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롯데 외야, 중견수가 누구야? 황성빈·김재유·안권수 3파전 [춘추 집중분석]

-올겨울 알차게 전력 보강한 롯데, 포수와 유격수 약점 지웠다 -외야 수비는 여전히 물음표…외야진 공격력은 좋은데 수비가 문제 -중견수 놓고 3파전 예상…황성빈과 김재유, 안권수의 3인 3색 경쟁 -부상 털고 돌아오는 김재유, 두산에서 영입한 안권수 역할 기대

2022-12-24     배지헌 기자
롯데 외야수 황성빈(사진=롯데)

[스포츠춘추]

롯데 자이언츠는 올겨울 알찬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롯데는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열리기가 무섭게 뛰어들어 포수 유강남과 유격수 노진혁을 잡았다. 두 선수 영입으로 지난 3년간 팀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센터라인을 강화했다. 그외 차우찬, 신정락, 윤명준, 김상수 등 베테랑 투수들을 데려와 마운드에 경험을 더했다.

외국인 투수 듀오와 박세웅, 이인복, 나균안이 버티는 선발진은 평균 이상이다. 김원중-최준용-구승민-김도규가 버티는 불펜도 경쟁력이 있다. 유강남과 노진혁의 합류로 수비와 타선에도 짜임새가 생겼다. 이렇게만 보면, 충분히 내년 5강에 도전할 만한 선수 구성이다.

다만 여전히 물음표는 남아 있다. 10개 구단 가운데 최악의 외야 수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외야수들의 방망이는 나쁘지 않다. 전준우(wRC+ 121.3), 잭 렉스(156.3), 고승민(134.4)으로 이어지는 주전 외야 3인이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발 빠른 황성빈도 컨택과 기습번트로 공격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 가운데 풀타임 중견수 감이 없다는 게 문제다. 중견수는 외야 수비의 핵심이다. 외야수 가운데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커버하고, 각종 타구 처리시 우선권을 갖는 자리가 중견수다. 지난해 가을야구에 진출한 5개 팀 중견수들의 면면(최지훈, 박해민, 이정후, 배정대, 소크라테스)만 봐도 중견수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반면 롯데에서 지난 2년간 중견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반 시즌 만에 퇴출당한 DJ 피터스였다. 

중견수가 약하니 외야 수비가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2022시즌 롯데 외야진의 타구처리율은 37.4%로 10개 팀 중에 유일하게 40% 미만이었다(리그 평균 42.0%). 외야수 RF9(자살+보살/9이닝)도 1.89로 전체 꼴찌였다. 

2022년 사직야구장 리모델링으로 외야수비 중요성이 더 커졌음에도 롯데 외야수들의 수비력엔 큰 발전이 없었다. 부실한 외야수비는 투수들에게도 해를 끼쳤다. 롯데 투수진은 10개팀 중에 홈경기에서 가장 적은 홈런을 허용했지만, 홈 평균자책은 4.47로 한화 다음으로 나빴다. 외야 수비 때문이다. 

최근 2년간 롯데 중견수 수비지표, 같은 기간 리그 중견수 평균 기록(통계=스탯티즈)

2023시즌에는 달라질까. 일단 기존 외야수 중에 전준우는 좌익수보다 1루수나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날이 늘 것으로 보인다. 잭 렉스는 중견수 수비지표가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롯데는 가능하면 렉스를 중견수보다는 코너 외야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렉스의 장점인 타격 능력을 살리고, 체력을 관리하는 차원”이라 밝혔다.

후반기 급성장한 고승민은 주포지션인 우익수로 나설 전망이다. 고교 시절 2루수였던 고승민은 프로에 와서 외야수로 전향해 아직 외야 수비 경험이 부족하다. 수비보다는 타격에서 기대할 게 더 많은 선수다. 중견수를 맡기기는 무리다. 

두산 외야수 안권수(사진=스포츠춘추 DB)

좌익수 렉스, 우익수 고승민을 상수로 보면 중견수 자리는 기존 황성빈, 김재유와 새로 가세한 안권수의 3파전이 예상된다. 황성빈은 최근 2년간 롯데 국내 선수 가운데 중견수로 최다이닝(388.2이닝)을 소화했다. 타구처리율 지표는 38.4%로 그리 뛰어나진 않았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외야 수비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무릎 부상 여파로 2022시즌을 날린 김재유도 다크호스다. 김재유는 2021시즌 부상으로 시즌아웃되기 전까지 87경기 타율 0.287에 출루율 0.340으로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최근 2년 중견수 타구처리율도 46.9%로 롯데 외야수 가운데 가장 좋았고 RF9도 2.41로 준수했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맞이할 새로운 시즌, 2021시즌 수준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다시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에서 방출된 뒤 롯데에 합류한 안권수도 주목해야 한다. 롯데 관계자는 안권수에 관해 “두산에선 중견수보다 우익수 출전이 많았지만, 충분히 중견수 역할을 해낼 선수”라고 밝혔다. 최근 2년간 넓은 잠실야구장에서 중견수 타구처리율 43.9%를 기록한 안권수의 활약에 따라 롯데 외야수비도 몰라보게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