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신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이학주, 하재훈, 이대은(사진=스포츠춘추 DB)
2018년 신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이학주, 하재훈, 이대은(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올해 신인드래프트엔 제 2의 이대은, 이학주가 없다. 8월말 열리는 KBO 신인 트라이아웃에 MLB 유턴파 출신 선수는 한 명도 참가 신청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 이후 뜸해진 유망주 국외진출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KBO는 지난 1일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선수와 고교·대학 중퇴 선수 대상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 접수를 마감했다. KBO 관계자에 따르면 총 16명의 참가자가 신청서를 냈고, 이 가운데 메이저리그 유턴파 선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KBO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고 국외무대를 경험한 선수 중에는 참가 신청자가 나오지 않았다. 주로 고교, 대학까지 야구를 하다 중퇴한 선수나 외국에서 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 연속 국외 유턴파 참가, 최근 3년은 권광민 하나뿐

지난해 신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권광민(사진=스포츠춘추 DB)
지난해 신인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권광민(사진=스포츠춘추 DB)

KBO 신인 트라이아웃은 지난 2013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제도 시행 초기만 해도 미국 무대에서 쓴맛을 보고 돌아와 KBO리그에서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이 다수 참가해 활기를 띠었다.

2013년엔 정영일(전 LA 에인절스), 최형록(전 미네소타)이 참가해 프로팀의 선택을 받았고 2014년엔 장필준(전 LA 에인절스)을 비롯해 안태경(전 텍사스), 김재윤(전 애리조나)이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2015년에는 정수민, 김동엽, 나경민(전 시카고 컵스)과 남태혁(전 LA 다저스)이 동반 참가했고 2016년에는 김진영(전 컵스), 남윤성(전 텍사스), 신진호(전 캔자스시티), 최현욱(전 미네소타)이 도전장을 던졌다.  

이어 2017년에는 김선기(전 시애틀)가 2018년에는 이대은, 이학주, 하재훈(전 컵스), 윤정현(전 볼티모어), 김성민(전 오클랜드)이 참가했고 2019년 문찬종(전 휴스턴), 손호영(전 컵스)이 신청해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해마다 최소 2명씩 참가한 국외 유턴파의 명맥이 처음으로 끊긴 건 2020년. 그해 열린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8명 가운데 미 프로야구 출신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야구인 2세로 눈길을 끈 외야수 김건형(김기태 전 감독 아들)·심종원(심정수 전 선수 아들)은 미국 프로야구가 아닌 대학 출신 선수 참가자였다.

지난해에도 참가자 6명 중에 미국야구 유턴파는 권광민(전 컵스) 하나였다. 권광민은 독립야구단(스코어본 하이에나들) 소속으로 활동하다 작년 트라이아웃에 유일한 유턴파로 참가,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올해 미국 프로야구 유턴파 참가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으면서, 권광민은 최근 3년간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가운데 유일한 국외 유턴파가 됐다.

한 지방구단 스카우트는 “한동안 활발했던 유망주의 미국 진출 러시가 2013~2014년을 기점으로 뜸해졌다. 국내 아마추어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이 떨어지면서 미국 구단들의 관심이 줄었고, 선수들도 미국 직행보다 KBO 진출 후 포스팅을 통한 미국 도전을 선호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당분간은 트라이아웃에서 유턴파를 만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2015년 이후 미국에 진출한 선수들은 대부분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거나, 한창 마이너리그에서 성장하는 과정이라 당분간 KBO리그에 돌아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 2015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박효준은 올 시즌 피츠버그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와 트리플 A를 오르내리고 있다.

2017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배지환은 피츠버그 팜 시스템 내에서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어 국내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 2018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최현일도 지난해 다저스 마이너리그 ‘올해의 투수’에 선정될 정도로 기대주다. 

그나마 가까운 시일 내에 유턴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진우영(전 캔자스시티) 정도. 지난해 9월 구단에서 방출된 진우영은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 의무를 마친 뒤 2024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 

2023 신인 트라이아웃, 8월말 인천 SSG 랜더스필드 개최 예정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최현일(사진=LA 다저스)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최현일(사진=LA 다저스)

한 수도권 팀 스카우트는 “올해 트라이아웃에 국외파가 없어 아쉽긴 하지만, 열심히 준비한 다른 참가자들이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선수들을 지켜볼 것이다. ‘비선출’로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룬 한선태(LG), 김서진(롯데) 같은 사례가 또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인 트라이아웃은 8월말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개최가 유력하다. 최종 참가 인원은 신청서를 낸 16명보다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KBO 관계자는 “신청자 대상으로 참가 자격을 검증하는 단계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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