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왕자-RYU에 이어 페냐 너마저…한화, ‘연패 스토퍼’가 없다 [춘추 현장]

한화가 연패를 끊어내는 데 실패하면서 5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2024-04-25     김종원 기자
펠릭스 페냐도 한화의 연패를 막을 순 없었다(사진=한화)

[스포츠춘추=수원]

선발 로테이션이 한 바퀴 돈 시점에도 연패는 끊을 수 없었다. 문동주, 류현진에 이어 펠릭스 페냐를 ‘연패 스토퍼’로 내세운 한화 이글스가 또 한 번 속절없이 무너졌다.

한화는 4월 25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KT와 맞붙어 0대 9로 크게 졌다. 앞서 20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포함해 5연패에 빠진 한화다. 동시에 개막 후 27경기 만에 어느덧 3번째로 맞게 된 시리즈 스윕패다.

양 팀의 선발 투수들은 초반 3이닝까지 실점 없이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길고 긴 공방전 속에서 선취점이 터진 건 4회 말. 최근 KT의 해결사 역할을 도맡고 있는 포수 장성우가 또 ‘손맛’을 봤다. 장성우는 무사 1루에서 페냐가 2구째 던진 144km/h 하이패스트볼을 때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폴대에 가까이 붙어 넘어간 타구는 무려 비거리 130m를 기록했다.

장성우의 시즌 4호포로 균형을 깬 KT는 계속해서 페냐를 압박했다. 게다가 4회 말 이어진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건 강백호, 멜 로하스 주니어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었다. 이 둘은 추가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각각 2타점, 1타점 적시타를 쳐 5대 0 리드를 잡았다.

다소 팽팽한 것처럼 보였던 선발 싸움에서도 KT 쪽이 우위를 점했다. 투구 수 관리 차원에서 원상현이 크게 앞섰기 때문. 4회가 끝난 시점만 견줘도 차이는 명확했다. 원상현은 53구를 던졌고, 페냐의 경우는 같은 시점에서 이미 90구를 넘겼다.

25일 수원 KT전 마운드에 오른 한화 투수 펠릭스 페냐(사진=한화)

이에 한화 벤치는 5회 시작과 함께 페냐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우완 장지수를 올렸다. 시즌 6번째 등판에 나선 페냐는 이날 4이닝 동안 90구를 던져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주로 속구(55구), 체인지업(33구) 등을 던진 가운데 최고 151km/h까지 나온 속구는 스트라이크 반(29구), 볼 반(26구)에 그치면서 어려운 경기로 흘러갔다.

하지만 추격에 나서야 할 한화 타선은 잠잠했고, KT는 오히려 점수를 보태 승기를 굳혔다. 6회 말 한화 불펜 장지수 상대로 로하스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고, 그 뒤로도 상대 마운드를 계속 두들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화는 7회 말 세 번째 투수 김규연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무려 3점을 더 내줬다. KT가 9대 0 리드를 완성한 순간이다.

무엇보다, 앞선 4경기를 내리 패한 한화 입장에선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 페냐마저 부진한 투구를 보인 건 뼈아픈 대목이다. 이와 별개로 한화는 지난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기점으로 총 6차례 시리즈에서 치른 17경기에서 3승 14패를 거뒀다. 그중 미세먼지 취소(1경기)를 겪은 창원 3연전(1승 1패)을 제외하면 모두 루징 시리즈로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

한때 7연승을 질주했던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없다. 5연패 수렁에 빠진 독수리군단은 분위기 반전이 시급하다. 오는 26일부터 홈 대전으로 이동해 두산 베어스와 3연전을 앞둔 한화는 첫 경기 선발 투수로 왼손 투수 황준서를 앞세워 연패 탈출을 노린다. 열아홉 신인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