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 선발’ 한준수, 드디어 KIA에도 공격형 포수가? “사흘 연속 출전도 가능” [춘추 현장]

KIA 타이거즈에 오랜만에 묵직한 공격형 포수 재목감이 등장했다. 초반 나오는 경기마다 맹타를 휘두르며 조금씩 비중을 키워가는 한준수가 주인공이다. 

2024-04-12     배지헌 기자
경기전 한준수가 수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대전]

KIA 타이거즈에 오랜만에 ‘공격형 포수’ 재목감이 등장했다. 1차지명 출신 포수 한준수가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하위타선의 복병으로 부상했다. 김태군의 백업에서 이제는 연이틀 선발 마스크를 쓸 정도로 존재감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KIA는 4월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치른다. 주중 홈 LG 3연전을 싹쓸이하고 올라온 KIA는 서건창(1)-최원준(중)-김도영(3)-최형우(지)-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이우성(우)-김선빈(2)-한준수(포)-홍종표(유)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윤영철이 출격한다.

한준수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쓰는 점이 눈에 띈다. 한준수의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은 올 시즌 들어 두 번째다. 취재진과 만난 이범호 감독은 “어제 경기에서 공격력도 좋았고 볼 배합도 상당히 좋았다”면서 전날 경기 활약한 한준수를 칭찬했다.

한준수는 개막 초반 9경기 타율 0.400에 장타율 0.550으로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한다. 신체조건이 우수하고 펀치력이 있어 수비형보다는 공격형에 좀 더 가까운 유형이다. 해태 시절 장채근 이후로는 주전포수들이 주로 수비형에 가까웠던 KIA로선 오랜만에 나온 공격형 포수 자원이다. 경기 후반 대수비로만 쓰긴 아깝고, 선발로 출전할 때 빛이 나는 스타일이다. 이에 KIA도 한준수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가능한 많은 출전 기회를 주려고 고민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김태군 선수가 2~3일 연속으로 출전했기 때문에 오늘 한준수를 하루 더 내서 체크하려고 한다. 내일은 또 어떤 상황인지 보고 기용하겠다”면서 “두 선수가 돌아가면서 이틀 연속이나 사흘 연속 나올 수도 있다. 그때그때 맞춰서 포수진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수에 따라 전담 포수제를 운영하진 않을 생각이다. 이 감독은 “특정 투수에 특정 포수만 나가다 보면 볼 배합이 비슷해져서, 투수에게도 좋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투수에게 이 포수를 앉혀야 한다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경기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와 한준수가 호흡을 맞추게 한 것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초반 외국인 투수를 주로 김태군이 전담했다. 윌 크로우의 경우 김태군과만 대여섯 경기를 함께했다”면서 “한준수와 맞추게 해서 한번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새 파트너와 함께한 크로우는 6이닝 비자책 2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이범호 감독이 취재진과 대화하는 장면(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한편 이날 KIA는 베테랑 서건창을 리드오프로 전진 배치했다. 2번 최원준과 테이블 세터를 구성한다. 이 감독은 “두 선수가 워낙 출루도 많이 하고, 타격이 잘 맞고 있다. 중심타선 앞에 놓는 게 좋다고 봤다”면서 “1, 2번이 강하면 그만큼 점수를 낼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LG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뒤 자진 방출을 요청한 서건창은 고향팀 KIA에 합류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전날 경기에서도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고 시즌 타율이 0.452로 ‘서교수’의 명성에 걸맞은 활약이다. 

이 감독은 “원래 갖고 있는 게 뛰어난 선수고, 남들이 가보지 못한 길을 걸었던, 엄청난 기록을 보유한 선수”라며 “안타만 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걸어나가야 할 때는 걸어나갈 줄 안다. 출루 능력이 뛰어나고 컨택도 좋은 선수다. 한동안 성적이 안 좋았던 게 이상할 정도의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서건창의 루틴과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몇 년동안 고생했는지 잘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준비가 잘 돼 있었다. 당연히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서건창이 온 게 우리 팀에는 큰 복”이라고 강조했다.

KIA는 초반 나성범을 시작으로 황대인, 박찬호 등 주전 야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 감독은 “부상 선수가 나와도 새로운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큰 동력을 발휘해 준다. 큰 선수들이 다쳤다고 동요하지 않고, 각자 위치에서 본인 역할을 잘해준다”며 “덕분에 팀이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면서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