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갖고 싶었다” NC 박건우가 꿈꿔온 그 순간 ‘생애 첫 황금장갑’ [춘추 현장]

NC 외야수 박건우가 마침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11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 전후로 취재진과 만난 박건우의 얘길 들어봤다.

2023-12-11     김종원 기자
NC 외야수 박건우가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안았다(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스포츠춘추=삼성동]

“상을 너무 받고 싶지만, 30% 정도만 기대를 품으려고 한다. 그래야 만일 못 받아도 상처가 덜할 것 같더라.”

12월 11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이날 행사 전 취재진을 만난 NC 다이노스 박건우의 웃음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지난 2017년 경험 때문. 박건우는 그해 정규시즌 131경기에 출전해 177안타 20홈런 78타점 20도루 타율 0.366, 출루율 0.424, 출루율 0.582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우뚝 섰다. 하지만 빼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황금장갑’과는 끝내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에 기억을 더듬은 박건우가 쓴웃음과 함께 “당시 골든글러브 수상 관련해서 내심 기대가 컸는데, 빈손으로 돌아갔다”“어떻게 보면 좋은 경험이었지만, 그때를 떠올리면 오늘(11일) 시상식 기대는 좀 낮춰야 할 듯싶다”고 말한 까닭이다.

그로부터 두 시간여 뒤 박건우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프로 데뷔 15년 만에 품게 된 첫 번째 골든글러브다. 박건우의 올 시즌 기록은 130경기 146안타 12홈런 85타점 7도루 타율 0.319, 출루율 0.397, 장타율 0.480이다. 앞서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된 미디어 투표 결과에 따르면, 박건우는 총 139표를 얻어 득표율 3위(47.8%)를 기록했다. 참고로 LG 외야수 홍창기(258표, 득표율 88.7%)가 1위, 삼성 외야수 구자욱(185표, 63.6%)이 2위다.

무엇보다, 2017년의 쓰라린 기억이 있기에 더 값지다. 이날 행사 종료 후 취재진을 향해 “그 어떤 타격 타이틀보다 이번 골든글러브를 정말 갖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힌 박건우의 미소가 유난히 밝게 보였다.

이어 박건우는 “골든글러브는 1년 동안 가장 마지막에 받을 수 있는 상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시상식이 끝난 뒤 찍는 기념사진부터 수상자들만 앉을 수 있는 의자까지, 모두 내가 꿈꿔온 순간이다. 그렇기에 두 번째 수상도 탐난다. 이왕 욕심내는 거 전례 없는 ‘만장일치’ 득표를 목표로 달려가겠다”고 했다.

끝으로 박건우는 숨 가쁘게 달려온 2023시즌을 돌아보며 “모두가 우리를 하위권 팀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팀이 더 자극받고, 하나로 잘 뭉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다만 여기서 만족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인 박건우는 “올 시즌 3위도 정말 좋은 성과였지만, 우리는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다. (손)아섭이 형, (박)세혁이 형을 도와 NC가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박건우의 환호하는 모습(사진=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