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 SSG 맥카티 “KBO리그, 내겐 꿈의 무대” [춘추 인터뷰]

ㅣSSG 외국인 좌완 맥카티가 20이닝 연속 ‘0의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런 맥카티에게 기록과 팀, KBO리그에 대해 물어봤다.

2023-04-23     김종원 기자
SSG 외국인 투수 맥카티(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스포츠춘추=인천]

‘0의 행진’을 이어가는 투수가 SSG 랜더스에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KBO리그에 합류한 외국인 좌완 커크 맥카티 얘기다.

“(부진했던) KIA 타이거즈전 때와 지금이 달라진 게 있을까. 없다. 아무래도 처음이니까 약간 긴장했던 거 아닐까 싶다. 맥카티는 공격적인 투구가 매력이다.” 4월 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만난 SSG 김원형 감독이 맥카티를 칭찬했다.

말 그대로 ‘첫 단추’만 잘못 꿴 맥카티였다. 2일 데뷔전에선 KIA 타선 상대로 쓴맛을 봤다. 3.1이닝 동안 10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8실점으로 부진했다.

맥카티가 반전을 보여준 건 그 뒤다. 9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22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3경기를 비자책으로 막아낸 것. KIA전 부진을 빼면, 20이닝을 던져 5피안타(1피홈런) 6볼넷 16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맹활약 중이다.

23일 경기 전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난 맥카티는 연속 비자책 기록과 팀 동료, 그리고 KBO리그에 대한 생각 등을 전했다.

투수는 점수를 안 내주는 게 중요…비자책 기록 계속 이어가고 싶어

SSG 외국인 투수 맥카티는 20이닝 연속 비자책 기록 중이다(사진=SSG)

시즌 첫 등판 뒤론 줄곧 맹활약 중이다. 뭔가 달라진 게 있나.

글쎄. 첫 경기를 떠올리면, 경기장에 마치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안타를 내줬다(웃음). 그 뒤 등판에선 잘 맞은 타구들이 신기하게 야수 정면으로 갔다. 야구에선 정해진 답이 없다. 첫 경기는 운이 안 따라줬다. 

20이닝 연속 비자책 기록 중이다.

투수는 점수를 안 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가능한 만큼 오랫동안 기록을 이어가고 싶다. 내가 점수를 주지 않을수록, 팀이 이길 가능성이 더 커질 테니 말이다.

전날 등판에서 4회 야수 수비 실책 후 피홈런이 나왔다.

러셀 상대 피홈런은 수비 실책과 전혀 상관없다. 러셀 상대로 2회 몸쪽 공과 속구를 높게 던져 재미를 봤다. 그래서 4회에도 그런 식으로 접근하다가 큰 타구를 맞았을 뿐이다. 수 싸움 영역이다.

한편, 팀 동료들이 호수비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고마움을 따로 표현했나. 

무조건이다. 특히, 전날 경기는 에레디아, 최지훈의 도움이 없었다면, 경기가 상당히 힘들어졌을 것이다. 나는 항상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한다. 한편으론 고민도 있다. 

어떤 고민인가?

고마움을 알리고 싶은데, 눈을 한 번에 못 마주치는 경우가 있지 않나. 그럴 때면 약간 머쓱해진다(웃음). 별수 없지만, 더그아웃에서 또 말하면 된다. ‘사랑한다’고 얘기하려고 한국말도 따로 배웠다(웃음).

KBO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승리에 공헌하는 투수 될 것

맥카티는 2022시즌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MLB에서 활약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최근 구단 유튜브를 통해 “한국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고 밝혔다.

마이너리그에서 단계별로 올라오면서 빅리그에서 뛸 기회가 서서히 적어졌다. 자연스럽게 해외 리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국 야구에 관심을 가진 건 2021년부터였다. KBO리그를 거의 2년 가까이 ‘꿈’처럼 생각했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나는 승리를 향한 열망이 강하다. 승부욕도 많다. 일단, 미국 마이너리그에 부정적인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웃음). 하지만, 거기선 승리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빅리그에 올라갔을 때도 내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

어떤 한계였나?

내가 중간에 나와 던지면, 기존 불펜 투수들이 휴식하곤 했다. 물론 이 역시 팀에 도움을 주는 역할이지만, 승리에 이바지한단 느낌은 없었다. 여긴 다르다. 내가 선발로 던져 팀 승리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KBO리그를 택한 이유다.

‘꿈’처럼 생각하던 KBO리그에 왔다. 이루고 싶은 게 있나.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잠 못 이룬 적이 있다. 갑자기 유튜브 알고리즘이 영상 하나를 추천했는데, SSG의 지난해 우승 하이라이트 영상이었다. 어쩌다가 본 영상을 새벽 내내 봤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반드시 경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