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스트라이커 주민규(사진 왼쪽)(사진=대한축구협회)
제주 유나이티드 스트라이커 주민규(사진 왼쪽)(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츠춘추]

한국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에서 2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른 내국인 선수는 없다.

1983년 출범한 K리그(1·2)에서 2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른 선수는 두 명이다.

FC 서울 전방을 책임졌던 데얀이 3시즌 연속(2011~2013) K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2013년 출범한 K리그2에선 안병준이 2020, 2021시즌 득점 1위를 기록했다. 

주민규가 2시즌 연속 K리그1 득점왕에 도전한다. 주민규는 2021시즌 K리그1 34경기에서 22골(1도움)을 터뜨렸다. 주민규는 2016시즌 정조국 이후 첫 K리그1 내국인 득점왕에 올랐다. 

주민규는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왕이란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랐다”“한 단계 더 도약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올 시즌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준비 과정에서부터 K리그1 우승을 생각했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기록은 매 경기 모든 걸 쏟아내면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 올 시즌 초반 득점이 나오지 않았을 때 동료들이 굳건한 신뢰를 보내줬다. 초심 잃지 않고 내 역할에 충실히 하는 게 그 믿음에 보답하는 길이다.” 주민규의 얘기다. 


스테판 무고사의 이적, 주민규는 올 시즌도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2021시즌 K리그1 득점왕 주민규(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2021시즌 K리그1 득점왕 주민규(사진=스포츠춘추 이근승 기자)

2022시즌 K리그1 득점왕 유력 후보는 스테판 무고사였다. 

무고사는 2022시즌 K리그1 전반기 18경기에서 14골을 터뜨렸다. 주민규, 조규성 등 쟁쟁한 득점왕 후보를 따돌리고 득점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변수가 생겼다. 무고사는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J리그(일본) 비셀 고베로 이적했다. 

주민규는 “무고사의 이적 소식을 접했을 때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처음엔 득점왕 경쟁 중인 선수인 까닭에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를 보여주려면 골이 많아야 한다. 무고사는 K리그 최고의 골잡이였다.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선수가 떠난다는 게 아쉬웠다. 무고사는 K리그에서 함께한 동료였다. 좋은 계약을 맺고 새 팀으로 향한 거다. 본인이 목표로 한 걸 하나하나 이뤄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잘했으면 한다.” 주민규의 말이다.

무고사가 2022시즌 K리그1 득점왕 경쟁에서 이탈했다. 주민규가 무고사를 1골 차로 따라붙었다.

주민규는 올 시즌 K리그1 24경기에서 13골(6도움)을 기록 중이다. 7월 K리그1 5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지만 8월 첫 경기였던 성남 FC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무고사가 빠졌다고 해서 주민규의 득점왕 경쟁자가 없는 건 아니다. 조규성(12골), 이승우, 엄원상, 김대원(이상 10골) 등도 득점왕에 오를 능력을 지녔다. 


K리그 최초 ‘2년 연속’ 내국인 득점왕 욕심? 주민규는 팀이 우선이다

주민규(사진 오른쪽)는 K리그 최초 2시즌 연속 내국인 득점왕에 도전한다(사진=대한축구협회)
주민규(사진 오른쪽)는 K리그 최초 2시즌 연속 내국인 득점왕에 도전한다(사진=대한축구협회)

주민규의 결정력은 K리그1 최고 수준이다.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공을 잡으면 어떻게든 유효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선수란 평가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주민규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자 한다. 그래야만 제주의 최소 목표인 2023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확보 가능성이 커진다. 

제주는 올 시즌 K리그1 24경기에서 9승 7무 8패(승점 34점)를 기록하고 있다. K리그1 12개 구단 중 4위다. ACL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3위 포항 스틸러스와의 승점 차는 6점. 

제주는 2022년 FA컵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FA컵 16강전 FC 서울과의 대결에서 1-3으로 졌다. 제주가 ACL 출전권을 확보할 방법은 K리그1에서 최소 3위를 차지하는 것뿐이다. 

K리그1 4위로 ACL에 나갈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올 시즌 K리그1 단독 선두 울산 현대, 2위 전북 현대는 FA컵 준결승에 오른 상태다. FA컵 우승팀엔 ACL 출전권이 주어진다. K리그1 1~3위 중 한 팀이 FA컵 정상에 오르면 4위에 ACL 도전 기회가 주어진다. 

불확실하다. 제주는 2021시즌 K리그1 4위에 올랐다. ACL 출전 기회가 있었다.

K리그1 3위로 2022시즌 ACL 출전권을 확보한 대구 FC가 FA컵 결승전에 올랐다. 대구의 2021시즌 FA컵 결승전 상대는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였다.

제주의 바람과 달리 FA컵 우승컵은 전남이 가져갔다. 제주는 ACL 복귀의 꿈을 다음으로 미뤘다. 

제주는 올 시즌 K리그1에 집중한다. 그런 제주가 주춤하고 있다. 제주는 7월 8일 성남 FC전(3-2) 이후 K리그1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했다. 

주민규의 어깨가 무겁다. 제주 외국인 공격수 제르소, 조나탄 링은 측면 공격수다. 제주엔 주민규보다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가 없다. 

주민규는 “팀에 외국인 스트라이커가 없다”“장·단점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스트라이커가 없다 보니 기회를 많이 받는다. 그만큼 골이 나오지 않았을 때의 부담이 크다. 올 시즌 일정이 빡빡하다 보니 힘든 것도 사실이다. 예년처럼 경기 후 여유가 없다.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또 다른 경기에 나서야 한다. 팀 주전 스트라이커라면 이 모든 걸 이겨내야 한다. 매 경기 출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온 힘을 다하겠다.” 주민규의 말이다. 

주민규는 축구계의 인간 승리자로 불린다. 주민규는 2013년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K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2016년 폐지)에 참여했지만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주민규는 고양 Hi FC(2017년 해체)의 번외 지명을 받고 2013시즌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주민규는 2015시즌 서울 이랜드 FC에서 스트라이커로 포지션을 바꿨다. 미드필더였던 주민규는 이때부터 K리그 정상급 골잡이로 발돋움했다. 

프로 10년 차. 주민규는 K리그 최초 2시즌 연속 내국인 득점왕으로 제주의 ACL 출전권 확보에 도전한다. 축구계가 매 시즌 발전을 거듭해온 주민규를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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