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 두산 이승엽 감독 “보완점 많다. 내년 시즌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 [WC1]
ㅣ두산의 가을이 끝났다. 10월 1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의 얘길 들어봤다.
[스포츠춘추=창원]
‘업셋’은 없었다. 가을엔 늘 상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던 두산 베어스가 이번만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벽을 넘지 못한 것.
두산은 10월 19일 창원NC파크에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 상대로 9대 14로 패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두산 이승엽 감독은 “1년이란 시간이 너무나도 훅 지나갔다”며 시원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다음은 이승엽 두산 감독과의 일문일답.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마친 소감을 듣고 싶다.
감독으로 부임한 지 벌써 1년이나 흘렀다. 우리 선수들 덕분에 가을야구까지 할 수 있었다. 1년 전 처음으로 설정한 목표가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그 목표를 이뤘기에 1차적으론 성공이다. 하지만, 단 한 경기만에 가을야구가 끝나 아쉬운 마음이 더 크다.
경기 초반 타선에서 기회를 많이 만들었지만, 달아나는 점수가 좀처럼 나오질 않았다.
2회 초 조수행 타석이 많이 생각이 난다. 1사 3루 상황에서 잘 때려 유격수 강습 타구를 만들었는데, 때마침 NC 김주원이 잘 잡아내더라. 그때 한 점 더 달아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3회까지 좋았던 곽빈이 4회 말 들어 갑자기 무너졌다.
힘이 떨어졌다고 보진 않는다. 너무 잘 던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제구 쪽에서 불안해지면서 실투가 나와 위기로 이어졌다. 시즌 중에도 이렇게 2아웃 이후에도 볼이 좀 많아지는 경향이 한 번씩 있었다.
최승용은 구원 등판해 1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갔다.
길게 끌고 갈 생각은 없었다. 당초 투수코치와 함께 상의한 계획은 최승용이 짧게 이닝을 가져가는 것이었다.
올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중점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나.
타선에서 약점이 많았다. 득점권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팀 타율에서 리그 하위권이었다. 그러다 보니 투수들이 시즌 내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오늘 경기에서도 투수들이 지친 게 보였다. 한 시즌 동안 중압감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에는 어떻게 하면 타선을 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 등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듯싶다.
필승조들이 올 시즌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정철원, 김명신 둘이 투구 이닝이 많았다. 가장 믿음직스러웠기에 이닝 소화가 많았다. 내년엔 두 선수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다른 필승조들을 발굴해 불펜진 과부하를 방지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올 시즌 가장 보람찬 수확이 있다면?
최승용, 김동주 둘로 대표되는 유망주 투수들의 성장이다. 특히 둘은 내년이 더 기대된다. 젊은 야수들은 비교적 성장이 부족했는데, 올가을부터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타선에서도 새로운 즉시 전력 자원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 한해를 돌이켜보면?
무엇보다, 선수들과 1년 동안 함께 하면서 큰 사고 없이 완주했다. 항상 웃으면서 선수들을 대하려고 노력했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이 항상 즐겁게 야구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야구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가 하지 않나. 가능한 한 선수가 경기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한 해 동안 노력했다. 선수들이 힘들 때 찾아와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다.
내년을 향한 포부가 궁금하다.
올해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한편으론 내년에 대한 기대도 있다. 이번 가을, 그리고 비시즌 동안 부족한 걸 잘 메꿔 내년에는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