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확정’ 동기부여 없다? 나상호에겐 ‘K리그1 득점왕+아시안컵’이 남았다 [이근승의 킥앤러시]

-나상호, 10월 22일 강원 FC전에서 11경기 침묵 깼다 -6월 이후 대표팀과 멀어진 나상호 “소속팀에서 저조한 경기력 보인 게 사실” -“아시안컵은 한 번도 출전해 본 적 없는 대회” -“득점왕 욕심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타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2023-10-24     이근승 기자
나상호(사진=FC 서울)

[스포츠춘추]

10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강원 FC의 경기. 서울 공격수 나상호가 절묘한 프리킥으로 강원 골망을 갈랐다. 나상호가 득점포를 가동한 건 7월 12일 수원 FC전 이후 12경기 만이다. 

나상호는 득점 후 팬들을 향해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선 고개를 숙였다. 오랜 골 침묵으로 팀을 파이널 A로 이끌지 못한 미안함의 표시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맞이했던 2023시즌, 초반 페이스는 아주 좋았지만...

나상호(사진=FC 서울)

나상호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굳건한 신뢰를 등에 업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섰다. 나상호는 본선 조별리그 3경기 중 2경기에 나서며 한국의 16강 진출에 이바지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나상호에게 큰 울림을 줬다. 나상호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마친 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을 벌였다”면서 “월드컵이란 무대에서도 내 강점을 살릴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부족한 게 한둘 아니란 것도 확인했다. 내 포지션은 공격수다. 월드컵에서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장점은 살리고 부족한 점은 메워가겠다. 지금보다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나상호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남겼던 말이다.  

나상호는 2023시즌 준비를 철저히 했다. 

“동계 훈련 때부터 피지컬 강화에 힘썼다. 경기장에서 더 큰 폭발력을 보여주고자 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마치고 유럽 축구를 챙겨본다. 축구에서 ‘자신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낀다. 자신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 나상호의 말이다. 

5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1 12라운드 FC 서울과 광주 FC의 경기. 나상호는 이날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나상호는 이 득점으로 올 시즌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나상호는 K리그1 득점 1위였다. 

나상호는 이후 8경기에서 득점이 없었다. 7월 8일 전북 현대전, 12일 수원 FC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렸지만 이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나상호는 수원 FC전 이후 또 한 번 긴 침묵에 잠겼다. 나상호가 다시 골맛을 본 건 10월 22일 강원 FC전이다. 


구단과 동료들의 굳건한 신뢰, 나상호는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

FC 서울 공격수 나상호(사진=FC 서울)

나상호의 경기력이 어떻든 구단의 신뢰는 굳건하다. 

FC 서울 김진규 감독대행은 “(나)상호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상호는 성장을 끊임없이 갈망하는 선수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상호는 경기력이 어떻든 변함 없이 많은 땀을 흘린다. 상호를 믿는다”고 했다. 

나상호는 6월 이후 한국 축구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한다. 9, 10월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소속팀에서의 경기력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나상호는 “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내 스스로도 몸 상태와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상호는 이어 “소속팀에서 잘하는 선수가 대표팀으로 향하는 게 맞다. 반성한다.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수 있게끔 더 땀 흘리고 있다. 특히나 아시안컵은 경험해 본 적 없는 대회다. 기회가 된다면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나상호는 올 시즌 K리그1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득점왕 도전도 여전히 가능하다. 

나상호는 올 시즌 K리그1 34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K리그1 34라운드 종료 기준 득점 1위는 15골을 기록 중인 주민규, 티아고다. 나상호는 득점왕 도전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생각을 전했다. 

“욕심은 있다. 하지만, 팀이 먼저다. 내 욕심으로 팀이 망가지는 건 싫다. 득점 확률이 높은 위치에 동료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겠다. 패스하겠다. 이타적으로 해야 나도 팀도 웃을 수 있다.” 

나상호는 10월 29일 수원 FC전에서 2경기 연속골이자 올 시즌 13호골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