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 14실점’ 더거의 눈물, SSG 이숭용 감독 “독기 품고 잘해주길” [춘추 현장]
1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SSG 감독의 얘길 들어봤다.
[스포츠춘추=수원]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다고 해결되는 건 없어요. 여태까지 잘 준비한 걸 봤기 때문에 반등해 줄 거라고 믿을 뿐입니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외국인 투수 로버트 더거를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 4월 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3이닝 동안 무려 14실점(13자책)을 내주는 등 크게 부진했던 더거가 12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시즌 4번째 등판을 앞뒀다.
SSG는 이날 더거를 앞세워 KT 위즈와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치른다. 경기 전 원정팀 더그아웃에서 만난 이숭용 감독은 “저번 등판이 끝난 뒤 선수에게 직접 전달한 메시지는 따로 없다”면서 “팀의 파트별 업무를 존중한다. 더거에겐 투수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 팀의 피드백이 전달됐고,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계속해서 선수가 편안한 마음으로 던질 수 있도록 팀에서도 신경 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SSG에 합류해 KBO리그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더거는 1995년생 우완 투수로 메이저리그(MLB) 경험이 많진 않다. 2019년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고, 그 뒤 시애틀 매리너스, 탬파베이 레이스, 신시내티 레즈 등을 거쳐 4시즌 동안 27경기(13선발) 0승 7패 평균자책 7.17을 기록했다. 다만 마이너리그(AAA)에선 통산 75경기 평균자책 5.25를 거뒀고, 직전 2023년엔 AAA 퍼시픽리그에서 평균자책(4.31) 및 탈삼진(143개)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 더거가 한국야구에선 거듭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막 후 3경기에서 14이닝을 던져 0승 2패 7볼넷 11탈삼진 평균자책 12.86에 그친 것. 6일 NC전(3이닝 14실점)에선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와 관련해 이숭용 감독은 “안타깝다”면서도 “그런 경험을 토대로 독기를 품고 던져줬으면 좋겠다. 그게 프로다. 우리 팀원들은 더거가 지난 겨울 어떤 과정을 밟았고,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다 안다. 하지만 프로는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애정어린 바람을 전했다.
“감독 입장에선 선수 교체라든지 판단이 참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그래도 팀의 수장이니까, 독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감독의 말이다.
한편 SSG는 이날 KT에 맞서 최지훈(중견수)-추신수(지명타자)-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우익수)-오태곤(1루수)-박성한(유격수)-이지영(포수)-안상현(2루수)으로 이어지는 타순을 짰다. 그동안 최지훈과 함께 테이블세터 역할을 수행했던 박성한이 6번 타순으로 이동한 게 특이점이다. 이에 이 감독은 “KT 선발 웨스 벤자민과의 상대 전적(2023년 5타석 0출루)을 고려한 결과”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