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건창, 고향팀 KIA 타이거즈 간다

KBO리그 역사상 유일무이한 ‘시즌 200안타’ 대기록의 주인공 서건창이 고향팀 광주 KIA 타이거즈로 향한다. 

2024-01-15     배지헌 기자
고향팀 KIA 합류를 앞둔 서건창(사진=스포츠춘추 DB)

 

[스포츠춘추]

‘200안타 타자’ 서건창이 고향팀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서건창의 최측근 야구인은 1월 15일 스포츠춘추에 “서건창이 KIA행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전했다. 계약조건은 2022년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한 차우찬 수준(연봉 5,000만 원에 옵션 별도)이 유력하다. 보도 이후 KIA는 공식 발표를 통해 서건창이 연봉 5,000만원, 옵션 7,000만원 등 총액 1억 2천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서건창은 KBO리그 역사에서 가장 감동적인 ‘육성선수 신화’의 주인공이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LG 트윈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가 이듬해 방출당했고, 군 복무를 마친 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해 다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서건창의 야구는 넥센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2012년 최우수 신인상을 받은 서건창은 2014년 역대 유일 한 시즌 200안타와 타율 0.370을 기록하며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2015년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란 시련을 겪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했고, 2018년을 부상으로 거의 날린 뒤 돌아온 2019시즌에도 3할 타율을 채웠다.

그러나 시즌 중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2021년부터 내리막이 시작됐다. 2021년 타율 0.254에 그쳤고 2022년엔 부상 여파 속에 77경기 타율 0.224로 고전했다. 지난해도 시즌 초반 주전 2루수 기회를 잡았지만 부상과 부진 속에 44경기 타율 0.200에 12타점으로 커리어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된 서건창은 시즌 뒤 전력 외로 분류되면서 LG와 두 번째 작별을 고했다.

LG를 떠난 서건창을 향해 먼저 친정 키움이 손을 내밀었다. 키움은 서건창이 LG에서 방출당한 11월 25일에 바로 연락해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구체적인 조건이나 활용 계획 등을 언급하진 않았다. 최근 수년간 커리어에 부침을 겪은 선수로서는 확신을 갖기 어려웠고, 그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KIA에 합류한 서건창(사진=KIA)

이 틈새를 고향팀 KIA가 파고들었다. KIA엔 서건창의 키움 시절 코치였던 심재학 단장과 조재영 주루코치가 있고, 동료였던 손승락도 퓨처스 감독으로 있다. 야구에 대한 서건창의 열정과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KIA 수뇌부는 진정성과 확신을 갖고 서건창에게 접근해 마음을 움직였다. 

서건창의 한 측근은 “KIA에선 서건창의 몸 상태에 이상이 없고,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인 만큼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환경만 바뀌면 다시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로 팀 타선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고향팀의 적극적인 구애에 서건창도 사실상 ‘백의종군’에 가까운 조건을 수락했다. 지난해 연봉(2억 원)의 1/4 수준인 최저연봉 계약을 감수하면서 강한 명예회복 의지를 드러냈다. 서건창은 현재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착실하게 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새 출발을 선언한 200안타 타자의 재기가 고향팀에서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