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많은 실수 거쳐 성장했다” LG 캡틴 오지환의 ‘따뜻한’ 다독임 [춘추 현장]
ㅣLG가 9월 7일 KT를 11-4로 꺾고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이날 수훈 선수로 선정된 베테랑 유격수 오지환의 얘길 들어봤다.
[스포츠춘추=수원]
“1등 팀 선수들에게 ‘실패’란 없다. (더 강해지기 위한) 과정만이 있을 뿐이다. 어제 (고)우석이와 (문)보경이가 그랬다.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캡틴’의 품격일까. LG 트윈스 내야수 오지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엔 팀 동료들을 향한 확고한 신뢰가 엿보였다.
LG가 9월 7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전을 11-4 대승으로 장식하며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전날 역전패를 딛고 일궈낸 승리이기에 더 값지다.
6번-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의 활약이 빛났다.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볼넷 1도루로 KT 마운드를 끊임없이 괴롭힌 것.
6회 초엔 상대 선발 고영표가 3구째 던진 135km/h 속구를 때려 우측 담장 밖으로 투런포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지환의 시즌 5호 홈런이었다. 참고로 이날 경기 전까지 오지환은 올 시즌 고영표 상대로 올 시즌 6타수 3안타로 강했다.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난 오지환은 “(고영표와) 맞붙을 때마다 배트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며 “오늘 6회 초 홈런 타석에선 체인지업, 커브가 날아와 볼카운트가 1-1 상황이 됐다. 뭔가 그다음엔 속구 타이밍일 듯싶었는데, 그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LG는 올 시즌 정말 ‘많이’ 뛴다. 6일 기준, 팀 도루(129개)로 리그 선두다. 2위인 두산(98)과의 격차는 무려 31개다. 그런 LG가 이날 역시 도루를 6차례 성공시키며 KT 마운드를 혼란스럽게 했다.
“개인적으론 그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LG엔 ‘과감함’이 부족하지 않았나. 정규시즌 동안 쌓인 경험이 추후 ‘단기전’ 무대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오지환의 생각이다.
한편, 이날 경기 전 오지환은 마무리 고우석과 내야수 문보경에게 따로 문자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이에 관련해 묻자, 오지환은 “일부러 그 상황을 세세히 언급하거나, 굳이 얼굴을 보면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둘에겐 ‘빨리 털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달했다”고 답했다.
이어 오지환은 후배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나 역시 많은 실수를 통해 성장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더 와닿는다. 내 경험상 스스로 잘 이겨내는 수밖에 없는데, 보경이는 오늘 활약만 보면 잘 털어낸 듯싶다.”
LG는 이날 승리로 시즌 70승 선착까지 단 한 계단을 남겨뒀다. 이에 오지환은 “승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단지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다. 너무 들뜨지 않고, 리그 선두 자릴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