 팀이 2022 K리그 U-18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습니다. 서울이 K리그 U-18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결승전에서 전통의 강호인 포항 스틸러스 U-18 팀을 만났습니다. 쉽지 않은 경기였어요. 주도권을 잡았을 때 골이 나왔어야 했는데 뜻대로 풀리지 않았죠. 그라운드 안에서 동료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했습니다. “잘하고 있으니 우리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자”고 말이죠. 조급함 없이 집중력을 유지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합니다.

서울은 K리그 U-18 챔피언십 우승 경험이 없었습니다. 상대는 전통의 강호 포항이었는데요. 부담은 없었습니까. 

전혀요. 팀엔 ‘상대가 누구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정신을 번쩍 들게 한 경기도 있었습니다. 

어떤 경기요?

서울이 대회 첫 경기에서 라이벌 수원 삼성 U-18 팀에 0-3으로 졌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죠. 위기를 극복하면서 더 단단해졌습니다. 대회 내내 선수들과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란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패배는 한 번이면 충분했어요. 이번 대회에서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2021년 전국체육대회 정상에 이어 또 한 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라는 걸 2022 K리그 U-18 챔피언십에서 느꼈습니다. 작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하면서 어떤 식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실전에 나서야 하는지 알았어요. 수원전 패배를 극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죠. 우리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란 확신이 있었던 거예요. 서울이 우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서울이 우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요?

선수들이 서울 서포터스인 수호신의 응원을 받으며 뛰었습니다. 수호신이 대회 결승전이 열린 천안축구센터를 찾은 거예요. 수호신의 응원을 등에 업고 뛰는 게 처음이었습니다. 서울의 구성원이란 게 아주 자랑스러웠습니다. 자부심이 느껴졌어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았습니다. 매주 수호신과 함께 뛰는 1군 선배들은 참 행복하겠다란 생각도 들었고요. 하루빨리 1군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웃음). 


“K리그 최고의 유소년 육성 시스템 갖춘 서울에서 성장하는 게 내 축구 인생 최고의 행운”

최준영은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로 빌드업 능력이 아주 우수하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최준영은 왼발잡이 중앙 수비수로 빌드업 능력이 아주 우수하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제 고교 2학년이잖아요. 축구계에선 왼발잡이 센터백으로 안정적인 수비력과 빌드업 능력을 두루 갖춘 최준영을 주목합니다. 2022 K리그 U-18 챔피언십 결승전에서도 제 역할을 100% 해냈다는 평가입니다. 

과찬입니다. 서울에서 성장하고 있는 게 제 축구 인생 최고의 행운이 아닐까 싶어요. 서울은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학생선수 성장을 결과보다 우선한다는 걸 훈련장에서 느껴요. 그런 훈련을 성실히 소화하고 있습니다. 

2022 K리그 U-18 챔피언십을 지켜본 분들이 공통으로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서울 U-18 팀 스타일이 성인팀과 비슷하다는 거예요. 서울 U-18 팀도 K리그에서 가장 매력적인 축구로 꼽히는 안익수 감독의 ‘익수 볼’을 보여준 거죠. 평소 유소년팀과 성인팀의 교류가 많은 편입니까.

모두가 서울 구성원입니다. 서울이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이 있어요. 안익수 감독님은 우리의 이상향을 구현할 최고의 지도자이시죠. 볼 보이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에 참여합니다. 눈앞에서 성인팀 경기를 보잖아요. 프로에서도 하루하루 재밌게 축구하며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이 질문을 빼놓을 수 없겠군요. 안익수 감독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전국체전 우승에 이어 K리그 U-18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습니다. 감독께서 강조하시는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축구가 무엇인지 매일 고민하고 있어요. 감독님은 서울이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서울의 일원이란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더 땀 흘리겠습니다. 

왼발잡이 센터백인 최준영이 오스마르의 뒤를 이어주길 바라는 팬이 많습니다. 

주변에서 많이 들은 얘기예요(웃음). 제가 더 땀 흘릴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죠. 오스마르는 서울의 살아 있는 전설입니다.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면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죠. 1군 경기를 볼 때마다 가장 눈이 가는 선수고요. 오스마르의 장점을 제 것으로 만들어 그를 넘어서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1군에서 훈련한 경험이 있잖아요. 오스마르와 손발을 맞추며 나눈 얘기가 있습니까. 

아직은 인사만 나눈 정도예요(웃음).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한국 최고의 수비수란 꿈에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계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영화배우 강동원(사진 오른쪽)의 조카로 유명한 FC 서울 U-18 중앙 수비수 최준영(사진=스포츠춘추)
영화배우 강동원(사진 오른쪽)의 조카로 유명한 FC 서울 U-18 중앙 수비수 최준영(사진=스포츠춘추)

이 얘길 안 할 수 없습니다. 2023년 8월 정년퇴임하는 서울 U-18 팀 김우복 체육부장이 꿈을 이루었습니다. 김우복 체육부장은 이번 대회 개막 전 “K리그 U-18 챔피언십 결승전을 볼 때마다 우승팀이 참 멋져 보였다. 정년퇴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헹가레 한 번 받아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김)우복 선생님 소원을 이뤄드렸습니다(웃음). 우복 선생님은 서울의 승리 요정이예요. 우복 선생님이 현장을 찾은 경기에선 지는 법이 없습니다. 다 이겨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생님께 말씀드렸죠. “우리가 K리그 U-18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려면 선생님이 꼭 오셔야 한다”고 말이죠.

김우복 체육부장은 “학생선수들이 아주 자랑스럽고 고맙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다. 앞으로도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모두가 우복 선생님의 소원을 이뤄드리기 위해 온 힘을 다했습니다. 선생님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어떤?

우복 선생님, 우리가 프로에 가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자주 찾아주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서울이 K리그1 정상에 서는 걸 꼭 지켜봐 주세요. 

여름 방학 기간이잖아요. 학생선수들은 쉴 틈이 없을 듯합니다. 

8월 2일까지 휴가입니다. 3일에 복귀해요. 고교축구 왕중왕전을 준비합니다. 또 우승해야죠. 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25라운드 홈경기에서 U-18 팀 우승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우승 메달을 꼭 챙겨 오라는 얘길 들었어요. 좋은 기운 받아서 서울이 한국 유소년 축구의 최강자라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하겠습니다. 

K리그1에서 최준영을 보고 싶어 하는 팬이 많습니다.

정말요? 저를 알아봐 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떤 대회에서든 서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강)성진이 형이 서울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국가대표팀에도 데뷔했어요. 성진이 형을 넘어서고 싶습니다. 성진이 형보다 빨리 1군에 데뷔하고 A매치 데뷔전도 치르고 싶어요. 욕심만 많은 선수가 아니란 걸 경기력으로 보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얘길 꼭 하고 싶습니다. 

네. 

진건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진건초에서 기본기를 잘 갈고닦은 덕분에 서울 유소년팀(오산중·고)에 합류할 수 있었어요. 한국 최고의 선수를 꿈꿀 수 있게 도와주는 초·중·고 모든 코칭스태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제아무리 뛰어난 재능이라도 스태프 도움 없이 성장할 수 없다는 걸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한 마음 쭉 간직하겠습니다. 또 있어요.

다 이야기하세요.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어머니, 아버지께선 늘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세요. 어머니,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아들이 될 수 있도록 초심 잃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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