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지현 감독(사진 왼쪽)과 SSG 김원형 감독(사진 오른쪽)이 1위 자리를 두고 마지막 운명의 10월 왕좌 레이스를 펼친다(사진=SSG, 스포츠춘추 DB)
LG 류지현 감독(사진 왼쪽)과 SSG 김원형 감독(사진 오른쪽)이 1위 자리를 두고 마지막 운명의 10월 왕좌 레이스를 펼친다(사진=SSG, 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운명의 10월 왕좌 레이스가 시작된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리는 SSG 랜더스와 극적인 뒤집기를 꿈꾸는 LG 트윈스의 마지막 일전이다. 일주일 뒤 시즌 최종전 순간까지 정규시즌 우승의 주인공이 안 정해질 수도 있다. 그만큼 SSG가 이미 쌓아 놓은 승리뿐만 아니라 시즌 막판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LG의 기세 모두 ‘역대급’이다. 

1위 SSG와 2위 LG의 잔여 경기 승패에 따른 경우의 수(표=스포츠춘추)
1위 SSG와 2위 LG의 잔여 경기 승패에 따른 경우의 수(표=스포츠춘추)

SSG는 2022시즌 87승 4무 48패를 기록 중이다. 남은 5경기에서 3승을 거둘 경우 시즌 90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즉 SSG가 3승 2패를 기록할 경우 추격하는 LG는 잔여 8경기에서 8전 전승을 올려야 극적인 뒤집기 우승이 가능해진다. 산술적으로는 확실히 SSG의 우승 확률이 유리한 흐름이다. 

10월 3일 이후 SSG·LG 스탠스 갈릴 수도…우승 경쟁, 끝까지 갈 수 있을까

SSG 한유섬의 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1위와 2위 격차가 유지됐다(사진=SSG)
SSG 한유섬의 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1위와 2위 격차가 유지됐다(사진=SSG)

우선 10월 첫 날부터 개천절 연휴까지 펼쳐지는 경기 결과에 따라 다음 주 두 팀의 스탠스도 결정될 전망이다. SSG는 10월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같은 날 LG는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치른다. SSG는 션 모리만도를 선발 마운드에 올려 상대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상대한다. LG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애덤 플럿코의 선발 등판이 무산되면서 임시 선발 배재준을 마운드에 올린다. 

SSG는 1일 광주 KIA전을 치른 뒤 하루 휴식을 취하고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치른다. LG는 2일 잠실 NC전, 3일 잠실 KIA전을 소화한다. SSG의 경우 KIA전과 한화전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한층 더 여유 있는 자세로 다음 주 남은 3경기를 치를 수 있다. 반대로 LG의 경우 연휴가 낀 주말 홈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해야 다음 주 극적인 뒤집기를 꿈꿀 수 있다. 

만약 LG가 남은 홈 3연전에서 최소 1패 이상을 기록할 경우 다음 주 일정에선 다소 힘을 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SSG가 주말 두 차례 원정 경기에서 패배할 경우엔 LG가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펼칠 수도 있다. KIA와 NC 모두 5강 경쟁을 펼치는 팀들이기에 3일 경기 일정까지는 변수가 충분한 분위기다. 

10월 5일부터 8일까지 편성된 두 팀의 일정이 모두 원정 경기라는 점도 변수다. SSG는 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치른 뒤 6일 창원 NC전,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LG는 5일과 6일 광주 KIA전을 치른 뒤 7일 창원 NC전, 8일 사직 롯데전으로 남부 지역 원정 일정을 소화한다. 우천 노게임으로 순연된 잠실 KT WIZ전은 9일 편성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마지막 홈 경기에 임하는 상대 팀들의 고춧가루는 예상보다 더 매서울 전망이다.

9월 최다 역전패 수렁 빠진 SSG 불펜진, 7회 이후가 두렵다

마무리 투수 문승원의 건강한 복귀가 이뤄진다면 SSG 불펜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사진=SSG)
마무리 투수 문승원의 건강한 복귀가 이뤄진다면 SSG 불펜진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사진=SSG)

운명의 10월 왕좌 레이스에서 관건은 양 팀의 약점을 어떻게 메울 지다. 최근 SSG는 불펜, LG는 타격에서 큰 부침을 겪고 있다. 먼저 SSG는 9월 팀 불펜 평균자책 리그 최하위(7.95)로 추락하는 악몽을 겪었다. 9월 동안 7회까지 앞서다 역전패를 당한 것만 네 차례다. 뒷문 불안으로 경기 후반까지 앞서고 있어도 전혀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래서 9월 30일 문학 키움 히어로즈전 결과가 의미 있었다. 만약 이날도 SSG의 경기 후반 역전패로 끝났다면 돌이킬 수 없는 내상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SSG는 결정적인 수비 실책 속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잘 막아준 불펜진의 활약상과 더불어 한유섬의 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그래도 기존 불펜진을 믿어야 한다”라고 강조한 SSG 김원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하루였다.

기존 불펜진의 반등과 더불어 팔꿈치 충돌 증상으로 잠시 빠졌던 문승원의 복귀도 마지막 레이스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원형 감독은 “문승원은 주말 2군에서 등판을 소화하면서 컨디션을 확인한 뒤 이르면 대전 원정 때 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승원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남은 일정 불펜 운영이 더 수월해질 수 있다.

귀신처럼 식어버린 LG 방망이, 가을 야구 앞두고 되살아날까

뜨거웠던 타격이 9월 들어 갑작스럽게 침체했다. 남은 가을 동안 다시 불타올라야 하는 LG 방망이다(사진=LG)
뜨거웠던 타격이 9월 들어 갑작스럽게 침체했다. 남은 가을 동안 다시 불타올라야 하는 LG 방망이다(사진=LG)

SSG와 반대로 9월 팀 불펜 평균자책 1위(1.77)의 압도적인 마운드 전력을 자랑하는 LG는 오히려 팀 타선이 고민거리다. 8월까지만 해도 활화산처럼 타올랐던 팀 타선이 9월 들어 팀 타율 9위(0.243)까지 떨어졌다. 9월 팀 출루율 리그 7위(0.328), 팀 장타율 리그 9위(0.348)라는 수치까지 본다면 확연히 하락한 팀 타격 페이스를 느낄 수 있다. 

9월 24경기를 치른 LG의 월간 3득점 이하 경기는 13경기였다. 소위 말하는 ‘메가 트윈스포’가 발동되는 날도 확 줄었다. LG는 답답한 저득점 흐름 속에 그나마 팀 마운드의 힘으로 9월을 겨우 버텼다. 

LG는 베스트9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고정 라인업과 수비를 중시하는 LG 류지현 감독의 특성상 주전 야수들의 체력 저하가 찾아올 시점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1위 뒤집기 확률이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주전 야수들을 빼고 경기를 치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빡빡한 잔여 경기 일정 속에서도 주전 야수들이 더 힘을 내야 할 이유다. 

결국, 누가 대권을 가져갈지는 9월 부진했던 SSG 불펜, LG 타격의 반등에 달렸다. 정규시즌 1위의 메리트는 그 무엇보다 확실하다. 3주 이상 푹 쉰 투수들의 구위는 상대 타자들을 충분히 압도할 수 있다. 탈락 위험이 있는 플레이오프 일정을 까다로운 상대와 치르는 것도 부담이다. 2019년의 악몽을 씻고 싶은 SSG와 1994년 이후 무관의 한을 풀고 싶은 LG의 마지막 10월 왕좌 레이스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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