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 3안타+김형준 홈런’ NC의 신구조화, 시리즈 2승 선점 이끌었다 [준PO2]
ㅣNC가 SSG를 잡아내고 준플레이오프 2승을 선점했다. 이날 경기 후 타선에서 맹활약한 포수 김형준, 외야수 박건우의 얘길 들어봤다.
[스포츠춘추=인천]
“모든 경기엔 ‘미친’ 선수가 늘 나오는데, 오늘은 그게 바로 나였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가 미소 지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10월 23일 인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7대 3 대승을 거둔 NC는 박건우의 3안타 2타점 활약에 힘입어 시리즈 2승을 먼저 확보했다.
단, 준플레이오프 2차전의 주인공은 박건우 한 명만이 아니었다. 올해 포스트시즌 내내 NC의 주포를 맡고 있는 포수 김형준이 또 하나의 주역이었다. 김형준은 이날 1홈런 1타점 2볼넷으로 NC 승리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로써, 지난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만 3홈런째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형준은 “앞 타석에서 번트 실패로 마음이 계속 불편했다”며 “그래도 중요한 순간에 터진 홈런으로 만회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형준은 8회 초 SSG 우완 문승원이 8구째 던진 체인지업을 때려 담장을 넘겼다. 이를 두고 취재진이 ‘노림수였는지’ 묻자, 김형준은 “2스트라이크-3볼 풀카운트 상황이라서 속구든 변화구든 비슷한 궤적이면 무조건 치려고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 모르겠다. 그냥 배트를 휘둘렀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김형준은 “항저우 대표팀 때만 해도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이었는데, 돌아와서 코치님들과 바로잡는 시간을 보냈다. 그 결과, 시즌 막판부터 괜찮아졌다. 특히 중요한 가을에 홈런을 3개나 친 게 기쁘다”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항저우에서의 값진 경험이 가을야구에도 도움이 됐다”는 김형준은 “지금 포스트시즌 또한 떨리긴 하지만, 국제대회에서 느꼈던 긴장감을 생각하면, 그보다는 덜한 듯싶다”고 말했다.
박건우도 그런 후배를 보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 도중 취재진이 바로 옆에 있는 김형준에 대해 질문하자, 박건우는 다음과 같이 칭찬했다.
“이렇게 어린 선수가 큰 무대를 즐기고 있다는 게 참 대단하다. 오늘 8회 초 홈런을 보면서 속으로 ‘클래스가 남다르다’고 생각했을 정도다. 과거 (양)의지 형이 (김)형준이를 향해 ‘자신의 뒤를 이을 선수’라고 칭찬한 기억이 난다.”
시즌 막판 잔부상에 시달린 박건우는 여전히 허리와 무릎 부상으로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취재진이 이와 관련해 묻자, 박건우는 “주사를 맞고 경기를 뛰고 있다. 중요한 순간인 만큼, 내가 빠져선 안 된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상 중에도 박건우는 시리즈 내내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펼치며 공·수·주에서 빛나고 있다. 이에 박건우는 “전 소속팀 두산에선 막내 입장에서 경기를 뛰었다, 이젠 형들한테 어리광 부릴 때는 지났다. 고참으로 뛰면서 책임감이 더 생겼다”고 했다.
한편, 시즌 개막 전 NC를 향한 ‘약체’ 평가에 “팀 전체가 큰 자극을 받았다”고 언급한 박건우는 “지금 여기(준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오면서 선수들끼리 칭찬도 많이 해주고 독려하는 분위기다. 우리는 잃은 게 없다. 중압감을 느끼기보단 즐기면서 주장인 (손)아섭이 형만 믿고 계속 나아가겠다”며 남은 시리즈를 향한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김형준은 “선배들이 잘 이끌어 주셔서 어린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자신 있게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그런 형들의 모습을 믿고 계속 따라가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