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사구는 경기 일부, 일 커지지 않길…팬들도 이해해 주셨으면” SSG 사령탑의 당부 [춘추 현장]

2024-04-18     배지헌 기자
이숭용 SSG 감독(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인천]

주포 최정의 사구 부상에 밤새 가슴 졸인 SSG 랜더스가 크게 한숨을 돌렸다. 갈비뼈 미세 골절인 줄 알았던 부상이 추가 검진 결과 단순 타박으로 밝혀졌다. 재활기간만 1개월 이상인 큰 부상을 면했으니, 이숭용 감독의 말대로 “천만다행”이다. 

SSG 최정은 4월 1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1회말 공격에서 KIA 윌 크로우의 빠른 볼에 왼쪽 옆구리를 맞았다. 150km/h 투심에 정통으로 맞은 최정은 한동안 고통을 호소한 뒤 대주자 박지환과 교체됐다. 18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 감독은 “바로 바꿀 생각이었다. 맞는 순간 ‘이건 잘못됐겠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면서 “최정은 웬만하면 아픈 티를 안 내는 선수인데, 고통스러워해서 안타까웠다”고 했다.

당일 병원 1차검진 결과는 좌측 갈비뼈 미세 골절. 보통 1개월 이상 재활이 필요한 부상이라 SSG로선 비상이 걸렸다. 16일 경기에서 467홈런으로 이승엽과 역대 최다홈런 공동 1위에 오른 최정의 신기록 도전도 잠시 멈추는 듯 보였다.?SSG 관계자는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병원을 알아볼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늘 다시 두 군데 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미세 골절이 아닌 단순 타박이란 소견을 받았다. 이숭용 감독은 “솔직히 걱정 많이 했는데 천만다행”이라면서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다행이다. 굉장히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큰 (골절이)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과를 3, 4일 정도 지켜볼 것이다. 엔트리에서 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SSG 관계자는 “최정의 몸 상태가 어제보단 다소 나아졌다”고 알렸다. 전날만 해도 숨을 못 쉬고 허리를 제대로 못 펼 정도였는데, 하루 쉬고 난 오늘은 숨쉬는 건 조금 나아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워낙 정신력이 강한 선수라 좀 더 빠르게 나오려고 할 수도 있는데, 가능한 상황을 면밀하게 체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감독은 이번 최정의 사구 부상 관련 상대 팀 KIA를 향한 과도한 비난을 경계했다. 이 감독은 “이범호 KIA 감독과 진갑용 수석코치가 찾아와서 사과했다. 사과할 문제인지 모르겠다. 경기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와서 사과까지 하기에 ‘경기를 치르다 보면 그럴 수 있다. 괜찮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번 일이 커지지 않았으면 한다. 조용하게 아무 일 없듯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경기하다 보면 나올 수 있는 일이고 우리 투수들도 몸에 붙이다 보면 그럴 수 있다”면서 “가족까지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 다행히 큰 (부상도) 아니기 때문에, 팬들도 조금만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17일 경기에서 몸에 맞는 볼 이후 고통스러워하는 최정(사진=SSG)

최정이 빠진 이날 SSG는 최지훈(중)-김성현(3)-기예르모 에레디아(좌)-한유섬(지)-고명준(1)-박성한(유)-하재훈(좌)-이지영(포)-박지환(2)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KIA 좌완 선발 윤영철에 맞춰 컨디션과 데이터가 좋은 선수들로 타순을 짰다는 설명이다.

이 감독은 “고명준의 최근 페이스가 좋아서 5번에 넣었고, 추신수 자리에 하재훈을 넣었다. 한유섬은 체력 세이브를 위해 지명타자로 넣었고, 김성현이 3루로, 박지환을 2루로 넣어서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인 박지환은 전날 경기 최정의 대주자로 출전해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첫 안타도 쳤고, 플레이하는 모습이 괜찮아 보여서 과감하게 스타팅에 넣었다. 타순도 좀 올려볼까 했는데, 그래도 편안하게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9번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SSG 선발은 외국인 우완 로버트 더거다. 더거는 4월 6일 NC전 3이닝 14실점, 12일 KT전에서 1이닝 4실점으로 난타당해 사실상 오늘이 마지막 기회일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더거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편안하게 마음대로 던져보라고 했다”면서 “포수도 변화를 줄까 하다가 지금 이지영의 페이스가 제일 좋다는 코치진 의견을 들어 그대로 이지영으로 간다”고 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SSG는 투수 이기순, 최민준을 말소하고 이건욱과 최준우를 등록했다. 이 감독은 “이건욱이 2군에서 좋다는 보고를 받아서 콜업했다. 최준우는 내야 보강을 위해 등록했다”고 말했다.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이건욱은 만약 더거가 일찍 내려가면 롱릴리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