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가 좋아요” 한화 문현빈, 멀티히트로 수놓은 더블헤더 [춘추 현장]

ㅣ한화가 9월 9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상대 더블헤더 1, 2차전을 모두 이겼다. 이날 한화의 더블헤더 전승엔 리드오프로 나선 2루수 문현빈의 활약이 컸다.

2023-09-09     김종원 기자
한화 내야수 문현빈(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스포츠춘추=고척]

열아홉 신인이 리드오프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어쩌면, 우리는 먼 훗날 독수리군단의 새 ‘돌격대장’ 예고편을 엿본 것일지 모른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문현빈 얘기다.

한화가 9월 9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상대 더블헤더 1, 2차전을 전승했다. 대승이면 대승(1차전 11-4)에 접전 끝 신승(2차전 3-1)까지 모든 승리엔 문현빈이 우뚝 서 있었다.

문현빈은 이날 두 경기에서 모두 1번-2루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다. 특히, 더블헤더 2차전에선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과 함께 테이블세터를 구성해 총합 9타수 4안타로 키움 마운드를 끊임없이 괴롭힌 바 있다.

경기 종료 후 한화 사령탑인 최원호 감독이 둘을 따로 언급하며 “테이블세터 둘이 자기 몫을 해주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힘줘 말한 까닭이다.

시즌 초 외야수로 기회를 받았던 문현빈이 최근엔 2루수로 줄곧 출전 중이다. 8월 중순부터 시작된 변화다. 이에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만난 문현빈은 포지션과 관련해 ‘당찬 포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개인적으론 2루 포지션이 더 편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2루로 뛸 때 자신감이 더 생긴다. 지금은 팀이 요구하는 실력에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 자리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일 자신도 있다.”

한편, 문현빈은 이날 프로에서 처음으로 더블헤더를 경험했다. 취재진이 그 소감을 묻자, 문현빈은 멋쩍게 미소 지으며 “초등학교 이후로 더블헤더는 처음이다. 어릴 때는 심지어 6이닝 경기였다. 오늘 경기에선 18이닝 연속으로 집중을 놓치지 말아야 했다. 그만큼 긴장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문현빈은 “데뷔 첫해에 많은 걸 깨닫고 있다”“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체력 관리다. 몸이 힘들면 멘탈에도 영향이 있더라. 최근 들어 부쩍 느낀다. 어제 연장 12회 승부가 끝난 뒤에도 그랬다. 그간 겪어온 아마추어 때랑 전혀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런 문현빈은 많은 선배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가고 있다. 최근엔 채은성과 오선진이 대표적이다.

“(두 선배는) 항상 내가 자신감을 잃지 않게 배려해 주신다. 특정 상황에 따른 플레이를 많이 여쭤보고 조언을 구하곤 하는데, 그런 피드백이 값지다는 걸 안다. 그렇기에 더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독수리 군단 ‘루키’가 성장하고 있다.

문현빈은 마지막으로 “남은 시즌 동안 건강한 몸 상태로 1군에서 완주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