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엽-조세진-김민석(사진=스포츠춘추 DB, 베이스볼코리아)
나승엽-조세진-김민석(사진=스포츠춘추 DB, 베이스볼코리아)

[스포츠춘추]

“김민석의 뛰어난 타격 능력을 높게 평가해서 지명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9월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내야수 김민석(휘문고)을 선택했다. 

마이크를 잡은 성민규 롯데 단장은 김민석을 지명한 이유로 ‘타격 능력’을 첫손에 꼽았다. 성 단장의 말대로 김민석은 올해 고교 타자 가운데 가장 뛰어난 타격 재능을 자랑한다. 또 다른 유력 후보였던 김범석(경남고)이 거포형이라면 ‘제2의 이정후’ 김민석은 컨택능력과 기동력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올해 고교 무대에서 김민석은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565에 1홈런 18도루 OPS 1.566을 기록했다. 배트에 갖다 맞히는 유형은 아니다. 대부분의 타구가 외야로 가는 라인드라이브로 형성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기록에 따르면 올해 김민석의 전체 타구 중에 83%가 외야로 향했다. 좌측 18% 가운데 38% 우측 27%로 스프레이 히터에 가까운 기록을 나타냈다.

권영준 롯데 스카우트 팀장은 “많은 고민 끝에 김민석으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김민석은 컨택트는 물론 주력도 좋다. 특히 BQ(야구 IQ)가 뛰어난 선수라는 점을 높이 샀다. 미래에는 중장거리형 타자로도 충분히 성장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외 롯데는 1라운드 후보였던 투수 이진하(장충고)를 2라운드에서 뽑았고, 4라운드에서 강속구 투수 김기준(경북고)을 지명하는 쾌거를 이뤘다. 롯데 관계자는 “이진하-김기준이 미래 마운드 트윈타워를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수준급 좌투수 이태연(충암고), 고교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사이드암 조경민(강릉고)까지 뽑아 마운드도 알차게 보강했다.

나승엽-조세진-김민석, 3년 연속 고교 최고 타자 지명한 롯데

상무야구단 내야수 나승엽이 7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석했다(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상무야구단 내야수 나승엽이 7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석했다(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김민석을 잡은 롯데는 3년 연속 신인드래프트에서 고교 최고의 천재타자를 품에 안았다. 시작은 2021 드래프트부터. 그해 롯데는 1차지명 후보였던 나승엽(덕수고)이 미국 진출을 선언하자, 일단 1차지명에서 포수 손성빈(장안고)을 뽑은 뒤 2차지명 2라운드에서 나승엽을 지명했다. 

여러 사정으로 나승엽의 미국행이 미뤄진 빈틈을 파고들었다. 지명권을 날릴 각오로 단행한 모험은 대성공을 거뒀다. 기나긴 설득 끝에 롯데는 3학년 시즌 타율 0.386을 기록한 고교야구 최고 좌타자와 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2차 1라운드에서 외야수 조세진(서울고)을 지명했다. 조세진은 3학년 시즌 22경기 타율 0.506에 5홈런 13도루 OPS 1.463을 기록한 ‘타격머신’. 뛰어난 컨택 감각에 파워와 강한 어깨까지 겸비해 ‘5툴 외야수’로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올해 역시 고교 5할타자 김민석을 지명한 롯데다.

나승엽 3학년 23경기 타율 0.386 2홈런 1.106
조세진 3학년 22경기 타율 0.506 5홈런 13도루 1.463 
김민석 3학년 18경기 타율 0.565 1홈런 18도루 1.566

3년간 타자 유망주를 수집한 롯데는 이대호 은퇴 이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상무 군복무 중인 나승엽은 전역 후 코너 내야수로 활약이 기대된다. 올해 상무에서 나승엽은 68경기 타율 0.293에 OPS 0.880으로 순조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1군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조세진은 2군에서 52경기 타율 0.351에 7홈런 장타율 0.541로 퓨처스리그를 폭격하는 중이다. 올해 말 상무 지원 예정으로 미래에 코너 외야수로 좋은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현재 18세 이하 세계청소년대회에 참가 중인 김민석은 프로에서 2루수 혹은 중견수로 육성할 예정이다. 복수 구단 스카우트는 김민석의 수비에 대해 “유격수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2루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기본적인 신체 능력과 센스나 좋아 평균 이상의 2루수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롯데가 외야 장기적 대안으로 기대하는 조세진(사진=롯데)
롯데가 외야 장기적 대안으로 기대하는 조세진(사진=롯데)

그외 지난해 지명한 윤동희와 한태양, 군복무 중인 포수 손성빈도 미래 롯데 뎁스차트의 한 자리를 차지할 후보다. 윤동희는 퓨처스 69경기에서 타율 0.323에 6홈런 장타율 0.489를 기록 중이다. 고교 시절엔 내야수였지만 롯데는 중견수로 키울 예정이다.

퓨처스 45경기에서 타율 0.285에 도루 9개를 기록한 한태양은 제2의 박기혁으로 성장을 기대할 만하다. 손성빈도 상무에서 60경기 타율 0.289에 출루율 0.420을 기록하며 미래 주전 포수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표팀 리드오프 김민석(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대표팀 리드오프 김민석(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계획대로만 된다면 롯데는 몇 년 뒤 한동희(1루)-나승엽(3루)에 김민석과 한태양이 키스톤을 이루는 내야진을 꾸리게 된다. 외야에는 조세진-황성빈-윤동희-고승민 등이 포진하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작년 입단한 유격수 김세민, 올해 5라운드에 뽑은 3루수 정대선, 강한 어깨가 장점인 포수 정재환은 뎁스를 강화해줄 선수들.

롯데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지명 선수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주력과 운동능력을 갖춘 선수들을 많이 모았다. 롯데의 팀 컬러가 앞으로 몇 년 뒤에는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좀 더 활기차고 기동력 있는 야구, 상대를 괴롭히는 야구를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롯데가 ‘포스트 이대호’ 시대를 바라보며 그리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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