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콩푸엉, 6월 2일 상호협의 하에 계약해지

-유럽 도전에 나서는 콩푸엉 “인천에서의 추억 잊지 못할 것"

-역대 세 번째 동남아시아 선수였던 콩푸엉, 9경기 출전해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차기 시즌 신설되는 동남아시아 쿼터, 이대로 괜찮을까

베트남 축구 대표팀 출신 응우옌 콩푸엉(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베트남 축구 대표팀 출신 응우옌 콩푸엉(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엠스플뉴스]

베트남 축구 대표팀 출신 응우옌 콩푸엉과 인천 유나이티드가 상호 간의 계약(임대)을 해지했다.

인천은 6월 2일 “콩푸엉이 인천을 떠난다”며 “우리 구단은 유럽 무대로의 새 도전에 나서고 싶어 한 콩푸엉 본인의 의사를 받아들여 상호 합의에 따른 임대 조기 종료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2월 14일 축구계의 큰 주목을 받으며 인천에 입단한 콩푸엉은 예상보다 일찍 K리그1 도전을 마치게 됐다.

콩푸엉은 인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쉽다구단이 나보다 더 훌륭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이 잘 되길 항상 응원하겠다. 인천에서의 추억을 잊지 못할 것이다. 나 또한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역대 세 번째 동남아시아 K리거, 콩푸엉의 짧았던 K리그 도전기

응우옌 콩푸엉(사진 가운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응우옌 콩푸엉(사진 가운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응우옌 콩푸엉은 역대 세 번째 동남아시아 K리거였다. 최초는 1984년부터 2시즌 간 럭키금성 황소(FC 서울의 전신)에서 뛴 삐야퐁 피우온이다. 삐야퐁은 1985시즌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 석권한 데 이어 베스트 11에도 선정된 전설이다. K리그 통산 34경기에서 뛰며 17골을 터뜨린 삐야퐁은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삐야퐁의 뒤를 이어 K리그에 도전한 이는 베트남 축구 스타 르엉 쑤언 쯔엉이었다. 잉글랜드 유학파 출신인 쯔엉은 2015년 12월 인천 유나이티드와 2년 임대 계약에 사인해 K리그1 도전을 알렸다. 하지만, 쯔엉은 팀에서의 주전 경쟁에 애를 먹으며 2016시즌 4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2017시즌 강원 FC로 임대를 떠나 반전을 노렸지만, 역시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콩푸엉은 K리그에 도전한 세 번째 동남아시아 선수였다. 2월 14일 인천에 입단한 콩푸엉은 축구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인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욘 안데르센 감독이 “콩푸엉이 큰 관심을 받으며 들떠 있는 상태”라며 “차근차근 몸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물론 큰 관심의 배경엔 실력이 있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 에이스인 콩푸엉은 빠른 발과 결정력이 강점인 공격수다. 인천 이천수 전략강화실장은 콩푸엉이 2019년 UAE 아시안컵에서 활약하는 걸 지켜봤다스피드와 문전에서의 침착함이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콩푸엉의 K리그1 도전은 쉽지 않았다. 3월 9일 경남 FC와의 경기에서 K리그1 데뷔전을 치른 콩푸엉은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나갔다. 득점이나 도움 등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과감한 중거리 슈팅과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 등을 선보이며 이후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콩푸엉은 4월 3일 대구와 FC와의 경기에서 K리그1 데뷔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주포’ 스테판 무고사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콩푸엉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풀타임을 뛴 대구전은 물론 이어진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K3리그 청주 FC와의 FA컵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콩푸엉은 K리그1 9경기를 뛰며 득점이나 도움 등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유상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나며 팀을 떠나게 됐다.

K리그, 차기 시즌 도입하는 동남아시아 쿼터 문제없을까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응우옌 콩푸엉은 K리그1에서 활약한 기간이 짧았다. 축구계에 깊은 인상을 남긴 경기도 없었다.

하지만, 콩푸엉은 K리그에 큰 변화를 만들어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4월 18일 제5차 이사회에서 2020시즌부터 동남아시아(ASEAN) 쿼터 신설을 결정했다.

현재 K리그1, 2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 3명, AFC(아시아축구연맹) 가맹국 소속 1명까지 최대 4명의 외국 선수를 보유하고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다. 내년부턴 ASEAN 소속 선수 1명까지 더해 최대 5명까지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 입단부터 축구계의 큰 이목을 끈 콩푸엉이 가져다준 최고의 변화다.

참고로 ASEAN은 1967년 창설된 동남아시아 국제기구로 현재 가맹국은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라오스, 캄보디아, 브루나이 등 10개국이다.

인천 관계자는 차기 시즌 동남아시아 쿼터 신설은 콩푸엉이 가져다준 변화라며 수준급 동남아시아 선수들이 K리그 발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콩푸엉은 일찌감치 K리그를 떠났다. 쯔엉 역시 2시즌을 뛴 K리그에서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이들은 베트남 축구 대표팀에서 핵심 선수로 활약한다.

2014년과 2017년 후반기(6~11월) 베트남 프로축구 V-리그1에서 뛴 바 있는 심운섭은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리그는 한국처럼 압박의 강도가 강하지 않다공격과 수비 간격도 굉장히 벌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시아 선수들이 K리그의 경기 속도와 고된 훈련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K리그는 당장 내년부터 동남아시아쿼터 도입을 천명했다. 차기 시즌엔 ‘마케팅용’이 아닌 소속팀 주축 선수로 활약하는 동남아시아 K리거를 볼 수 있는 것일까.

이근승 기자 thisissports@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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