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스태프 윤곽 드러나는 ‘김태형호’ 롯데, FA 선물도 주어질까 [춘추 이슈분석]

* 롯데 지휘봉 잡은 김태형 감독, 코치진 개각부터 착수 * 대표의사와 논의해 기존 코치 8명과 결별, 과거 인연 있는 코치 영입 예정 * 배영수 퓨처스 감독 역할에 관심, 롯데 파악할 때까지 안내와 조언할 듯 * FA 선물 주어질지 관심…샐러리캡, 내부 FA 협상이 변수

2023-10-23     배지헌 기자
김태형 감독, 맨 오른쪽이 고영민 코치(사진=두산)

 

[스포츠춘추]

‘김태형호’ 롯데 자이언츠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기존 코칭스태프가 대거 떠나고 김태형 감독과 인연이 있는 코치들이 새롭게 합류할 예정이다. 시즌 뒤 스토브리그에서 외부 FA(프리에이전트) 영입이란 취임 선물이 주어질지도 주목된다.

롯데는 10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종운 감독대행, 박흥식, 전준호, 최경철, 장태수, 정호진, 김동한, 라이언 롱 코치 총 8명과 내년 시즌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롯데는 20일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계약기간 3년에 총액 24억(계약금 6억 연봉 6억)의 특급 대우다.

김주찬 코치(사진=두산)

 

고영민, 김주찬 등 두산 시절 코치진 합류 전망…일부 코치는 정중히 고사해

김 감독은 부임 직후 코치진 개각에 착수했다. 우선 기존 코치진 가운데 계속 함께 갈 사람을 추리는 작업부터 했다. 단장직이 공석인 가운데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김태형 감독과 이강훈 대표가 의논해서 코치 인선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그 결과 베테랑 코치는 대부분 재계약이 불발되고, 시즌 중 2군으로 내려갔던 김평호 코치와 배영수 퓨처스 감독은 살아남았다.

김 감독은 20일과 21일 타 구단 소속 코치들과 연락을 취하면서 롯데 합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사령탑 시절 호흡을 맞춘 코치 일부가 합류할 전망이다. 구단 안팎에선 고영민, 김주찬 코치의 합류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고영민 코치는 2019년부터 두산 코치진에 합류해 올해까지 1군 작전, 수비, 주루를 담당했다. 롯데 출신인 김주찬 코치는 2021년 김 감독의 부름을 받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수비, 주루, 작전, 타격 등 여러 파트를 맡았다.

한편 일부 코치는 현재의 역할에 만족한다는 이유로 이적 제안을 정중히 고사했다. 감독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는 모 코치도 고심 끝에 잔류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야구 관계자는 “현재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팀에도 김 감독의 제안을 받은 코치가 있다. 역시 과거 김 감독과 함께한 인연이 있는 코치로,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에 합류할 것”이라 전했다. 그 외 타격, 배터리 파트 담당 코치가 추가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우승 확정 뒤 김태형 감독에게 안기려고 달려가는 배영수(사진=두산)

시즌중 퓨처스로 내려간 배영수 2군 감독의 역할도 눈길을 끈다. 배 감독 본인은 퓨처스 감독 역할에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 감독의 뜻에 따라 1군에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롯데가 처음인 김 감독은 구성원 가운데 인연이 깊은 배 감독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듣고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코치진 개편 과정에서도 배 감독의 평가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추후 김 감독이 롯데 선수단과 조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모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코치진 조정에 대해 “새 감독님이 오셨으니 그만큼 힘을 실어 드리는 과정이다. 김태형 감독님의 야구관과 철학에 맞는 코치 인선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25일 마무리훈련 선수단 상견례 전까지는 코치진 인선이 상당 부분 마무리될 전망이다. 

2024 FA 시장에서 최대어가 될 가능성이 큰 롯데 내야수 안치홍(사진 왼쪽)과 두산 내야수 양석환(사진 오른쪽)(사진=롯데, 두산)

 

원래 기조는 집토끼 단속, 신임 감독 FA 선물세트 주어질까

한편 거물급 감독의 부임을 맞아 ‘외부 FA 영입’ 선물세트를 줄지도 주목된다. 이번 김태형 감독 영입엔 롯데 그룹 최고위층의 의지가 반영됐다. 구단에서도 김 감독을 최우선 후보로 추천했지만, 그룹 역시 김 감독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도 취임 소감으로 “김태형이라는 감독을 선택해 주신 롯데 팬분들과 신동빈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는 말로 롯데 VIP의 지지를 시사했다.

최고위층에서 팀의 우승을 목표로 모셔온 감독인 만큼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른바 FA 선물 가능성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나온다. 애초 롯데는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FA 잔류’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었다. 안치홍, 전준우 등 계약기간이 끝난 베테랑의 잔류가 최우선이었다. 그러나 새 감독의 부임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물론 두산 시절엔 없으면 없는 대로 성적을 냈던 김 감독이지만, 롯데라는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첫해 성공적인 결과를 내려면 전력 보강이 필요할 수 있다.

만약 외부 영입을 한다면 마운드 보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야수 FA는 돈을 주고 영입할 가치가 있는 선수가 양석환 하나뿐이고, 1루가 주포지션이라 기존 자원과 중복된다. 1루수가 필요하면 새 외국인 타자로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보다는 롯데의 약점인 불펜 보강이 시급해 보인다. 마침 올겨울 시장엔 롯데의 약점인 좌완 불펜과 우완 강속구 불펜투수가 나올 예정이다. 이 중에는 김 감독과 인연이 있는 선수들도 있다.

다만 롯데의 내년 샐러리캡이 전에 비해 빡빡해졌다는 게 변수다. 이미 지난겨울 200억 가까운 돈을 쏟아부은 롯데가 만약 이번에 또 거액을 투자하면, 그간 적정선에서 관리해온 샐러리캡이 한계에 도달한다. 자칫 올겨울, 그리고 내년 겨울에 집토끼를 잡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롯데는 과거 이상한 협상으로 집토끼를 놓치거나, 집토끼를 놓친 뒤 ‘패닉바이’로 엉뚱한 데 돈을 써서 페이롤 관리를 엉망으로 했던 구단이다. 조시 린드블럼의 두산 이적 과정에선 부정직한 일처리로 ‘진정성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구단’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롯데는 현재 단장 대행 없이 이강훈 대표가 각종 사안을 진두지휘하는 중이다. 김태형 감독 취임식 때도 이강훈 대표가 직접 나와서 유니폼을 전달하는 등 기존 단장 역할을 대신할 예정이다. 2차 드래프트, 외국인 교체, FA 계약 등 중요한 이벤트를 여럿 앞둔 만큼 원만한 업무 처리를 위해서라도 신임 단장 선임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구단 안팎에선 내부 인사 승격설과 부산 출신 야구인의 롯데 복귀설 등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