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혁 vs 이원석’ 한화 중견수 오디션? “정해진 주전 없다” 점입가경 [춘추 이슈]
-6연승 중인 한화, 주전 선수 ‘옥석 고르기’에도 진심이다 -그중 격전지는 단연 중견수 포지션, 올 시즌 선수 7명 기용 -최근 중견수 경쟁, 선발 교체 오가며 양강 구도 ‘장진혁 vs 이원석’ -최원호 감독 “정해진 주전은 없다. 잘 치는 선수가 경기 나갈 것”
[스포츠춘추]
6연승 중인 팀이 맞을까. ‘옥석 고르기’에 한창인 한화 이글스 얘기다.
한화의 최근 라인업은 변화무쌍(變化無雙) 그 자체다. 가장 치열한 격전지는 단연 중견수 포지션이다.
한화는 올 시즌 선수 7명을 중견수로 기용했고, 수비이닝(519)을 가장 많이 소화했던 문현빈은 8월 중순부터 본연 역할인 2루수를 맡고 있다.
그 뒤 독수리 군단의 외야 중앙을 양분하고 있는 건 이원석(267.1), 장진혁(136.2) 둘이다.
“팀 내 수비 범위 으뜸” 수비와 빠른 발 앞세운 이원석
“현시점, 중견수 수비론 이원석, 장진혁, 권광민, 유로결 등 넷이 고려 대상이다. 그중에선 이원석이 수비만 놓고 보면 범위가 가장 넓다.”
최근 고척 4연전 시리즈에서 만난 한화 최원호 감독의 평가다.
이원석은 1999년생 우타 외야수로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4순위로 한화에 합류했다. 2019년에 1군 무대를 밟은 뒤론 4시즌간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69, 출루율 0.268, 장타율 0.213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엔 66경기 동안 중견수와 우익수를 오가며 좋은 수비와 빠른 발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도루 11차례 성공은 팀 내 최다 기록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원석의 강점은 역시 수비에 있다. 한화에서 올 시즌 200이닝 이상 외야 수비를 나선 건 5명(이원석, 문현빈, 이진영, 장진혁, 닉 윌리엄스)이다. 그 가운데, 타구처리율(52.6)부터 전체 주자 추가 진루 확률(29.3)까지 모두 이원석이 으뜸이다.
그런 이원석의 아킬레스건은 타격이다. 이원석은 올 시즌 전반기 121타석을 소화해 OPS(출루율+장타율)가 0.522를 기록했다. 후반기부턴 12타석(OPS 0.606) 기회에 그친 까닭이다.
한화는 9월부터 장진혁을 중견수 자리에 주로 기용 중이다. 지난 10경기에서 이원석이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건 2경기, 그 외엔 모두 장진혁이 선발로 나섰다.
다만, 사령탑은 아직 확고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은 듯싶다. 오히려 ‘주전’이란 표현을 경계했다.
“지금 시점에서 정해진 주전 자리는 없다. 잘하는 선수가 경기에 나오는 게 맞지 않나. 가령, 전날 잘 치면 다음 날 선발로 나갈 기회를 잡는 거다.”
최 감독이 밝힌 선수 기용 원칙이다.
장진혁, 타격 앞세워 9월 10경기 가운데 8경기 선발 출전
장진혁은 팀이 치른 9월 10경기에서 중견수로 8경기를 선발 출전했다. 현시점에선 가장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시작이 순탄하진 않았다. 장진혁은 올 시즌 개막 엔트리 승선에 실패했다. 4월과 5월 두 차례 1군에 콜업됐지만, 그 기대엔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전반기 기록은 31경기 동안 95타석을 소화해 타율 0.221, 출루율 0.284, 장타율 0.244다.
한화는 장진혁을 8월 5일 다시 1군에 올렸다. 다소 개선된 타격(후반기 71타석 OPS 0.622)을 보여주고 있지만, 큰 발전으로 보긴 어렵다.
하지만, 현재 한화 중견수 가용 자원에서 최선의 선택임은 틀림없다. 최원호 감독의 후반기 선발 기용 원칙이 ‘타격’이기 때문.
그런 장진혁의 팀 내 평가는 어떨까. 최 감독은 “수비 범위가 이원석에 비해 엄청 부족한 건 아니”라며 “이원석이 범위가 넓고, 타구 판단이나 캐치 능력이 좋다. 다만, 장진혁은 주력이나 컨택이 최근 좋았기에 선발로 나섰다”고 했다.
장진혁은 9월 둘째 주 7경기를 소화하며 SSG 랜더스, 키움 히어로즈를 만나 21타수 6안타(0.286)에 2루타 두 차례로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멀티히트도 두 번이나 기록했다.
방심은 이르다. 상황은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다. 지난 고척 4연전 가운데, 더그아웃에서 만난 최 감독은 취재진이 장진혁, 이원석의 이름만 꺼내자 권광민과 유로결을 따로 언급하며 강조하기도 했다.
장진혁의 타격이 큰 변별력을 갖춘 건 아니기에 한화 중견수 오디션은 여전히 ‘무주공산’에 가깝다. 수비에 강점을 둔 이원석 역시 마찬가지다. 좀 더 차별화된 선수가 필요하다.
11일 기준, 한화의 정규시즌은 이제 26경기가 남았다. 중견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향후 한화의 ‘라인업 꾸리기’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