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적자 ‘라팍’, 해답은...” 삼성 이종열 단장의 시선은 ‘육성’을 향한다 [춘추 이슈분석]

- ‘변혁’ 앞둔 삼성, 그 첫 움직임...외부인사 이종열 신임 단장 선임 -취임 당시 이 단장의 포부 “선수 육성에 첫 번째로 포커스를 맞추겠다” -‘홈런 적고, 피홈런 많은’ 삼성, 홈구장 라팍 특징 거듭 못 살리고 있어 -이종열 신임 단장 “안정적인 팀 만들기 위해선 2군 역할 중요하다”

2023-10-27     김종원 기자
삼성 이종열 신임 단장(사진=삼성)

[스포츠춘추]

신임 단장을 맞이한 삼성 라이온즈가 변혁을 보여줄 수 있을까. 최하위 경쟁 끝에 올 시즌을 8위로 마친 삼성은 지난 10월 16일 이종열 전 SBS 스포츠 해설위원을 단장으로 선임했다.

당시 이종열 단장은 취임과 함께 구단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구단 방향성 관련해 가장 먼저 ‘선수 육성’에 포커스를 맞추겠다. 그리고 1년 반짝하는 팀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적을 낼 수 있는 강팀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다면 삼성의 최근 육성 추세는 어땠을까. 특히 삼성은 2016년을 기점으로 줄곧 하위권을 맴돈 터라 드래프트 지명권에선 제법 빠른 순번을 가졌던 팀이다. 적어도 올 시즌만큼은 만 24세 이하 야수진은 꽤 두각을 드러낸 편. 이재현(538), 김현준(479), 김지찬(355), 김성윤(272), 김영웅(103) 등 5명은 100타석을 넘겼다.

반면 같은 기준에서 투수는 원태인(150), 좌완 이승현(43.1), 황동재(31.2) 셋만이 올 시즌 30이닝을 돌파해 아쉬움을 남겼다.

무엇보다, 삼성의 고민은 홈구장의 ‘타자 친화’ 특징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단 점이다.


‘홈런 적고, 피홈런 많은’ 삼성, 2023시즌이 가장 심했다

삼성의 최근 10시즌 팀 홈런 및 피홈런 기록(표=스포츠춘추)

삼성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를 2016년부터 개장해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그 이후로 삼성은 ‘홈런이 적고, 피홈런은 많은’ 팀의 대명사가 됐다.

올 시즌이 가장 심했다. 리그 10개 팀 가운데 삼성보다 담장을 덜 넘긴 팀은 롯데 자이언츠(69), 키움 히어로즈(61)뿐이다. 허용한 홈런은 독보적이다. 피홈런 2위 팀 SSG(104)와 16개 차이가 날 정도. 참고로 SSG와 피홈런 3위 팀인 한화(101)의 차이는 3개에 불과하다.

홈구장에서 팀 경기를 가장 많이 치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몸과 마음이 편안해야 할’ 안방이 전혀 그렇지 못했다. 이젠 2017년부터 3시즌 동안 86홈런을 때려낸 다린 러프, 삼성 유니폼을 입고 90홈런을 기록한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도 이젠 팀에 없다.

삼성의 마지막 1차 지명 선수이자 2년차 신예 유격수 이재현이 올 시즌 12홈런을 기록해 희망을 남겼지만, 야구의 로망 ‘거포’ 육성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2군에서 그런 선수가 올라오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단적인 예로 경산을 홈으로 쓰고 있는 삼성 2군은 2019년 이후 지난 5년간 팀 홈런 최하위를 3차례나 기록했다. 올 시즌 역시 31홈런으로 퓨처스리그 11개 팀 가운데 최하위다.

어느덧 경산 볼파크(1992년 건립)도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 그 여파로 노후화된 시설이 더딘 유망주 육성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외에도 드래프트 지명에서의 아쉬움도 있었다. 1군에서 주축으로 거듭나기 시작한 신예가 적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종열 신임 단장도 이러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있다. 이 단장이 최근 스포츠춘추와의 통화에서 “아직 팀에 대해 많이 배워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면서도 “비단 타자뿐만 아니라 투수도 해당하는 얘기다. (홈구장에 따라) 타자는 타자대로, 투수는 투수대로 어려움이 있더라. 이런 걸 고려하면 앞으로 신인 드래프트 기조 역시 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종열 신임 단장 “안정적인 팀 만들기 위해선 2군 역할 중요해”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전경(사진=삼성)

이어 이종열 단장은 ‘2군의 존재 이유’를 역설했다. “팀이 지속적으로 성적을 내려면, 결국 선수 수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 단장은 “1군 무대에 적합한 선수들을 키워 올려보내는 것. 2군의 역할은 거기에 있다. 내가 생각하는 ‘안정적인 팀’이란 그렇다. 결국 2군부터 잘 가꿔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구체적인 몇몇 이름들이 2군 코치진으로 새롭게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이 단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단계는 아니”라며 “2군 새 사령탑을 포함해 코치진들은 그런 방향성을 잘 알고 이행할 수 있는 분들을 모시려고 한다”고 했다.

한편, 그간 ‘공부하는 지도자’로 잘 알려진 이종열 단장은 선수 생활을 마친 뒤 방송과 해설위원을 병행하며 KBO(한국야구위원회), 코치라운드 등과 협업해 야구 관련 각종 강연, 학술대회, 컨벤션을 진행한 바 있다.

삼성의 첫 ‘외부 인사’ 단장인 이 단장은 팀 ‘혁신’을 목표로 데려온 이다. 향후 외부와의 다양한 협업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단장의 답은 명쾌했다.

다만 그 전제 조건으로 “팀에 도움이 된다면”을 언급한 이 단장은 “팀이 필요로 하는 게 있다면, 외부의 도움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이 단장은 현시점 그 누구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교육리그가 진행 중인 일본 미야자키로 건너가 박진만 감독 및 현장 코칭스태프들과 소통하며 팀의 미래를 새롭게 꾸려가는 중이다.

새 ‘갈기’를 단 사자군단이 구슬땀과 함께 겨울나기를 준비한다. 달라질 삼성을 향해 많은 이목이 쏠리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