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범벅 상의-시스루 바지 악몽 끝? MLB, 유니폼 문제 2025년 전까지 개선한다 [춘추 MLB]
팬과 선수들이 몇 달씩 불만을 제기한 메이저리그 유니폼의 문제점이 2025년 시즌 전까지 수정 변경될 전망이다.
[스포츠춘추]
마침내 비정상이 정상화된다. 팬과 선수 모두가 혐오하는 2024버전 메이저리그 유니폼이 다시 예전 버전으로 복구될 전망이다.
ESPN과 ‘디 애슬레틱’ 등 미국 현지 스포츠 매체는 “팬과 선수들이 몇 달간 불만을 제기한 메이저리그 유니폼이 수정 변경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MLB 선수노조가 선수들에게 배포한 메모를 토대로 유니폼 디자인 업체 나이키가 2025시즌 시작 전까지 유니폼의 여러 요소를 변경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선수노조는 선수들에게 “나이키와 몇 주 동안 대화를 나눈 결과 (유니폼) 변경이 이뤄질 것이라는 조짐을 봤다”면서 유니폼 상의의 선수 이름 폰트가 다시 커지고, 맞춤형 바지 제작이 가능해지고, 솔기 바느질이 촘촘해지고, 고품질 지퍼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또한 메모엔 나이키가 원정 회색 유니폼 상·하의 색깔이 다른 문제, 땀 얼룩이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언급도 포함됐다.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둘러싼 논란은 유니폼 스폰서 나이키가 올 시즌부터 빅리그 유니폼에 ‘베이퍼 프리미어’ 원단을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올스타전에 처음 선보였을 때부터 혹평을 받았던 원단을 올 시즌엔 아예 전체 유니폼에 확대 적용한 것이다.
스프링 트레이닝에 도착해 유니폼을 지급받은 선수들 사이에선 ‘유니폼 품질이 형편없다’ ‘메이저리거를 리틀리그 선수처럼 보이게 하는 디자인이다’ ‘판매용 저가 제품(레플리카)처럼 보인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얇고 가벼운 원단을 지탱하기 위해 유니폼 뒷면 선수 이름 글씨 크기를 줄인 것부터 문제가 됐다. 원래 맞춤 제작이 가능했던 바지는 세 종류만 선택이 가능했고, 바지 수량이 부족해 일부 팀은 작년 유니폼을 입고 시범경기를 치러야 했다. 속이 훤히 비치는 원단 탓에 ‘시스루 바지’라는 놀림도 받았다.
시즌이 시작되자 땀 얼룩이 덕지덕지 생기는 문제, 원정 유니폼 상·하의의 색상이 다른 문제, 형편없는 바느질 탓에 바지가 쉽게 찢어지는 문제도 나타났다. 선수들의 불만이 커지자 선수노조가 MLB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입다 보면 마음에 들 것”이라면서 묵살했고 나이키도 “선수들이 적응해야 한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흥미로운 점은 선수노조가 디자인 업체인 나이키에 대해서는 비판하면서 유니폼 제조업체인 파나틱스에 대해선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선수노조는 메모에서 “이것은 전적으로 나이키의 문제”라고 지적한 뒤 “파나틱스는 선수들과 훌륭한 파트너였으며 지난 8년 동안 문제없이 유니폼을 제작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옹호했다. 디 애슬레틱 보도에 따르면 파나틱스는 선수 노조와 큰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
“나이키는 혁신할 필요가 없는 것을 혁신했다”고 비판한 선수노조는 파나틱스가 “선수들의 피드백을 구하고, 동의를 얻고, (상품 관련)어려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나이키도 비슷한 접근 방식을 취하기를 희망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유니폼 수정 계획이 나이키의 공식 입장이 아닌 만큼 실제로 어느 정도 개선이 이뤄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나이키는 언론사들의 답변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디 애슬레틱’은 “이 메모는 나이키의 직접적 약속이 아닌, 선수노조가 선수들에게 진전 상황을 업데이트한 것”이라며 “이전 시즌 유니폼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이 아니다. 원단과 일반적인 유니폼 디자인에 있어 나이키 베이퍼 프리미어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