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던지고, 한유섬 치면 승률 100%…SSG, 10승 고지 착륙 [춘추 현장]

김광현이 나오면 무조건 이긴다. 한유섬이 치면 반드시 이긴다. 김광현이 던지고 한유섬이 때린 SSG 랜더스가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2024-04-10     배지헌 기자
개인 161승 고지를 밟은 김광현(사진=SSG)

 

[스포츠춘추=인천]

선발로 나왔다 하면 반드시 팀을 승리로 이끄는 투수가 있다. 홈런을 친 경기는 100% 팀이 이기는 타자가 있다. 이 투수가 선발로 잘 던지고, 타자가 홈런을 때렸으니 승리는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SSG 랜더스는 4월 10일 인천 홈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상대 시즌 2차전에서 8대 4로 이겼다. 인천 홈 5연승을 질주한 SSG는 이날 이긴 NC, KIA와 함께 10승 고지에 선착했다.

이날 선발투수 김광현은 올 시즌 SSG의 승리 보증수표다. 이날 전까지 3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를 기록했고, 3경기 모두 팀이 승리를 거뒀다. 허리 통증으로 2.2이닝 만에 내려간 4일 두산전도 불펜 투수들의 호투 덕분에 한 점 차로 이겼다. 최근 4연승, 키움전 2연승, 홈 3연승도 기록 중이라 김광현 등판은 곧 SSG 승리를 의미한다.

승리요정답게 첫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를 펼쳤다. 최고 150km/h, 최저 144km/h의 패스트볼과 121부터 140km/h까지 다양한 구속대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최근 타격감이 좋았던 키움 타선을 공략했다. 4회를 마치는 데 단 53구면 충분했다. 특히 3회와 4회엔 각각 공 9개씩만 던지면서 빠르게 정리했다. 

7호 홈런을 날린 한유섬(사진=SSG)

에이스의 호투에 타선도 거들었다. 홈런을 친 날은 반드시 팀이 이기는 한유섬이 앞장섰다. 한유섬은 2회말 1사 1루 첫 타석에서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 상대로 선제 투런포를 날려 자신의 통산 1,000경기 출전 기록을 자축했다. 몸쪽 낮고 깊숙한 공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 너머로 날려보낸 괴력의 홈런이었다. 전날까지 6홈런으로 공동 1위였던 한유섬은 이 홈런으로 한화 요나단 페라자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올 시즌 SSG는 한유섬이 대포를 터뜨린 경기에서 전승 행진이다. 이에 관해 경기 전 이숭용 감독은 “우리는 한유섬이 치면 이긴다. 어제도 홈런 치는 걸 보고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을 정도. 

3월 23일 개막전과 29일 삼성전, 2홈런을 날린 이달 2일 두산전, 3일 두산전, 9일 키움전까지 한유섬의 홈런이 나온 5경기가 모두 SSG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이날 경기까지 승리하면서 ‘한유섬 홈런=SSG 승리 법칙’을 6경기째 이어가게 됐다.

한유섬의 홈런으로 불이 붙은 SSG는 2사 후 고명준이 솔로포(2호)를 날려 추가점을 올렸다. 3대 2로 앞선 6회말엔 이지영의 2루타와 고명준의 내야땅볼로 2점을 더하며 김광현의 마음을 홀가분하게 했다. 7회에도 3점을 더한 SSG는 노경은-고효준-이로운이 마지막 3이닝을 차례로 막아내 승리를 지켰다. 

6이닝을 4피안타 4사구 2개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한 김광현은 시즌 3승과 함께 개인 통산 161번째 승리를 챙겼다. 한화 정민철과 함께 역대 다승 부문 공동 3위. 또 등판한 경기 4전 전승 행진도 이어갔다. 10승째를 거둔 SSG는 10승 6패로 리그 3위 자리를 지켰다.

경기후 이숭용 감독은 “선발 김광현이 역시 에이스 답게 훌륭한 피칭을 선보였다. 구속, 구위, 제구 등 나무랄 데 없는 투구였다. 몸 상태, 컨디션 모두 좋았다. 노경은이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서 잘 막아줬고 고효준과 이로운도 1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했다”고 투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타선에서도 7회말 1점 차 추격을 당하는 상황에서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3득점을 올리면서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면서 “오늘 한유섬, 이지영, 고명준 등 6,7,8번 타순에서 2홈런 6타점이 나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견고한 원팀 랜더스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갈 때마다 팀이 이겨서 기분 좋다는 김광현(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김광현 “나갈 때마다 팀이 이겨서 정말 기분 좋다”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김광현은 “지난 (두산전) 시리즈에서 (허리근육 뭉침으로) 2이닝밖에 못 던지고 내려와서 속상했다. 정말 아쉬운 시리즈여서 이번 시리즈에 다시 반등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역대 최다승 공동 3위 등극보다는 팀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 김광현이다. 그는 “아직 (200승까지) 39승이 더 남았다”면서 “한국에 돌아올 때부터 (200승이) 개인적인 목표였다. 차근차근 한 경기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요즘 나갈 때마다 팀이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1선발로 등판했을 때 팀 성적이 좋다는 건 계산이 선다는 얘기다. 나갈 때마다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던진 시리즈는 다 이겼다”면서 “팀이 분위기를 타고 업다운이 너무 심한 경향이 있는데, 원정경기에서도 좀 더 파이팅해야 한다. 후배들 멘탈 케어도 하려고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1000경기 출전과 7호 홈런, 통산 500개 4사구 등 다양한 기록을 세운 한유섬도 구단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 한유섬은 “1,0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 달성하는 동안 지도해주신 감독님들, 코치님들이 생각났고, 아직 야구 인생이 끝나지 않았지만 그동안 출장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던 나한테도 만족스러운 기분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선수 생활이지만 끝까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더 많은 경기를 출장하고 싶다”고 의미를 뒀다.

2회 선제 홈런에 대해선 “치고 나서 사실 나도 놀랐다. 몸쪽 꽉 차게 좋은 공이 들어왔는데 어떻게 쳤는지는 모르겠다. 지금까지 반복 훈련으로 생긴 반응으로 친 홈런이었고 스스로도 만족한다”고 말한 한유섬은 “지난 주말 3연전 아쉬운 모습을 보여 드렸는데, 오늘 많은 팬분 앞에서 승리할 수 있어 기쁘고 그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어 의미 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