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의 동점타에 환호하는 김건희(사진=중계화면 캡쳐)
이지영의 동점타에 환호하는 김건희(사진=중계화면 캡쳐)

[스포츠춘추=고척]

1라운드 지명 신인에게 ‘키움뽕’을 한껏 선사한 경기였다. 난생 처음 고척돔에 방문한 신인 김건희 앞에서 키움 선배들이 화끈한 역전승으로 본보기를 보였다. 

키움은 9월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시즌 14차전에서 10대 3 역전승을 거뒀다. 6회까지 2대 3으로 끌려가던 키움은 7회말 공격에서 야시엘 푸이그의 선두타자 안타를 시작으로 타자일순하며 8득점, 승부를 뒤집었다.

선발 타일러 애플러가 6회까지 10안타 4볼넷을 내주면서도 3실점으로 버틴 게 역전의 발판이 됐다. 7회초엔 2사 1, 3루 위기에서 NC 김주원의 장타성 타구를 이정후가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내 실점을 막았다. 최소 2실점 위기를 무사히 넘긴 키움은 한 점 차를 그대로 유지한 채 7회말 공격을 맞았다.

푸이그와 김태진의 연속안타로 잡은 찬스. 번트-고의볼넷으로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대타 이용규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지영의 3유간 땅볼이 내야안타로 연결돼 동점 주자가 홈을 밟았다. 키움전 5연패 탈출을 노리던 NC 선발 드류 루친스키의 승리가 날아간 순간. 결국 NC는 2사 만루에서 임정호로 투수를 바꿨다.

여기서 김준완이 친정 상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역전에 성공했다. 임지열의 3루쪽 땅볼도 내야안타가 되면서 추가득점. 이어 이정후가 우익수 앞에 떨어져서 펜스까지 굴러가는 3루타로 주자를 전부 불러들였고, 푸이그가 쐐기 투런포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경기는 그대로 키움의 10대 3 승리로 끝났다. 이 승리로 키움은 고척 홈 NC전 7연승을 질주했고 상대전적 11승 1무 2패의 절대 우세를 유지했다. NC 에이스 루친스키에게 최근 4연패와 키움전 6연패, 고척 5연패의 수모도 안겼다. 7회를 실점 없이 막은 이영준은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취재진과 만난 김건희(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취재진과 만난 김건희(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이날 고척돔에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와 키움을 응원했다. 이틀전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이 1라운드 지명한 김건희(원주고)가 친구, 친구 부모님과 함께 자신이 뛰게 될 야구장을 찾았다. 김건희는 다음날 원주고 합류를 앞두고 선배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싶어서, 난생 처음으로 고척돔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날만큼은 야구선수가 아닌 키움 ‘찐팬’처럼 응원에 동참했다. 선수 응원가가 나오면 큰 소리로 따라불렀고, 응원단의 율동과 구호도 함께했다. 중요한 순간에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면서 선배들의 플레이를 진지하게 눈으로 쫓았다.

특히 드래프트 당시 ‘롤모델’로 언급했던 이지영의 타석 때는 더 열정적으로 응원했다. 공 하나하나에 환호하고, 안타까워하며 마치 팬처럼 응원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7회 이지영의 내야땅볼이 동점 안타가 되자, 김건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김건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계속 이지영 선배님만 봤다. 다른 선배님들도 모두 봤지만 특히 이지영 선배님을 계속 봤다. 이지영 선배님 플레이는 말이 필요없다”면서 롤모델을 한껏 추켜세웠다. 

팬들의 사인 요청이 놀랍기도 하고, 키움 선수가 된 게 실감나기도 했다는 그는 “한편으로 책임감도 따른다. 더 열심히 해서 이 구장에서 뛰고 싶다. 저기 그라운드에서 선배님들과 함께 야구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날 키움의 역전승을 ‘직관’한 경험이 유망주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한편 역전 드라마를 펼친 홍원기 감독은 “선발 애플러가 몇번의 위기는 있었지만 영리하게 경기를 잘 풀어갔다. 앞선 경기와 오늘 경기에서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승리의 발판을 놓은 애플러를 칭찬했다.

이어 홍 감독은 “이정후가 7회 수비에서 외야 펜스에 부딪히며 플라이볼로 처리한 호수비가 상대 흐름을 끊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송성문이 7회 공격에서 전력질주를 하는 주루 플레이가 많은 득점을 올리는 물꼬가 됐다. 김준완이 타석에서 차분하게 볼넷을 골라내서 진루한 상황이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선수들을 고루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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