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의 반문 “한국 선수들은 일과 삶의 균형이 맞나요?” [춘추 in 제주]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 출신 수비수 티모 레츠셰흐트, 2023시즌 광주 FC 후방 책임진다 -“한국이 유럽보다 새 시즌 준비 기간이 길다” -“시즌 개막 후 광주 시내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싶다” -“축구를 아무리 사랑해도 일은 일! 축구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취미가 있으면 좋다”
[스포츠춘추=서귀포]
“한국 선수들은 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삶에 축구뿐인 선수가 많은 듯하다.”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 출신 수비수 티모 레츠셰흐트(29·광주 FC)의 말이다.
티모는 2023시즌을 앞두고 광주 FC 유니폼을 입었다. 티모는 2023시즌 대비 동계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K리그1 데뷔를 앞두고 있다.
티모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명문 AFC 아약스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FC 흐로닝언, 로다 JC, FC 위트레흐트(이상 네덜란드), US 사수올로 칼초(이탈리아), 함부르크 SV(독일), 륑뷔 BK(덴마크) 등에서 활약했다. 티모가 아시아에서 생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티모는 유럽과 한국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는 중이다. 티모는 “유럽에선 한 시즌 준비가 길어야 한 달”이라며 “한국은 두 달 이상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유럽보다 훈련 강도도 높다. 아직 광주 시내를 돌아보지 못했다. 시즌 개막 후 광주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티모가 유럽과 한국의 문화 차이로 꼽은 건 또 있다. 휴식 문화다. 한국 선수들은 온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는 게 티모의 생각이다.
“쉴 땐 확실히 쉬어야 한다. 그래야 일과 삶의 균형이 맞는다. 축구를 아무리 사랑해도 프로선수에겐 일 아닌가. 유럽에선 휴식일에 골프를 즐기는 이가 많았다. 한국엔 잠을 자거나 보강 운동을 하는 선수가 많은 듯하다. 산책이나 독서, 그림 그리기 등 축구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취미가 있으면 좋다. 재충전의 시간이 있어야 긴 시간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티모의 얘기다.
한국의 모든 선수가 축구에만 몰두하는 건 아니다. 특히나 티모가 경험한 한국 생활은 동계훈련이 전부다.
K리그 동계훈련은 이르면 12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진행한다. 티모의 말처럼 두 달 이상의 훈련이다. 각 팀은 이 기간 시즌을 온전히 소화할 체력을 만들고 전술 훈련에 매진한다. 훈련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시기다.
한 K리그 관계자는 “시즌 중엔 훈련장을 출·퇴근하는 시스템”이라며 “훈련이 끝나면 보강 운동을 하든 취미를 즐기든 선수의 자유”라고 말했다.
이어 “휴식일도 마찬가지다. K리거 가운데서도 골프를 즐기는 이가 많다. 축구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즐기기도 한다. 다만 동계훈련은 다르다. 한 시즌 성패를 좌우할 시기다. 합숙과 강도 높은 훈련이 필수다. 취미를 즐길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선수들이 공통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 휴식이 운동만큼 중요하다는 것. 보양식을 챙겨 먹는 것을 넘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를 찾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K리그에서도 휴식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