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춘추=대전]
문동주가 왜 슈퍼루키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104일 만의 1군 복귀전에서 데뷔 최다이닝과 최다투구 수, 최다 탈삼진을 기록하며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공격적인 투구로 5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문동주는 9월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상대 시즌 15차전 경기에 선발등판, 5회까지 4피안타 1볼넷 1실점만 내주고 삼진 8개를 잡는 호투를 펼쳤다. 데뷔 이후 가장 긴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하며, 경기전 4~5이닝에 75구 정도를 언급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기대치를 초과 달성했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1회초 선두타자 황성빈과 잭 렉스 상대로 펼친 빠른볼 승부가 연속 안타로 이어졌다. 그러나 무사 1, 3루에서 전날 경기 역전 만루포의 주인공 이대호를 병살타로 처리해 아웃과 1점을 맞바꿨다. 한동희를 삼진 처리해 추가피해 없이 1회를 마쳤다.
2회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적절히 구사하며 삼자범퇴로 2회를 정리했다. 3회에도 2사후 유격수 실책, 볼넷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이대호를 삼진으로 처리해 3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4회를 내야안타 1개만 내주고 막은 문동주는 5회 연속 삼진으로 빠르게 2아웃을 만들었다. 황성빈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무리한 3루 도루 시도가 아웃으로 연결돼 이닝 종료. 데뷔 두 번째 선발등판에서 5회를 스스로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는 0대 1로 뒤진 6회부터 주현상으로 투수교체, 문동주는 5이닝 1실점으로 이날의 임무를 마쳤다.
비록 승리투수와는 인연이 없었지만, 이날 등판은 문동주의 선발투수로서 잠재력을 증명한 경기였다. 특유의 최고 156km/h 빠른볼은 물론 우타자 상대로 커브,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던져 무더기 삼진을 솎아냈다. 이날 8탈삼진 가운데 4개가 커브 결정구로 잡아낸 삼진. 150km/h대 강속구에 이어지는 120km/h대 낙차큰 커브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다만 좌타자 상대 승부에선 여전히 숙제를 남겼다. 이날 경기전까지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174, 좌타자 상대 0.323으로 좌우편차가 뚜렷했던 문동주는 이날도 4안타 가운데 3개를 좌타자 상대로 허용했다. 박승욱 상대로만 2타수 2삼진으로 우위를 보였고 황성빈에게 2안타, 렉스에게 1안타 1볼넷을 내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보다 강한 좌타 라인을 보유한 팀 상대로는 숙제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비록 잦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오지는 못했지만, 문동주는 시즌을 치를수록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데뷔전 대량실점 이후엔 변화구 구사율을 높이며 빠른 1군 적응력을 보여줬고, 첫 선발등판 난조는 이날 두번째 등판 호투로 만회해 보였다. 내년 시즌 한화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지는 문동주를 상상해 보게 하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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