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 4명 다 SV 경험이…” ‘뒷문 고민’ SSG, KS 집단 마무리 전략 예고 [춘추 이슈분석]
SSG 랜더스가 대망의 한국시리즈 준비를 모두 마쳤다. 베테랑 야수 추신수의 회복이 반가운 소식인 가운데 SSG 김원형 감독은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뒷문을 두고 집단 마무리 체제 전략을 예고했다.
[스포츠춘추=문학]
이제 SSG 랜더스의 시간이 돌아왔다.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 SSG는 정규시즌 우승 뒤 4주 정도의 준비 기간을 보냈다. 푹 쉰 투수들과 컨디션을 회복한 야수들이 한국시리즈 출전 채비를 완벽히 마쳤다.
한국시리즈에 출전할 엔트리 구성도 마무리됐다. SSG는 10월 30일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까지 총 33명의 선수들과 함께했다. 한국시리즈 최종 엔트리 30명을 추리는 작업은 끝났다. SSG 김원형 감독은 “단기전에선 모든 선수가 경기에 나가기는 어렵다. 그래도 어떤 선수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더 필요할지 고민 끝에 결정했다. 투수 1명, 야수 1명을 두고 고심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기존 주전 야수진과 투수진 윤곽에서 크게 파격적인 엔트리 요소는 없을 전망이다. 7전 4선승제 시리즈를 대비하는 포수 3명과 함께 투수 13명, 포수를 제외한 야수 14명으로 엔트리를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시리즈 야수진 선발 라인업은 시즌 막판 보여준 방향성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갈비뼈 미세 골절로 회복 중이었던 베테랑 야수 추신수가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리드오프 자리에 다시 복귀할 수 있다. 추신수(지명타자)-최지훈(중견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후안 라가레스(좌익수)-최주환(1루수)-박성한(유격수)-김성현(2루수)-이재원 혹은 김민식(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이 예상된다.
SSG KS 전략은 집단 마무리 체제? 김원형 감독 "필승조 4명 모두 세이브 경험 있으니까"
김광현-윌머 폰트-션 모리만도로 이어지는 1~3선발진은 일찌감치 결정됐다. 김원형 감독은 준비 기간 4선발 자리를 두고 고민을 이어간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결론을 내렸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에 선발 투수로서 길게 던지는 걸 준비한 투수가 6명이다. 시리즈에선 4선발만 필요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선발 자원 2명을 더 길게 던질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라고 전했다.
가장 큰 관심이 쏟아진 한국시리즈 마무리 투수 자리에 들어갈 얼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미정보다는 집단 마무리 체제에 더 가까울 전망이다.
김 감독은 “아직 마무리 투수 자리에 어떤 선수를 넣을지는 못 정했다. 한 명을 정하고 가는 것보단 상황에 따라서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 팀 필승조가 김택형, 서진용, 노경은, 문승원 네 명인데 공교롭게도 모두 마무리 투수로서 세이브 경험이 있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상황에 맞춰 불펜진을 기용할 계획이다. 어느 정도 정해진 시스템 내에서 불펜이 운영된 정규시즌과 달리 단기전에선 경기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하면서 벤치가 빨리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건 키움 중심 타선에 배치된 ‘PO MVP’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16타수 8안타 1홈런 2타점이란 놀라운 타격감으로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김 감독은 “키움 타선엔 끈질기게 붙으면서 커트하는 능력이 좋은 타자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또 다른 팀과 붙는 무대다. 우리 팀 투수들이 상대 타자들을 잘 막아준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질 거다. 이정후 선수는 TV로 보면서도 ‘어떻게 던져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솔직히 이정후와 직접 상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단 이정후 앞에 주자들이 없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투수들이 잘 막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바라봤다.
"단기전에선 깜짝 활약 나와야 시리즈 흐름 가져오더라." SSG 깜짝 가을 영웅은 누가 나올까
단기전에선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업셋을 달성한 키움도 마운드 위에선 김동혁, 타석 위에선 임지열이 깜짝 활약을 펼쳐 팀의 시리즈 승리를 이끌었다. 김원형 감독도 SSG 선수들 가운데 예상하지 못한 깜짝 활약이 나와 단기전 흐름을 뒤바꾸는 그림이 나오길 희망했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보면서 역시 단기전은 위치나 전력에 상관없이 모른다는 걸 다시 느꼈다. 3차전 대타 임지열의 역전 홈런과 4차전 김동혁의 병살타 유도가 흐름을 다시 가져온 결정적인 장면이었다고 본다. 물론 기존 주전들에게도 기대를 걸어야 하지만, 단기전에선 예상하지 못한 선수들의 깜짝 활약이 나오면 팀 분위기가 완전히 끌어 오른다. 한국시리즈에선 우리 팀에서도 그런 깜짝 활약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포스트시즌 9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키움이기에 SSG가 손쉽게 시리즈를 풀어갈 거란 전망이 나오는 분위기다. 하지만, 방심은 SSG에 큰 적이다. 한국시리즈 상대인 키움은 준플레이오프 5차전 소화와 함께 전력 열세 평가에도 플레이오프를 3승 1패로 통과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플레이오프에선 결국 2차전 승패에 시리즈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SSG도 김광현과 폰트가 출격하는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잡아야 변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만약 키움에 시리즈 초반 여지를 허용한다면 한순간에 흐름이 뒤바뀔 수 있다. 결국, 상대 기세를 눌러줄 푹 쉰 SSG 선발 투수들의 압도적인 구위가 통해야 한다. ‘뒷문 불안’은 여전한 가운데 집단 마무리 체제 전략의 성공 여부도 관건이다. SSG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팀의 힘을 시리즈 초반부터 과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