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축구발 병역 면탈 의혹에 KBO도 긴장? 구단 자체 조사 분위기 형성 [춘추 이슈]

-프로스포츠계, 병역 브로커 뇌전증 허위 진단 통한 병역 면탈 의혹 휩싸여 -남자배구 조재성 선수는 병역 면탈 의혹 인정, 프로축구계로도 수사 확장 -과거 대규모 병역 비리 겪은 KBO도 긴장하는 분위기 "아직 의혹 사례 얘기는 없다." -KBO리그 구단들도 자체 조사 분위기 형성, 비시즌 고려해 향후 상황 지켜봐야

2022-12-29     김근한 기자
KBO 전경(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프로스포츠계가 전방위적인 병역 면탈 의혹에 휩싸였다. 프로배구와 프로축구 일부 선수가 뇌전증(간질 증상) 진단 수법을 통한 병역 면탈이 시도됐단 의혹이 나온 가운데 프로야구계도 혹여나 모를 병역 면탈 의혹 제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이 ‘병역 면탈 합동수사팀’을 꾸려 뇌전증 진단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도운 병역 브로커 수사에 나섰다. 

직업군인 출신으로 피의자로 수사를 받는 A 씨는 서울 강남구에 병역 문제 관련 사무소를 차려 면제 방법을 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은 뇌전증을 호소해 병역 면제나 사회복무요원으로 낮은 병역 판정 등급을 받는 방식이었다. 현재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병역 면탈 의심자는 수십 명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배구에선 OK금융그룹 소속 조재성이 병역 면탈 의혹에 연루됐다. 조재성은 개인 SNS를 통해 병역 면탈 의혹을 인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광범위한 규모의 병역 면탈 의심자 가운데는 배구뿐만 아니라 프로축구 선수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병역 면탈 의혹과 관련해 전 구단 전수 조사를 지시했다. 

KBO도 혹여나 튈지 모르는 병역 면탈 의혹 불똥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 KBO가 이번 병역 면탈 사건과 관련해 특정 선수가 의혹을 받는 사례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KBO 관계자는 12월 29일 “이번 병역 면탈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거나 클린베이스볼센터로 신고가 들어온 내용은 아직 없다”라고 밝혔다. 

아직 KBO리그 소속 선수의 병역 면탈 의혹 제기가 나오지 않았기에 KBO의 전수 조사 지시는 내려지지 않았다. 다만, KBO리그 구단들도 자체적으로 사건과 관련한 조사에 나선 분위기다. 

A 구단 관계자는 “최근 타 프로스포츠 병역 면탈 의혹이 밝혀진 뒤 구단들끼리 자체적으로 관련 조사를 하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아직까지 우리 구단에서 특별하게 나온 얘기는 없는 것으로 들었다. 물론 비시즌이라 모든 선수에게 전달하고 얘길 듣는 건 한계가 있긴 하다. 앞으로 계속 상황을 지켜봐야 할 듯싶다”라고 귀띔했다. 

KBO는 과거 대규모 병역 비리 파문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2004년 50여 명이 넘는 선수들이 사구체신염 판정을 통한 병역 비리에 연루돼 큰 지탄을 받았다. 혹여나 KBO리그 소속 선수가 이번 병역 면탈 사건에 연루된다면 그 파급력은 가늠하기 힘들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최근 야구계에선 대체복무요원보다 오히려 현역 입대가 복무 기간이나 몸을 만드는 환경을 고려하면 더 낫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구단들도 어린 선수들을 빨리 현역으로 복무하게 하려는 추세다. 개인적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KBO리그 선수가 연루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래도 만약에 향후 프로야구계까지 연루된다면 엄청난 국민적인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 KBO와 구단들의 사전 예방과 발 빠른 대처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