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팀 KIA行’ 서건창이 말하는 베테랑…“좋은 선배? 말만 앞서지 않아야죠” [춘추 피플]

KIA가 1월 15일 베테랑 서건창을 영입하며 내야 보강에 나섰다. 이날 계약 후 심재학 KIA 단장과 서건창의 얘길 직접 들어봤다.

2024-01-15     김종원 기자
KIA가 1월 15일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을 영입했다(사진=KIA)

[스포츠춘추]

KIA 타이거즈가 베테랑 타자 서건창을 영입하며 내야 보강에 나섰다. KIA는 1월 15일 서건창과 총액 1억 2,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연봉 5,000만 원이며, 옵션은 7,000만 원이다.

1989년생 우투·좌타 내야수 서건창은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2008년 LG 트윈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프로 생활을 열었다. 이후 부상, 군 문제가 겹치며 공백기를 잠시 거쳤지만, 2012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합류해 승승장구를 달리기 시작했다. 특히 정규시즌 MVP에 등극한 2014년엔 201안타를 기록하며 ‘단일 시즌 최다 안타’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다만 친정 LG에 트레이드로 이적한 후로는 부침의 연속이었다. 2021년 이후 3년 동안 LG에서 189경기 129안타 4홈런 54타점 17도루 타율 0.229, 출루율 0.302, 장타율 0.312를 기록하는 등 아쉬움이 많았다. 직전 2023년 또한 1군 44경기 출전에 그쳤고, OPS(출루율+장타율)는 0.542에 불과했다.

시즌 종료 뒤 전력 외 판정으로 LG와 다시 이별하게 된 서건창의 다음 행선지는 KIA였다. 15일 계약 후 연락이 닿은 심재학 KIA 단장은 “내야 뎁스 보강 차원의 영입”이라면서 “여러 파트와 함께 몸 상태를 꾸준하게 체크했다. 계약 후 서건창의 손바닥을 봤는데, 스윙을 한두 번 돌린 수준이 아니더라. 11월부터 절치부심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영입을 두고 KIA 내야에 현시점 윤도현(2003년생), 박민(2001년생), 홍종표(2000년생), 김규성(1997년생), 최정용(1996년생) 등 젊은 기대주가 많다는 걸 강조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가능한 한 많으면 팀 운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심 단장을 비롯한 KIA 프런트의 생각이다.

또 심 단장은 “팀 내 어린 선수들 잠재 능력이 나쁘지 않다. 산전수전 다 겪어본 서건창과 이들과의 경쟁을 통해 팀이 얻게 될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물론 최종적인 판단은 김종국 감독님이 하시겠지만, 서건창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이 2024시즌 KIA 유니폼을 입고 재기를 노린다(사진=스포츠춘추)

한편 같은 날 스포츠춘추와 연락이 닿은 서건창 역시 새 소속팀에서의 각오를 다시 새겼다. 서건창은 “본가 광주에서 늘 예년처럼 열심히 운동하고 있었다”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나고 자란 고향인 광주에서 뛰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렵게 결정한 만큼, 내가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한편 수비 포지션 관련해선 구단과 선수 모두 이구동성이었다. 참고로 서건창은 2008년 프로 데뷔 후 줄곧 2루 포지션에서만 활약한 바 있다. 이에 심 단장은 “1, 2루 포지션을 염두에 둔 영입이지만, 포지션 활용은 현장과 감독님의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고, 서건창 또한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다. 팀이 원하는 부분에 맞춰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IA는 이날 서건창의 영입 소식과 함께 “김선빈과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건창은 그런 구단의 바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새 팀에서 펼칠 경쟁과 별개로 후배들과의 교류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기자가 이와 관련해서 묻자, 서건창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답했다.

“좋은 선배 등 뒤에서 배우는 게 많다. 내가 그렇게 성장했다. 후배들이 언제든지 다가와 조언을 구한다면 기꺼이 가진 경험들과 노하우를 나눌 계획이다. 말만 앞서는 게 아니라 내가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우선일 것 같다. 그래야 후배들도 잘 따라와 주지 않을까.”

베테랑 교타자 서건창이 호랑이군단과 새로운 비상을 꿈꾼다. 고향 팀 강단에 설 ‘서 교수’를 향해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