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경계해야” SSG 송영진, 이보다 더 다부진 ‘루키’ 없습니다 [춘추 피플]
-SSG 신인 우완 송영진, 올 시즌 선발과 불펜 오가며 1군 활약 중 -지난 4월 5경기(3선발) 18.2이닝 2승 0패 평균자책 1.93 맹활약 -“4월 뒤 부진, 체력 문제 때문…지나간 것에 미련 두지 않고 나아갈 것” -“늘 욕심을 경계하고 있다. ‘마음 비운 채로 던져야’ 올 시즌 배운 교훈”
[스포츠춘추]
돌고 돌아 다시 송영진이다. SSG 랜더스 신인 우완 송영진이 또 한 번 선발 등판 중책을 맡는다.
SSG는 9월 27일 인천에서 펼쳐질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를 앞뒀다. 송영진은 그 가운데 한 경기를 선발로 등판해 마운드를 책임질 전망이다.
최근 취재진을 만난 SSG 사령탑 김원형 감독은 송영진의 21일 등판(인천 LG 트윈스전 2이닝 2실점)을 두고 “1회에 홈런을 맞아 점수를 내준 것 이외엔 잘 던졌다. 상대 타자들이 정타를 때리지 못하니까 먹힌 타구가 많이 나왔다”고 칭찬한 바 있다.
4월 활약 떠올린 송영진 “아쉬움 없어…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송영진은 2004년생으로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해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5순위로 SSG에 합류했다. 신인이지만,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곧바로 포함돼 꿈만 같은 ‘4월’을 보냈다.
SSG는 개막 초 에이스 김광현의 어깨 부상으로 선발진 공백이 생겼다. 그 대안으로 낙점된 게 바로 송영진이었다. 송영진은 4월 한 달간 5경기(3선발) 18.2이닝을 던져 2승 0패 피안타율 0.129, 평균자책 1.93 맹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송영진은 그 뒤로 부진을 거듭했다. 5월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0.2이닝 평균자책 11.81로 부침을 겪은 것.
“시즌 초부터 정말 값진 경험을 했다. 4월에 좋은 투구를 보였는데, 프로 무대가 처음이다 보니 체력적인 여파가 있었다. 페이스가 점차 떨어지긴 했어도 속상한 마음은 없다. 오히려 이를 통해 많이 배우자고 마음먹었다.”
지난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송영진의 기억이다.
SSG는 신인 송영진을 올 시즌 3차례 1군 엔트리에서 내려 재조정 및 휴식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에 송영진은 “5월 25일(인천 LG 트윈스전 2이닝 6실점) 이후로 2군에 내려간 적이 있다. 제구에서 문제가 있었는데, 그걸 보완하려고 2군에서 많이 노력했다”고 밝혔다.
신인이 곧장 1군에서 선발 투수 기회를 잡는 건 흔치 않다. 송영진의 4월이 더 빛나는 까닭이다. 다만, 송영진은 그런 선발 자릴 부진으로 내려놔야 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가 질문하자, 송영진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 후엔 다음과 말했다.
“지나간 것에 미련은 없다. 나는 이제 프로 1년차다. 대체 선발 기회를 받았던 것만 해도 충분히 값졌고, 나름 꽤 좋은 모습도 팬들께 보여드린 듯싶다. 2군에 내려갔을 땐 나 스스로에 실망하고 싶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고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만 했다.”
‘루키’ 송영진은 프로 첫해를 결코 어영부영 보내지 않았다
한편, 송영진은 올 시즌 다채로운 구종 레파토리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 가운데, 가장 자신 있는 구종 역시 단연 속구다.
송영진의 속구는 이른바 ‘자연 커터’성 움직임을 지녔다. 때로는 컷패스트볼처럼, 또 어떤 때는 싱커처럼 공이 자연스럽게 휘기 때문. 이에 송영진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속구는 고교 시절 때부터 움직임이 종잡기 어려웠다. 컷패스트볼이나 싱커를 따로 의식하고 던진 건 아니다. 프로에서는 커터성 속구,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던지고 있다.”
프로 무대를 갓 밟은 송영진은 1군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하지만, 속구 구위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었다. 바로 속구를 뒷받침해 줄 변화구의 필요성이었다.
이를 두고 송영진은 “속구만 던져서 타자를 제압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속구 구위를 계속 신경 쓰면서도 커브나 슬라이더를 발전시키고 싶었다”며 “그 결과로 커브는 이전보다 스피드를 줄이고 각을 크게 하는 방향성을 택했다. 슬라이더의 경우, 각을 줄이고 스피드를 130km/h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키’ 송영진은 프로 첫해를 어영부영 보내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더 단단해지고 있다. 이를 도와준 선배가 바로 김광현이다. 송영진은 “(김)광현 선배 조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송영진은 “광현 선배가 ‘잘 던지려고 너무 의식하지 않았으면 한다. 네 나이 때는 경험이 쌓이고 쌓여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또 2군에선 김동호 코치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계속 신경을 써주셔서 기죽지 않고 더 힘을 내고 있다”고 했다.
KBO리그 정규 시즌 끝이 다가올수록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5위권 경쟁 한복판에 있는 SSG 역시 하루하루가 혈전의 연속이다.
그런 SSG가 오는 27일 홈 인천 더블헤더 일정 가운데 송영진을 중용하고자 한다. 이날 송영진은 시즌 8번째 선발 등판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팀이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간 배운 교훈들이 있다. 때때로 욕심을 좀 내려놓을 필요가 있더라. 마음을 비운 채로 후련하게 던져야 좋은 결과가 뒤따른다. 그런 자세로 임하겠다.” 송영진의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