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원-채은성 있는 한화, 왜 72억 주고 안치홍 영입했을까 [춘추 이슈]
한화 이글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도 큰손으로 떠올랐다. FA 내야수 안치홍이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타선 강화 및 2루수와 1루수 뎁스를 강화하는 목적의 영입이다.
[스포츠춘추]
한화 이글스가 FA(프리에이전트) 내야수 안치홍과 계약했다. 다음은 한화 구단이 발표한 내용이다:
* 한화는 11월 20일 오후 FA 내야수 안치홍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조건은 4+2년 총액 72억 원이다.
* 보장 계약기간은 4년이다. 한화와 안치홍은 보장 47억 원, 옵션 8억 원 등 총액 55억 원의 계약을 이행한다.
* 이후 2년 계약에 대해서는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선택권이 부여되는 뮤추얼 옵션이 발동한다. 계약 연장 시에는 2년간 보장 13억 원과 옵션 4억 원 등 총액 17억 원 계약이 실행된다.
안치홍 영입한 한화, 타선 강화+2루수 및 1루수 뎁스 강화
안치홍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KIA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롯데 자이언츠와 첫 번째 FA 계약을 맺고 이적해 4시즌을 활약했고, 두 번째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
안치홍은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 중 하나다. 2023시즌 121경기 타율 0.292 출루율 0.374에 63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고, 통산 성적은 1,620경기 타율 0.297에 OPS 0.800을 기록하고 있다. 2009년 고졸 신인 최초 올스타전 MVP와 세 차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2011, 2017, 2018년)도 수상했다.
한화는 안치홍의 영입으로 타선의 강화는 물론 2루와 1루 뎁스를 강화하는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1루수 채은성이 우익수와 지명타자를 겸하고, 안치홍이 2루는 물론 1루와 지명타자를 오가는 그림이 예상된다. 기존 2루수 정은원이 내년 시즌 뒤에는 군입대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정은원 공백을 메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은원에게 자극을 주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치홍 “모범적이고 팀의 도약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
안치홍은 계약 후 구단을 통해 “한화에 오게 돼 기쁘다.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빠르게 계약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내년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도 기쁜 부분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안치홍은 “한화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다. 협상 과정에서 왜 내가 한화 이글스에 꼭 필요한지를 강조해 주셨다. 내가 한화에 오게 됨으로써 그동안 구단에 부족했던 점이 어떻게 메워지게 될 수 있는지를 강조해주신 점이 와 닿았다”면서 “나 역시 한화가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베테랑으로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한화를 선택했다. 서로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치홍이 외부에서 바라본 한화는 “능력은 충분히 갖췄으나 경험이 다소 부족한 어린 친구들이 있는” 팀이다. 안치홍은 “지금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분명히 가능성이 큰 팀이라고 생각했다. 상대 팀으로 만나면서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이제 그 일원이 된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 소속팀 롯데와 롯데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안치홍은 “4년간 정말 롯데 팬들로 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점에 마음이 아프지만 롯데 팬 여러분의 사랑은 가슴에 품고 가겠다”고 작별을 전했다.
끝으로 안치홍은 “그라운드에서 한화 팬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열정적인 응원을 지켜보며 정말 멋진 팬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화의 일원이 돼 기쁘다. 그라운드에서 팬 여러분과 함께할 새로운 시즌이 무척 기대된다”면서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 채워줄 수 있는 선수, 팬 여러분의 기대와 사랑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손혁 단장 “안치홍, 꾸준하고 BQ 높은 선수”
한화 손혁 단장은 안치홍을 영입한 이유로 “우리 팀에 꼭 필요한 '꾸준함과 성실함'을 모두 갖춘 선수였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는 영입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면서 “다행히 선수가 우리의 마음을 알아준 덕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손 단장은 “안치홍은 2009년 데뷔 후 13시즌을 10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 통산 OPS가 0.800에 달한다. 타율도, 장타율도, 출루율도 특별히 떨어지거나 부진할 때 없이 기복 없는 성적을 보여줬다”며 “우리 팀에는 이런 꾸준한 선수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안치홍과 협상에 임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안치홍은 BQ가 높은 선수다. 특히 타격에서는 상황에 맞는 타격 능력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출루를 해야 할 때는 출루에 초점을 맞추고, 타점을 올려야 할 때는 그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덧붙인 손 단장은 “리더십도 검증된 선수인 만큼 우리 팀에 많은 젊은 선수들이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는 생각에 빠르게 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화와 안치홍의 첫 만남은 바로 어제(19일)에 이뤄졌다. 손 단장은 “우리는 올 시즌 FA 계약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기민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19일 저녁 첫 만남이 계약으로 이어졌다”며 “우리에게 정말 필요했던 선수였기 때문에 우리는 선수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 측에서도 선수 자신의 이야기를 앞세우기보다 우리 팀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도움이 되겠다는 태도가 느껴졌다. 그 덕분에 정말 일사천리로 계약이 성사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손 단장은 “긴 대화는 아니었지만 안치홍 선수에게서 베테랑 특유의 안정감과 조용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는 부분 등에서 우리 팀에 더욱 큰 도움이 되겠다고 느꼈다”며 “협상 막판에는 (박찬혁) 대표이사께서도 자리를 함께 해주셨는데 선수에게 우리의 진정성이 더욱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안치홍의 활용 방안에 관해 손 단장은 “활용은 현장에서 하겠지만 여러 방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면서 “우선 타격에서 기복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 타선 뎁스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번타자부터 클린업의 뒤를 받치는 역할까지 모두 해낼 수 있는 선수인 만큼 새로 온 외국인 선수와 노시환, 채은성 선수와 함께 시너지를 내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수비의 경우, 상황에 따라서 2루수뿐 아니라 1루수까지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활용 폭이 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가 FA 영입에 대해 손 단장은 “외국인 타자와 FA 타자 안치홍을 영입했기 때문에 이제 내부 FA 장민재 선수도 만나봐야 할 것 같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2차드래프트, 외국인 투수 문제 등 FA 외에도 풀어나가야 할 업무가 많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시장 상황을 보며 신중하게 움직일 계획”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