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왼손투수 김진욱(사진=롯데)
롯데 자이언츠 왼손투수 김진욱(사진=롯데)

[스포츠춘추=잠실]

롯데 자이언츠는 22일 잠실 LG 트윈스 상대로 올해 손에 꼽을 만큼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선발 찰리 반즈는 상대 타자들이 “시즌 초반보다 공이 더 좋았다”고 할 정도로 잘 던졌고, 타선도 적재적소에서 점수를 뽑아냈다. 안치홍, 김민수의 호수비도 중요한 장면에서 나왔다.

유일한 옥의 티는 9회말. 거의 두 달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온 영건 김진욱이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출발은 좋았다. 삼진과 뜬공으로 가볍게 2아웃을 잡아 그대로 경기가 끝날 듯했다. 그러나 채은성에게 솔로홈런을 얻어맞아 롯데의 팀 완봉승이 날아갔다(7대 1).

홈런을 맞은 뒤 김진욱의 제구가 갑자기 흔들렸다. 몸에 맞는 볼-안타-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허용해 결국 서준원으로 교체. 만약 안타 한 방만 더 맞았다면 경기 흐름이 자칫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다. 경기가 롯데의 승리로 끝난 뒤, 반즈는 실망한 김진욱을 데리고 한참 대화를 나누며 위로를 전했다.

23일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래리 서튼 감독은 “나도 어제 김진욱과 대화를 나눴다” “김진욱이 어제 첫 두 타자를 잘 잡아냈다. 속구도 날카로웠고 제구도 좋았다. 커브도 스트라이크로 던졌다 아래로 떨어뜨리면서 던지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췄다. 

서튼 감독은 “김진욱이 전보다 확실히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한 뒤 “어제 (채은성에게) 홈런을 맞은 속구도 굉장히 좋은 로케이션이었다. 낮게 제구된 공이었는데 상대 타자가 잘 쳤다”고 감쌌다.

홈런 이후 난조에 대해 서튼 감독은 “그 이후 경기가 김진욱에게는 좀 숨가쁘게 전개됐다. 김진욱이 더 잘하려고, 완벽하게 던지려다 보니 조금씩 공이 빠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장한 모습도 보여줬지만, 김진욱은 아직 어린 투수고 성장하는 선수다. 경기중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이겨내는지 아직도 배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진욱처럼 나이 어린 투수들에겐 감독, 코치는 물론 베테랑 선배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 전날 김진욱을 따로 불러 위로한 반즈처럼 베테랑들의 격려도 도움이 된다. 서튼 감독은 “반즈, 스트레일리는 물론 많은 베테랑 투수들이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경기가 없을 때도 어린 투수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들었다”고 했다.

서튼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잘하는 부분 중 하나는 자신의 ‘영업 비밀’을 공유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라며 “전혀 스스럼없이 동료 선수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나눠준다”고 했다. 실제 스트레일리는 미국 시절 드라이브라인에서 배운 웨이트볼 훈련법을 동료들과 공유한 바 있다.

서튼 감독은 “경기 운영하는 방법, 상황에 따라 어떤 투구를 해야 하는지, 변화구 구종 같은 것을 어린 투수들에게 전해준다. 훈련할 때는 물론 더그아웃, 라커룸에서도 동료들에게 전달해 준다. 야수들도 마찬가지”라며 롯데 베테랑들의 역할을 칭찬했다.

한편 3연승 중인 롯데는 이날 황성빈(중)-잭 렉스(좌)-이대호(지)-전준우(1)-고승민(우)-안치홍(2)-김민수(3)-정보근(포)-박승욱(유)의 라인업으로 LG 선발 이민호와 상대한다. 선발투수는 댄 스트레일리가 등판한다. 한동희는 하체에 피로가 쌓였다고 판단해서 벤치에서 대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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