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출전 시 타율 0.375’ 삼성 김상수는 유상수가 딱이야 [춘추 집중분석]

왕년의 국대 유격수 김상수가 익숙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2루수에서 유격수 자리로 돌아온 김상수는 활력 넘치는 플레이와 타격으로 삼성 공수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2022-08-18     배지헌 기자
4년 만에 유격수로 돌아온 김상수(사진=삼성)

[스포츠춘추=대전]

“유격수로 나왔을 때 좀 더 활력이 있어 보이고, 수비에서나 타석에서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왕년의 국가대표 유격수 삼성 김상수는 지난 3년간 ‘유상수’가 아닌 ‘2상수’로 살았다. 

풀타임 유격수로 자리 잡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단 1경기 1이닝을 제외하고 오직 유격수로만 나왔던 김상수가 최근 3년간은 후배(이학주, 김지찬)들에게 유격수를 내주고 2루수로만 나왔다. 올 시즌도 개막전 2루수로 출발해 나중에는 3루수까지 소화하면서 원래 자리에서 점점 멀어졌다.

하지만 후반기부터 김상수는 다시 유격수 자리를 되찾았다. 7월 28일 한화전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며 2018년 10월 13일 이후 1384일 만에 유격수 자리에 섰고, 이후 대타로 나온 3경기를 제외하고 매 경기 선발 유격수로 나오고 있다. 

부진했던 타격도 유격수 자릴 되찾으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7월 27일까지 김상수는 시즌 타율 0.159에 OPS 0.482로 바닥을 헤맸다. 그러나 유격수 출전을 시작한 뒤로는 17일까지 타율 0.378에 OPS 0.839로 팀 내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한다. 시즌 성적도 어느새 타율 0.236에 OPS 0.606으로 끌어올렸다.

유격수 수비도 흠잡을 데가 없다. 타구처리율 90.48%로 리그 100이닝 이상 유격수 중에 최상단인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왕년의 국대 유격수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김상수다.

18일 한화전에서도 ‘유상수’의 활약이 빛났다. 김상수는 리그 최고의 우타자 킬러인 한화 예프리 라미레즈를 상대로 5회 리드를 되찾는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초구 번트시도 뒤 3구째에 번트 동작에서 강공으로 전환해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로 연결했다. 올해 라미레즈가 우타자 상대로 9경기 만에 허용한 첫 장타가 김상수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깨끗한 안타를 추가한 김상수는 최근 4경기에서 세 번째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5타수 2안타를 기록한 김상수는 시즌 타율을 0.242까지 끌어 올렸고, 유격수 출전시 타율도 0.375를 기록하게 됐다. 삼성은 김상수와 오재일, 강민호의 활약에 힘입어 한화에 7대 4로 승리, 최근 4연패에서 벗어났다. 

18일 한화전에서 적시 2루타를 날린 김상수(사진=삼성)

유격수 김상수의 활약에 ‘국민 유격수’ 출신 박진만 감독대행도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박 대행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유격수는 김상수가 편안해하는 포지션이고, 예전부터 뛰었던 주 포지션”이라고 밝혔다.

박 대행은 “내가 봤을 때 김상수가 유격수 포지션에서 좀 더 활력이 있어 보인다. 뭔가 수비에서도 자신감이 있다 보니 타석에서도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런 편안한 마음에서부터 조금씩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 같다”면서 “그런 활력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삼성은 현재 신인 유격수 이재현이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간 상태다. 기존 유격수 자원 중에 김지찬은 2루로 이동했고, 오선진은 주전보다 전천후 백업으로 나오고 있다. 유격수 김상수의 공수 활약은 삼성 내야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열쇠다. 박 대행도 당분간 계속 김상수를 유격수로 활용할 생각이다.

박 대행은 “유격수 자리엔 김상수를 꾸준하게 쓸 생각이다. 그만큼 최근 페이스가 좋다”면서 “컨디션 좋은 선수가 게임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상수가 꾸준하게 지금의 상태를 유지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