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선수도 꼼짝 못해” 김혜성, 깡으로 ML 도전+주장 완장까지 [춘추 집중분석]

키움 김혜성이 2024시즌 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다. 빅리그 구단들도 주목하는 스피드와 영리함, 깡다구를 한몸에 지닌 김혜성이 또 하나의 키움표 빅리거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2024-01-16     배지헌 기자
김혜성의 어퍼컷(사진=키움)

 

[스포츠춘추]

키움 히어로즈 출신 메이저리거의 행렬은 끝나지 않는다.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이 다음 타자로 빅리그 도전을 준비 중이다.

키움은 1월 16일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혜성은 이미 지난 시즌 뒤 고형욱 단장과 만난 자리에서 2024시즌 뒤 국외진출 의사를 전한 바 있다. 16일 오전 고척돔에서 열린 ‘승리기원제’에 참석한 김혜성은 고 단장과 다시 한번 면담을 갖고 “이번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키움 구단은 내부 논의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혜성의 빅리그 도전은 예견된 수순이다. 앞서 여러 빅리그 관계자와 스카우트가 김혜성의 미국무대 진출을 예상한 바 있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아시아담당 스카우트는 “김혜성은 빅리그 어느 팀이든 필요로 할 만한 유형의 선수”라며 “피치클락 시대 뛰는 야구에 적합한 빠른 발과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인다. 요즘엔 이런 스타일의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가 많지 않다”고 호평했다. 

고형욱 단장은 스포츠춘추와 통화에서 “김혜성 선수가 ‘올 시즌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낸 뒤 큰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면서 “물론 포스팅에 성공하려면 성적도 중요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보내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거라고 본다”고 했다.

유격수 재도전 여부도 관심사다. 2021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2루수로 포지션을 바꾼 김혜성은 지난 시즌 뒤 홍원기 감독에게 ‘유격수 포지션에 재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상태다. 이에 관해 고형욱 단장은 “포지션은 스프링캠프 훈련을 통해 정해지지 않겠나”라며 “선수 마음도 이해는 하지만 팀이 우선이다. 홍원기 감독님이 많이 고민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현장에 바톤을 넘겼다.

키움엔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지난해 12월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강속구 투수 조상우다. 조상우 역시 올해 무사히 풀시즌을 치르면 포스팅을 통한 빅리그 도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외국 프로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1년 1명으로 한다’는 KBO 규정 104조 2항이 있어 김혜성-조상우의 동시 포스팅 진출은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키움 구단에선 “결과적으로 잘 정리될 것”이란 말로 여지를 남겨뒀다. 벌써 소속 선수 4명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보낸 키움이 어떤 묘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키움 내야수 김혜성(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김혜성은 홍원기 감독의 요청에 따라 2024시즌 주장을 맡는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이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과 통솔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주장직을 경험한 점을 고려해 중책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앞서 2021시즌 중에도 선수단 투표를 통해 역대 최연소 주장을 맡은 바 있다. 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주장을 맡아 대표팀을 이끈 경험이 있다.

이에 관해 고형욱 단장은 “김혜성만큼 리더십 있고 책임감 있게 잘해준 선수도 없다”면서 “주장 자리에 욕심이 있더라. 보통 주장 역할이 부담돼서 싫다고 하는 선수도 많은데, 김혜성은 ‘시켜주시면 하겠다’고 적극성을 보인다”고 칭찬했다. 또 “덩치 큰 선수들도 김혜성에게 꼼짝 못 한다. 그만큼 깡다구 하나는 타고났다”며 김혜성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김혜성은 구단을 통해 “큰 무대에 대한 도전 자체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팀에서 지지해 주시는 만큼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늘 하던 대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어 주장 선임에 대해선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선배님들이 팀에 계신 만큼 많이 도움을 구하려 한다. 처음 주장을 맡았던 2021시즌보다 나이도 들었고 팀 구성도 많이 달라졌다. 임하는 자세는 같지만 조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