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7실점’ 류현진, ABS+수비 불안에 100승 도전은 다음 기회에 [춘추 현장]

[스포츠춘추=수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100승 도전에 또 한 번 제동이 걸렸다. 어느덧 두 번째 도전에서도 고배를 마시면서 ‘아홉수’ 극복은 다음 기회로 돌아갔다.

한화 이글스는 4월 24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전을 치르고 있다. 이날 선발 투수 류현진을 앞세운 한화는 이진영(우익수)-요나단 페라자(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김태연(2루수)-안치홍(지명타자)-김강민(중견수)-이재원(포수)-황영묵(유격수)로 이어지는 타순으로 KT에 맞섰다.

이 가운데 페라자는 1회 초부터 KT 왼손 에이스 웨스 벤자민의 속구를 공략해 중견수 뒤 솔로포로 득점지원을 안겼다. 이에 화답하듯 류현진은 공수교대 후 강력한 투구로 KT 타선을 압도했다. 2회까지 연달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낸 게 대표적이다.

그런데 3회 말엔 뜻밖의 변수가 생겼다. 류현진의 핀포인트 제구가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 스트라이크존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는 장면이 연이어 나왔다. 로봇심판이 아니었다면 스트라이크 콜을 받았을 듯한 공도 몇 차례 있었을 정도다.

이에 마운드 위 류현진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다소 감추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두타자 조용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안치영을 땅볼 처리했지만, 곧바로 김상수에게 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만 것.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KT는 천성호, 강백호의 적시타가 차례대로 터지면서 1대 2 역전에 성공했다.

불안한 수비도 흔들리는 류현진의 어깨를 더 무겁게 했다. 2사 1, 3루에서 나온 로하스의 땅볼 타구가 비디오 판독 끝에 포스아웃이 세이프로 정정되면서 1점을 추가로 허용하게 된 류현진이다. 흔들리기 시작한 류현진은 더 이상 1, 2회만큼의 강력한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다.

4회 말 첫 타자 장성우의 2루타로 포문을 연 KT는 계속해서 류현진을 괴롭히면서 이번엔 무려 4점을 추가로 올렸다. 여기서도 계속된 수비 불안은 KT 타선을 억제하지 못했고, 류현진의 중압감을 더 과중하게 만들었다. 이닝 내내 아쉬운 수비들이 속출했고, 양 팀의 점수 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선취 실점을 딛고 KT가 7대 1 리드를 잡게 된 순간이다.

한화 타선은 초반 1득점을 제외하면 5회 말까지 벤자민 상대로 꽁꽁 묶였다. 심지어 그사이 유일한 출루가 1회 초에 나온 페라자의 솔로포가 전부였다. 6회 초에서야 선두타자 이재원이 안타가 나온 뒤에야 침묵을 깬 한화는 이때 무사 1, 2루 기회조차 병살타, 삼진으로 이어지면서 무위로 그치고 말았다.

류현진은 이날 6회 말 시작과 함께 우완 불펜 장민재를 교체되면서 이날 투구를 마쳤다. 속구(41구), 체인지업(17구), 커브(13구), 컷패스트볼(8구) 등을 여러 구종을 활용한 가운데 속구는 최고 145km/h까지 나왔다.

6회 말 종료 기준 한화는 그대로 6점 차 열세에, 류현진 역시 올 시즌 3패째 위기에 놓였다. 시즌 평균자책은 5.33에서 5.91로 상승했다. 한편 류현진의 시즌 100승의 경우 닷새 휴식 후 30일 홈 대전 SSG 랜더스전에서 3번째 도전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