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 약했던 쿠에바스 vs KT에 약했던 최원태, 하지만 단기전은 다르다? [KS2 프리뷰]

1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KT 위즈와 선방을 맞은 LG 트윈스가 11월 8일 잠실에서 한국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2023-11-08     배지헌 기자
LG 최원태(사진=LG)

 

[스포츠춘추]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39팀 가운데 우승까지 차지한 팀은 총 29팀으로 74.4%다. 그러나 반대로 1차전 패배를 딛고 우승을 거머쥔 팀도 10팀(25.6%)이나 된다. 아직은 기뻐하기에도, 좌절하기에도 이르다. 1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KT 위즈와 선방을 맞은 LG 트윈스가 11월 8일 잠실에서 한국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KT는 윌 쿠에바스가 4일 휴식 후 선발로 나서고, LG는 일찌감치 예고한 대로 최원태가 등판한다.

윌리엄 쿠에바스(사진=KT 위즈)

 

선발 매치업

쿠에바스는 플레이오프에서 KT의 역적과 영웅을 오갔다. 1차전 대량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썼지만, 4차전에서 사흘 휴식 후 등판해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다시 4일 쉬고 선발로 나오는 경기. 지난 등판에서 투구 수가 많지 않았기에(73구) 무리한 등판은 아니지만, 10일간 세 차례 선발등판으로 누적된 피로가 구위로 나타날 수 있다. 정규시즌 LG 상대 성적도 3경기 평균자책 11.45로 좋지 않았다. 물론 전날 고영표가 그러했듯이 시즌 성적과 단기전은 별개. 시즌 때와는 다른 패턴과 강한 집중력으로 호투를 펼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상대 성적이 좋지 않기는 최원태도 마찬가지. 올해 1경기 등판해 3이닝 2실점, 지난해에도 1경기 2이닝 4실점(2자책)으로 재미를 보지 못한 최원태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최근 컨디션과 여러 가지를 고려해 임찬규가 아닌 최원태를 2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최원태는 LG가 시즌 중 큰 출혈 -무려 1라운드 지명권- 을 감수하고 데려온 선수다. 그 선택이 옳았다는 걸 증명하려면 2차전 결과가 중요하다. 

LG 외야수 홍창기(사진=LG)

 

라인업

1차전에서 KT와 LG 타자들의 타격감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KT는 1회부터 쉽게 선취점을 올렸고 이후에도 꾸준히 찬스를 만들었다. 다만 크고 작은 실수 때문에 많은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LG 역시 1회부터 3안타를 치는 등 활발한 타격으로 22일 휴식의 여파를 단숨에 떨쳐냈다. 다만 5타수 무안타에 그친 리드오프 홍창기의 부진이 뼈아프다. 보통 단기전에서 3, 4점 이상 대량득점을 뽑아내긴 쉽지 않다. 다만 이날은 양 팀 투수의 상대전적으로 봤을 때 좀 더 많은 점수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경기다.

KT 필승조 손동현(사진 왼쪽부터), 박영현, 김재윤(사진=KT)

 

불펜

KT는 1차전을 불펜투수 2명으로 끝냈다. 이강철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믿을 투수/못 믿을 투수’를 가려낸 뒤 가장 믿을 만한 불펜인 손동현과 박영현 두 장의 카드로 밀어붙였다. 이날은 멀티 이닝을 던진 손동현이 하루 쉬어가고 박영현, 김재윤으로 경기 후반을 풀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권, 이상동 등도 상황에 따라나올 수 있다. 반면 LG는 팀의 자랑인 두터운 불펜 뎁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1차전을 내줬다. 이정용은 유주자 상황에서 올라와 안타를 맞았다. 만약 홍창기의 멋진 홈 송구가 아니었다면 역전 점수로 이어졌을 타구. 함덕주의 구위도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고 마무리 고우석의 투구는 불안했다. 과연 남은 시리즈에서도 9회 세이브 상황에 고우석을 올릴 수 있을지, 올린다면 믿음에 보답해 잘 던질지. 이 두 가지에 LG의 남은 시리즈 운명이 달려 있다.

LG 마무리 고우석(사진=LG)

 

예상

1차전 패배가 LG에겐 약이 될 수 있다. 1차전에서 지긴 했지만 경기 내내 보여준 LG 선수들의 모습은 시리즈를 착실하게 잘 준비했다는 인상을 줬다. 1차전에서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도 2차전에선 한결 가벼운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정규시즌 강했던 상대 쿠에바스에게 초반 득점을 낸 뒤, 전날보다 빠른 투수교체로 리드를 지키는 전개가 베스트 시나리오. 내일 휴식을 감안해 1차전에서 나오지 않았던 투수들을 총동원하는 불펜 운영을 예상한다. KT 입장에선 피로가 쌓인 선발 쿠에바스가 초반 3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줘야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