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170승이 더 중요해…팀 최소경기 20승은 덤” 선수 먼저 챙기는 꽃감독 [춘추 현장]
단독 선두 KIA가 어느새 20승 고지를 앞두고 있다. 2017년을 뛰어넘어 프랜차이즈 최소경기 20승도 가능한 페이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기록은 따로 있다.
[스포츠춘추=고척]
2009년보다도 2017년보다도 더 빠르다. 단독 선두 KIA 타이거즈가 어느새 시즌 20승 고지에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상 최소경기 20승이 눈앞이다.
KIA는 4월 23일과 24일 열린 고척 키움 히어로즈 전에서 2연승을 달리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24일 승리로 19승 7패 승률 0.731이 된 KIA는 만약 25일 경기까지 이기면 10개 팀 가운데 가장 먼저 20승 팀이 된다. 이는 마지막 우승 시즌인 2017년(28경기 20승)보다도 빠른, 타이거즈 구단 역대 최소경기 20승이다.
그러나 정작 사령탑 이범호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록은 따로 있다. 25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최소경기 20승은) 몰랐다. 모르고 지나가는 게 좋을 뻔했다”며 미소를 보인 뒤 “지금은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20승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즌은 길고, 언젠가는 도달해야 할 승수다. 오늘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지만 생각하지 팀이 몇 승인지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이기는 경기도, 지는 경기도 확실하게 운영하려고 한다.” 이 감독의 말이다.
이 감독은 팀의 20승보다 양현종의 개인 통산 170승이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양현종은 지난 19일 NC전에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패 없이 물러났다. 만약 오늘 승리하면 송진우(210승)에 이은 역대 두 번째 170승 투수가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20승을 빨리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양현종의 170승을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 타자들이 그에 맞게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거기에 덤으로 우리도 최소경기 20승을 할 수 있으면 팀에도 좋은 것이다. 양현종의 170승을 어떻게 만들어줄지 먼저 생각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KIA는 전날 경기 휴식을 취한 최형우가 라인업에 복귀한다. 박찬호(유)-이창진(우)-김도영(3)-최형우(지)-이우성(1)-소크라테스 브리토(좌)-김선빈(2)-김태군(포)-최원준(중) 순으로 이어지는 타순이 키움 좌완 선발 이종민과 상대한다.
2020 신인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이종민은 통산 1군 등판 13경기가 전부라 KIA로선 생소한 상대다. 이 감독은 “처음 보는 투수의 공은 첫 번째 상대할 때는 치기가 쉽지 않다. 3회까지는 좀 고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첫 등판인 만큼 투구 수를 많이 가져가진 않을 것이다. 중간투수가 빠르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거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틀 연속 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정해영은 이날도 세이브 상황에서 대기한다. 이 감독은 “오늘 빼주려고 했는데 본인이 세이브 상황이면 나가겠다고 한다. 몸도 괜찮다고 해서, 세이브 상황일 경우에만 쓰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