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분위기 살린’ 서호철의 만루포, ‘두산 분위기 잠재운’ 류진욱의 2이닝 불꽃투 [WC1]

[스포츠춘추=창원]

다운됐던 분위기를 서호철의 홈런포가 다시 살렸고, 살아나려는 두산의 분위기를 류진욱의 불꽃 강속구가 잠재웠다.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와일드카드 1차전 경기에서 NC가 서호철의 6타점 맹타와 류진욱의 2이닝 역투에 힘입어 두산에 14대 9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NC는 선발 태너 털리가 3회까지 매이닝 1점씩 허용하며 0대 3으로 끌려갔다. 타선도 두산 선발 곽빈에게 3회까지 1안타 무득점에 그쳐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 여기서 서호철의 한 방이 분위기를 바꿨다. 서호철은 2사 만루 찬스에서 곽빈의 몸쪽 속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만루포로 연결했다. 서호철은 6대 5로 앞선 7회에도 만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날려 역대 와일드카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새로 썼다.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서호철은 만루홈런 상황에 대해 “첫 타석에 곽빈이 계속 몸쪽을 던졌는데, 오늘은 계속 파울도 나오고 내 컨디션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원래 몸쪽을 좋아하기도 했다”며 “두 번째 타석에서는 빠른 볼만 생각하고, 몸쪽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려고 했다. 들어와서 과감히 돌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만루홈런을 친 뒤 느낀 감정에 대해선 “나도 사실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지만 타구가 이렇게 날아가는 걸 보고 홈런이라고 직감했다. 더그아웃에서 코치님, 감독님, 선수, 직원들이 다들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이 좋아했다. 거기에 내가 역전 만루포라는 큰 역할을 해서 더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날 NC 승리엔 류진욱의 호투도 빼놓을 수 없다. NC가 6대 5로 앞선 가운데 6회초 두산 공격. 2사 주자 2루에 타석엔 양의지가 있어 자칫 다시 동점을 내줄 수 있는 위기였다. 여기서 등판한 류진욱은 강력한 구위로 양의지를 아웃시켜 위기를 넘겼고, 7회에도 실점 없이 두산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 사이 NC 타선은 7회말 2점을 달아나더니, 8회에는 대거 6점을 뽑아내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두산 타선을 잠재운 류진욱의 역투가 NC의 후반 타선 폭발로 이어진 셈. 

8회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류진욱을 향해 1루쪽 NC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내고, 류진욱의 이름을 연호했다. 당시 소감에 대해 류진욱은 “가슴이 너무 뜨거워지더라. TV로 보던  일을 내가 겪으니까 야구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 전 “가능한 볼넷을 주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는 류진욱은 “힘들게 역전한 뒤에 다시 동점을 내주고 우리가 리드를 잡은 상황이었다. 만약 2차전으로 넘어가면 쫓기고 불리할 것 같아서, 점수를 더는 주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을 즐기려고 했다. 즐기려고 하니 몸이 무겁지 않았다”는 류진욱은 “우리 선수단이 3경기 더하려고 오늘 이겼다 생각하지 않는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시작했기 때문에, 더 오래 야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