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해 맞이하는 강백호…다시 뛰는 ‘천재’의 심기일전 [춘추 이슈분석]

-지난 2년간 부침 이어지며 아쉬움 남긴 ‘천재 타자’ 강백호 -지난해 부상-부진 불운에 울었다…가을야구 출전도 불발 -KT “강백호와 연봉 협상, 원활하게 진행 중…미래 가치도 고려” -‘황금세대’ 또래 1998·1999년생의 약진, 강백호도 늦지 않았다

2024-01-10     김종원 기자
KT 천재 타자 강백호의 비상을 기대하는 이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사진=KT)

[스포츠춘추]

청룡의 해, 우리가 알던 ‘백호’가 그라운드를 쩌렁쩌렁 포효할 수 있을까.

KT 위즈 외야수 강백호는 지난해 거듭되는 불운에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시즌 초부터 감기 몸살, 허리 부상에 시달렸고, 앞서 오랜 시간 누적된 스트레스로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없었다. 정규시즌 최종 기록이 71경기 63안타 8홈런 39타점 타율 0.265, 출루율 0.347, 장타율 0.416에 그친 까닭이다.

강백호를 둘러싼 시련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가을야구를 앞둔 시점, 팀 자체 청백전에서 내복사근 파열 악재가 찾아온 것. 그 때문에 강백호는 마법사 군단의 플레이오프 및 한국시리즈 여정에 함께할 수 없었다.

2024시즌은 ‘천재 타자’에게 큰 자극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심기일전의 마음으로 다시 뛰는 강백호다.


KT “강백호와 연봉 협상, 원활하게 진행 중…미래 가치도 고려”

KT 위즈 핵심 타자 강백호(사진=KT)

KT는 올겨울 가장 빠르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친 팀이다. 기존 외인 투수 듀오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의 재계약을 끌어낸 뒤 타자 자리에는 멜 로하스 주니어의 복귀를 성사시켰다. 말 그대로 속전속결에 가까웠다.

비록 FA(자유계약선수)로 마무리 김재윤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는 등 전력 이탈이 생겼지만, 2차 드래프트(베테랑 잠수함 우규민, 우완 이태규, 내야수 김철호) 및 FA 보상선수(우완 문용익) 지명을 통해 공백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방출 선수 입단 테스트로 전 LG 트윈스 출신 우완 조용근, 좌완 성재헌을 영입했다.

오는 2월 1일부터 부산시 기장군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하는 KT의 남은 과제는 연봉 협상뿐이다. 올 시즌 종료 후 팀 선발 주축인 고영표·엄상백이 생애 첫 FA가 된다. 여기에 오는 7월 군제대를 앞둔 내야수 심우준(상무)도 예비 FA다.

다행히 샐러리캡 고려 측면에서 당장의 큰 부담은 없다. 참고로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말 ‘2023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을 발표했고, 합계 금액 총 100억을 넘기지 않은 KT는 94억 8,300만 원으로 리그 8번째를 기록했다.

이에 KT 구단 관계자는 “당연히 샐러리캡, 예비 FA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연봉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팀 자체 연봉 시스템이 있다. 팀 성적과 개인 고과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백호는 지난해 연봉 협상 과정에서 구단과의 줄다리기 끝에 스프링캠프 출국 전날에 도장을 찍은 바 있다. 다만 올해는 그때와 다를 것으로 점쳐진다. 구단 관계자는 이를 두고 “강백호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에 맞추면서도 미래 가치도 신경 쓰는 중”이라고 했다. 정해진 시스템만큼이나 선수와의 교감도 놓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취재 결과 강백호는 그간 함께했던 기존 에이전시와 결별하고 선수 본인이 구단과 연봉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4시즌, 온갖 불운을 떨쳐내고 반격에 나설 ‘천재 타자’

KT 외야수 강백호(사진=KT)

최근 한국야구는 1998·1999년생을 ‘황금세대’로 지칭한다. 팀 주축을 넘어서 이제는 빅리그에도 도전장을 내민 선수들까지 등장했다. 지난 12월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한화 약 1,492억 원) 대형 계약을 맺은 전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가 대표적이다.

그런 이정후(1998년생)와 함께 라이벌리를 형성하며 KBO리그를 양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가 바로 강백호(1999년생)다. 두 선수가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나란히 우뚝 선 2021년은 마치 새 시대를 여는 ‘선언’과도 같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는 당시 강백호와 이정후의 wRC+(조정득점생산력)을 각각 165.5, 165.2로 책정하기도 했다. 이는 그해 야수 전체 1, 3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프로 데뷔 이후 줄곧 KBO리그를 호령하던 강백호가 최근 2년간 잇따른 부침을 겪고 있다. 참고로 2022년부터 소화한 133경기는 앞선 2021년 한 시즌 출전 수(142)보다 적다. 부상 불운이 잦았기에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강백호가 잠시 쉼표를 찍은 사이, 또래 선수들은 앞다퉈 국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키움 내야수 김혜성 얘기다. 구단과의 본격적인 대화는 아직이지만, 김혜성은 2024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이적을 꿈꾼다.

강백호 역시 올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을 통한 국외 무대 도전 자격을 얻는다. 명예 회복과 반등이 필요한 지금 시점에서 얘기하긴 이르지만, 또래 선수들의 약진이 그 어느 때보다 강백호에게 큰 동기부여로 다가올지 모른다. 특유의 호쾌한 스윙으로 수원 KT 위즈파크를 다시 한번 들썩이게 할, ‘천재 타자’의 대반격에 많은 이목이 쏠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