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네 씨X” 욕설 갑질이 일상인 네이버, ‘뉴스 재배치 폭로’ 이후 5년 만의 보복 [춘추 현장]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 2022년 11월 11일 스포츠 탐사보도 전문매체 ‘스포츠춘추’에 ‘뉴스제휴 계약해지’ 통보 -“스포츠춘추는 벌점은 고사하고 경고받은 적도 없어”···“취재 기반 자체 기사 생산율 무려 99.9%” ·“‘재평가 대상이냐, 아니냐’를 묻자 언론사 대표에게 돌아온 답변은 ‘어이없네, 씨X’ 욕설한 네이버 모 부장” -“스포츠춘추 가처분 신청, 법원은 6개월이 넘도록 결정 미뤄”···법조계 공통 반응 “매우 이례적”

2023-04-26     이근승 기자
스포츠춘추 박동희 대표(사진=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국회]

스포츠춘추(구 엠스플뉴스)는 2022년 11월 11일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로부터 기습적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취재를 기반으로 한 자체 기사 생산율이 99.9%에 달하는 스포츠춘추는 벌점이나 경고, 광고성 기사, 어뷰징 기사가 없었던 대한민국 유일 스포츠 탐사보도 매체다. 앞의 경우는 제평위가 생긴 이래 스포츠춘추가 유일하다.

제평위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떠한 과정을 거쳐 평가점수를 매겼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4월 26일 오전 11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선 스포츠춘추 박동희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민생경제연구소 임세은(전 청와대 부대변인)·안진걸 공동소장,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김철관 회장, 이준희 수석부회장, 도형래 사무총장, 법무법인 지암 김선웅 변호사 등이 주최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스포츠춘추를 향한 제평위의 행태를 규탄하는 자리였다. 


“‘재평가 대상이냐, 아니냐’를 묻자 언론사 대표에게 돌아온 답변은 ‘어이없네, 씨X’ 욕설한 네이버 모 부장” 

네이버의 뉴스 재배치를 폭로했던 스포츠춘추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제평위가 스포츠춘추와의 계약을 기습적으로 해지한 이유를 명확히 짚었다. 

스포츠춘추는 2017년 10월 20일 네이버 스포츠 이사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네이버 스포츠면 메인에 걸린 연맹 비판 기사를 내린 ‘네이버 뉴스 재배치 사건’을 폭로한 바 있다. 이 폭로가 5년이 지난 2022년 11월 11일 제평위가 스포츠춘추와의 계약을 기습적으로 해지한 이유란 것이다. 

네이버는 스포츠춘추의 폭로로 청탁에 의한 뉴스 재배치를 인정했다. 이후 네이버 한성숙 전 대표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고 “더는 사람이 뉴스 편집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스포츠춘추 박동희 대표는 “네이버가 주도하는 제평위는 2022년 10월 12일 내게 이메일을 보내 이틀 뒤인 14일 제평위 전원회의에 참석하라고 했다”“여기엔 왜 전원회의에 참석해야 하는지, 무엇을 소명해야 하는지와 관련한 어떠한 정보나 안내도 없었다”고 말했다. 

“14일 제평위 전원회의에서 담당 변호사와의 동반 출석을 거부당했다. 회의장에 들어가기 전 네이버 측 담당자인 윤 모 부장에게 ‘1년간 재평가 대상인지 아닌지 제평위에 줄기차게 물어봤다. 단 한 번도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고, 소명 자리에서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내조차 받지 못했다. 어떻게 출석 이틀 전 통보할 수 있느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윤 모 부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이없네, 씨X’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박 대표의 얘기다. 

스포츠춘추 박동희 대표가 뉴스제휴평가위원회로부터 받은 메일. 제평위 전원회의 이틀 전 메일을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춘추는 기습적인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뒤 양대 포털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네이버 최수현 대표, 서비스운영총괄 유봉석 부사장, 미디어코웍운영 윤대섭 리더를 상대론 업무방해죄와 모욕죄로 고소한 상태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 및 고소에 관한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네이버의 막강한 권력이 법원과 경찰까지 개입된 게 아닌지 냉정하게 의심할 필요가 있다”“사법기관의 엄정한 수사로 조직적 모의의 실체와 배후, 동기를 명명백백 밝혀달라”고 했다. 제평위를 향해선 스포츠춘추 평가 자료 공개를 촉구했다.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한다”“단발성 기자회견이 아닌 법률적, 사회적 대응을 하며 네이버의 갑질 횡포에 피해를 보고 있는 언론인들을 위해 해결책을 찾아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츠춘추는 벌점은 고사하고 경고받은 적도 없어”···“취재 기반 자체 기사 생산율 무려 99.9%”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2022년 11월 11일 스포츠춘추와의 계약을 기습적으로 해지했다

4월 26일 제평위를 규탄하는 자리에 함께한 이들은 네이버가 주도하는 제평위가 조직적으로 모의하고 협력해 스포츠춘추를 뉴스제휴에서 탈락시켰다고 판단한다.

스포츠춘추 박동희 대표는 “'2017년 네이버 뉴스 재배치 보도에 대한 보복이 모의의 동기'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네이버와 네이버가 주도하는 제평위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진다면 6년 전 네이버 뉴스 재배치 폭로 때처럼 우리는 네이버의 숨겨진 또 다른 민낯과 마주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TV조선 재승인 심사 시 '고의로 점수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장, 국장, 심사위원장 등을 차례로 구속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정부를 위해 TV 조선 재승인 심사 사건을 이용한다’는 소리가 사실이 아니라면 의혹으로 가득한 스포츠춘추 재평가 심사 사건도 같은 비중으로 다뤄줘야 한다는 게 4월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제평위를 규탄한 이의 공통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