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2,000승 감독’ 더스티 베이커 은퇴 선언…박수칠 때 떠났다

통산 2,000승 감독 더스티 베이커가 ALCS 7차전 패배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은퇴를 선언했다. 

2023-10-27     배지헌 기자
더스티 베이커 감독(사진=휴스턴)

 

[스포츠춘추]

통산 2,183승 감독 더스티 베이커가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다음은 현지 매체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 올해 74세인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한국시각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은퇴를 선언했다. 
* 베이커 감독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7차전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 패하며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뒤 주변 인사들에게 은퇴 의사를 전했고,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 베이커는 통산 2,183승으로 역대 메이저리그 감독 7위에 올라 있으며, 흑인 감독으로는 최초 2,000승과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베이커 감독의 기자회견 장면(mlb.com 화면캡쳐)

 

더스티 베이커의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

기자회견에서 베이커 감독은 “지난 4년 동안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구단주) 짐 크레인과 가족에게 먼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 팀의 리더가 된 것은 엄청난 영광이었다. 팬들의 변함없는 열정에 감사드린다. 휴스턴에서 제가 받은 사랑은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였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베이커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여러 번의 도전에서 많은 희생을 감수한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감사드린다. 여러분 모두는 매일 최선을 다해줬고, 그게 내가 바라는 전부”라며 “마지막으로 모든 친구와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수년 동안 여러분이 보여준 모든 사랑과 지지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그 고마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이것은 작별인사가 아니라 ‘나중에 봅시다’라는 말이다”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스타 외야수 출신인 베이커는 감독으로 자이언츠(1993-2002), 컵스(2003-06), 레즈(2008-13), 내셔널스(2016-17), 애스트로스(2020-23)에서 4,046경기에 출장해 2,183승 1,862패의 기록을 남겼다. 5개 팀을 디비전 우승으로 이끈 유일한 감독인 그는 세 차례(1993년, 1997년, 2000년)나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에 선정된 바 있다. 

‘사인 훔치기’ 사태로 위기에 처했던 휴스턴은 베이커 감독을 영입한 뒤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AL 서부지구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고, 2022년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6차전 혈투 끝에 승리하며 ‘깨끗한’ 우승을 이룩했다. 

크레인 구단주는 “4시즌 전 베이커 감독을 고용했을 때 우리는 그가 격동의 시기에 이 구단을 이끌 적임자라고 생각했고, 우리가 옳았다. 베이커 감독 체제에서 우리가 거둔 성공은 분명하며, 그가 우리 선수들과 구단, 지역사회에 끼친 영향은 엄청났다. 더스티는 감독으로서도 명예의 전당에 올랐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명예의 전당에 오른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를 감독으로 모시게 되어 영광이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은퇴 이후 행보에 대해 베이커 감독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집에 가서 딸과 이야기를 나누고 손자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주님이 내게 어디로 가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말씀해 주실 것”이라며 “여전히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것 같다. 주님께서 저를 위해 큰일을 하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베이커 감독의 은퇴로 휴스턴은 후임 감독 선임이라는 과제를 안고 오프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크레인 구단주는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단장과 함께 인선 작업을 해서 적임자를 찾겠다. 베이커 감독을 대신하기란 어렵겠지만, 이른 시일 내에 후임자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