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펜 엄청 세네” 레전드 감독도 감탄한 호랑이 필승조, 연이틀 승리 합작 [춘추 현장]
KIA 타이거즈가 연이틀 필승조를 앞세워 승리를 따냈다. 장현식, 최지민, 전상현,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상대팀 사령탑 이강철 감독조차 감탄할 정도다.
[스포츠춘추=수원]
선발이 5회만 버티면, 그다음은 불펜이 책임진다. 시즌 초반 강력한 타선과 마운드의 조화 속에 선두를 다투는 KIA 타이거즈의 승리 공식이다. 4월 4일 KT전에서도 선발 이의리의 5이닝 호투 이후 6회부터 필승조 4명을 투입해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KIA는 4월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상대 시즌 3차전에서 6대 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의리가 5이닝을 6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의 도움을 받은 대목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첫 등판보다 한결 안정적인 제구로 KT 타선을 잘 막았다.
이의리의 호투에 타선도 화답했다. KIA는 2회초 공격에서 최원준의 2타점 2루타, 박찬호의 적시타로 3점을 먼저 뽑았다. 3대 2로 쫓긴 6회초엔 김선빈의 2타점 2루타로 거리를 벌린 뒤, 7회 나온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솔로포로 쐐기를 박았다.
6회부터는 KIA가 자랑하는 불펜 4인조가 올라왔다. 먼저 장현식이 등장해 7회 1아웃까지 우타 라인을 처리했고, 1사 1루에선 최지민이 등판해 KT 좌타 라인과 상대했다. 강백호의 적시타로 승계주자를 홈에 들여보내긴 했지만, 그 이상의 피해는 없이 7회를 마쳤다.
8회엔 전상현이 1이닝을 막고, 9회엔 마무리 정해영이 올라와 1이닝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이 승리로 KIA는 KT 상대 주중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마감했다. 홀드를 추가한 전상현은 기존 심동섭의 67홀드를 넘어 프랜차이즈 최다인 68홀드를 달성했다.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KIA 불펜의 힘을 보여준 시리즈였다. 건재한 마무리 정해영을 꼭짓점으로 우완 전상현과 장현식, 좌완 최지민과 곽도규가 버티는 KIA 승리조는 무너뜨리기 쉽지 않다. 4일 경기를 앞두고 KT 이강철 감독조차 “KIA 불펜이 엄청 세다”고 감탄했을 정도.
불펜진의 활약에 이범호 감독도 박수를 보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마운드에서 이의리가 5이닝을 책임져주면서 자신의 몫을 다 해줬다. 장현식이 1.1이닝을 완벽하게 투구해준 부분도 칭찬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어진 필승 계투진이 오늘도 든든하게 팀 승리를 잘 지켜줬다”고 칭찬했다.
승리투수 이의리도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원래 강했던 투수들인데, 이제 자신감을 찾고 잘 던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불펜에 감사를 전했다. 이어 “지금은 선발투수들이 이닝을 많이 못 가져가서 과부하가 있지 않을까도 싶은데, 투수코치님들이 잘 조절해 주고 계셔서 그 부분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까지 KIA 선발 가운데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한 투수는 외국인 제임스 네일(2회)이 유일하다. 이의리를 포함한 나머지 선발진은 대부분 4, 5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고 있다. KIA가 투수진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연투를 최소화하고 있지만, 144경기 레이스를 계속 지금과 같은 식으로 끌고 가긴 어렵다.
이를 의식한 듯 이의리도 다음 경기에선 더 긴 이닝을 버티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꼭 퀄리티 스타트보다도, 코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던지는 경기니까 절대 놓으면 안 된다’고 하셨다”면서 “그 생각을 갖고 제가 던지는 날에는 길게 던지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