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2루수로 쓸까” 감독 고민 부른 대형 신인, 청라돔 시대 이끌 박지환 [춘추 피플]
SSG 신인 내야수 박지환이 24일 롯데 상대 데뷔전에서 도루에 성공하면서 시원한 시작을 알렸다.
[스포츠춘추=인천]
“얼떨떨해요.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흙투성이 유니폼이 마치 황금빛처럼 보였다. SSG 랜더스 신인 내야수 박지환이 데뷔전에서 커리어 첫 도루에 성공하면서 희망찬 시작을 알렸다.
SSG는 3월 24일 홈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접전 끝에 7대 6으로 이겼다. 이로써, 23일 개막전(5-3)부터 2연승에 성공한 SSG다. 앞서 타이완 스프링캠프 때부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은 박지환은 24일 롯데전 8회 말 대주자로 출전해 2루 도루에 성공하며 기분 좋은 데뷔전을 치렀다.
박지환은 2005년생 우투우타 내야수로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SSG의 1라운드 10순위 지명을 받았다. SSG 구단에선 박지환을 공·수·주 재능을 모두 갖춘 기대주로 평가하고 있다. 오는 2028년 완공이 예정된, 이른바 ‘청라 돔’ 시대를 책임질 미래다.
이숭용 감독 역시 그런 박지환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인 선수가 개막 엔트리에 곧장 포함된 것도 사령탑의 기대가 반영된 것. 지난 23일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감독은 “(박지환에게) 오늘 개막전 2루수 선발 출전 기회를 주려고 고민했다”면서 “코치들이 모두 만류하더라. 유망한 선수인 만큼 좀 더 부담 없는 상황에서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SG의 2루수는 개막 후 이틀 연속 베테랑 김성현이 선발로 나선 가운데 백업 역할에선 안상현이 가장 앞서고 있다. 이 감독은 “캠프 동안 안상현이 준비를 제일 잘했다. 잘할 것이라고 믿지만, 만일 그렇지 못한 경우엔 박지환이 그다음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무엇보다, 박지환의 매력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하나인 빠른 발은 24일 롯데전에서 빛났다. 다만 팀이 연이틀 내내 접전을 거듭하면서 타석과 수비는 아직 첫선을 보이지 못한 박지환이다. 이날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스포츠춘추와 만난 박지환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타석에 서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정말 기대되고 설렙니다. 저는 항상 가상의 상대를 마운드 위에 놓고 대결하는 모습을 꿈꿨거든요. 그날이 정말 오는 거잖아요.”
이를 두고 기자가 상상 속에선 어떤 투수와 주로 상대하는지 질문하자, 박지환은 말을 아끼면서도 “앞으로 우리 팀에서 상대할 선수들을 주로 생각했다. 특정 선수 한 명보단 KBO리그 대표 에이스들을 그동안 머릿속에 그리곤 했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해 세광고는 물론이고 청소년 국가대표팀 주전 유격수를 책임졌던 박지환이다. 올 시즌 SSG의 내야에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감초 역할을 기대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지환은 “아무래도 가장 자신 있는 건 주 포지션인 유격수 출전”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다른 포지션이 자신 없는 건 결코 아니다. 팀이 맡겨주시는 어떤 포지션이든 수행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지환을 향한 SSG의 기대는 남다르다. SSG는 지난 1월 박지환을 에이스 김광현, 마무리 서진용, 주포 한유섬 등과 함께 새 유니폼 모델로 선정하기도 했다. 팀의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에 박지환은 끝으로 “구단과 팬분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면서 “올 시즌 어떤 상황에서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